태풍이 지나갔습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예수님은 한 평생 나누며 사셨습니다. 머리 둘 곳조차 없어 노숙을 하시면서도 가난을 나누면서 사셨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는 바로 그 가난을 나누셨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가난한 사람이 차지할 행복에 부자들도 끼어들 틈이 있습니다. 자발적인 나눔입니다.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심을 덜어내는 자발적 나눔이야말로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이 누릴 행복에 끼어들 수 있는 마지막 방법입니다. 추석도 다가왔습니다. 코로나로 하루를 겨우 살아가는 우리 손님들도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다면서 오히려 가난한 사람을 속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게으르고, 무능하고, 부도덕하고 그래서 가난하게 되었다고 교묘하게 속입니다. 질서를 지키게 한다면서 줄을 세웁니다. 하루 세 끼를 전부 먹으면 배불러서 일을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서 가난한 사람은 하루에 한 끼만 먹어야 한다고 고집합니다. 살이 찌면 안 된다면서 일식삼찬 또는 사찬으로 최소한의 영양마저 모자라게 합니다. 조금이라도 음식을 남기면 인정사정없이 비난합니다. 그러면서 가난한 사람은 부도덕하다고 비난합니다. 일은 할 생각조차 않고 맛있는 것을 찾아 떼를 지어 돌아다닌다고 합니다.
가난한 사람의 신음을 흘려 들으면 안 됩니다. 우리 손님들은 밑바닥 인생을 벗어나질 못합니다. 살면 살수록 점점 더 무간지옥입니다.
민들레국수집의 손님인 진호 씨는 어느새 43세입니다. 민들레국수집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의 손님이니 그때는 20대 후반의 청년이었습니다. 그때는 할머니와 살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가 되었습니다. 살아보려고 온갖 일을 다 했습니다. 그렇게 발버둥을 쳤지만 겨우 기초생활수급자로 하루 하루를 삽니다. 몸도 성치 않습니다. 결혼은 꿈도 꾸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흙수저도 없이 살아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