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울산모임 유인물 4호가 발간되었습니다. 이번 유인물은 현재까지의 자본의 공격양상과 노동의 대응방향에 대한 종합적인 글과 함께 현대차지부의 대의원대회, 그리고 금속 울산지부의 임단협 투쟁에 대해 다뤘습니다.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모든 해고 저지 •월급제 생활임금 쟁취 •노동시간단축 일자리 창출
•실업 해결 •기업 회계장부 공개 •투기자금 몰수
울산4호 2009년3월20일 현대차지부 김철환(011-9332-9933) 덕양산업지회 박성식(010-2995-6950) 현대차비정규지회 김상록(010-5101-6759)
'양보’를 내팽개치고 계급적으로 뭉쳐 싸워야 살길이 열린다
자동차산업 구조조정, 어떻게 싸울 것인가?
세계경제가 공황국면에 들어선 상황에서 위기를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기 위한 자본과 정부의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 자동차산업 또한 작년 연말부터 구조조정 공격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자본이 취하고 있는 현재의 공격 양상은 전면적인 밀어붙이기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의 성격을 띠고 있다.
미조직 부문에서 조직 부문으로...
작년 12월부터 올 2월까지의 공격 대상은 주로 미조직 부문, 즉 부품사 3,4,5차 밴드의 이주노동자들과 비정규직들, 그리고 완성차 사내하청의 임시직 노동자들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저항할 힘을 갖추지 못한 부위를 공격대상으로 삼던 자본은 2월 중순 들어서면서부터 그 공격의 범위를 넓혔다. 자본은 2월 19,20일 창원, 전주, 아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비정규직지회를 공격했다. 선전물을 탈취하고, 금속상경투쟁 참여를 이유로 징계회부하고, 노무관리팀이 나서 선전전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등 조합활동에 대한 공격으로 상승시킨 것이다.
그리고 2월말, 3월초가 되면서 자본은 정리해고 카드를 꺼내들기 시작했다. 2월 25일 충남의 위니아만도가 노동부에 220명 정리해고를 신고했다. 3월 6일 쌍용차가 사내하청 35명에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현대차 아산 델타엔진 공장에선 업체폐업을 꺼내 들었다. 3월 11일에는 부산 대우버스가 507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선언했다.
낮은 곳의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으로 출발한 자본은 조직된 상층부를 향한 공격으로 분명히 이동하고 있다.
자본의 사전정지 작업 - 맹렬한 분열책동
그런데 자본은 이렇게 공격의 범위를 넓히면서도 대단히 용의주도하게 행동하고 있다. 공격을 하다가도 불씨가 될만한 투쟁이 벌어지면 곧바로 타협에 나서고 있다. 지난 12월 덕양산업에 이어 최근 경주 인지컨트롤스 사례가 보여주듯이 자본은 투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 곧 진화에 나섰다.
대중들을 지배하는 기존의 관념과 상식이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하는 공황의 초입부에는 작은 불씨일지라도 곧 거대한 폭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대중적 폭발을 경계하는 상황에서 자본은 우선적으로 분열책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완성차와 부품사, 정규직과 비정규직, 조합원과 비조합원, 그리고 취업노동자와 실업노동자를 분열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소속된 회사가 다르고, 소속된 조직이 다르다는 점을 맹렬히 파고들면서 분열의 폭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직노동자(완성차 정규직)를 향한 포위공격
그러나 자본의 이러한 분열책동은 안타깝게도 현실에서 그냥 먹혀들고 있다. 한 예로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400여명의 임시직 비정규직이 아무 탈 없이 잘린 것은 노동자 분열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는지를 보여준다. 그 해고 속에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외면, 그리고 비조합원에 대한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방관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분열은 그만한 대가가 따른다. 그 대가는 아주 비싸다. 고용불안심리가 조합원만의 고용에 집착하는 천박한 조합주의로 귀결되면 취업노동자들은 실업노동자들로부터 비극적인 방식으로 분리되고 만다. 그리되면 조직노동자들은 결국 집단이기주의로 몰려 마녀사장을 당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적들은 이미 수년 동안 귀족노조 이데올로기를 유포시켜 체계적으로 조직노동자(정규직)들을 고립시켜 오지 않았는가.
완성차+부품사+비정규직 공동투쟁본부 결성!
노동자살리기 투쟁에 나서자!
지금 이 시간에도 보호장치를 갖추지 못한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생존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완성차 현장에는 올 상반기에만 비정규직 수 천 명이 해고될 것이라는 소문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렇게 해고된 노동자들은 누구를 향해 분노할 것인가? 그들의 분노가 자본을 향한다면 사회변혁을 위한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 분노가 조직노동자들을 향한다면 극단적 분열을 조장해 생존을 모색하는 자본가계급에게 야만의 시대를 열어 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자본은 현재 하나의 방향으로 주도면밀하게 밀고 있다. 조직노동자들이 미조직노동자를 외면하고, 정규직과 부품사, 비정규직이 서로 분열의 늪에 빠져 사회에 대한 분노가 노동자 내부를 향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것은 곧 죽음의 길이다.
노동자가 사는 길은 분명히 있다. 완성차, 부품사, 비정규직이 공동투쟁본부를 세워 계급적 단결의 기치를 높이 드는 것이다. 비타협적인 노동자살리기 투쟁에 나서는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자본이 망쳐놓은 사회를 올바로 바꾸고 노동자가 사는 길을 열기 위해 이제 결단해야 하지 않겠는가!
금속 현대차지부 대의원대회에 부쳐
부품사·사내하청 노동자들과 함께 계급적 단결에 나서자
공황은 지금까지 당연시되어 오던 낡은 것들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것을 등장시키는 격렬한 사회격변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공황은 기존 질서를 지탱해오던 것들을 시험대에 올려놓고, 새로운 양식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심사한다. 노동운동 또한 예외가 아니다. 공황은 노동운동에도 여과장치를 단다. 그리고 낡은 것으로 판명될 경우 가차 없이 그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
이번 대의원대회는 이러한 공황기를 맞아 현대차 운동이 어디로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역사적인 자리다.
현 주소
'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비정규직을 받겠다’는 외침은 결국 비정규직을 자르는 쪽은 사측이 아니라 정규직노조(대의원회)라는 인식이 확대되는 데로까지 나아갔다. 그리고 완성차 자본에게 CR 등으로 수탈당하는 부품사 자본이 이윤 방어를 위해 노동자들을 극악하게 쥐어짤 때 연대의 손길을 느껴보지 못한 부품사 노동자들은 ‘그들만의 잔치’라는 생각을 굳혀가고 있다.
그렇다면 내부적 상황은 어떠한가? 감산으로 인해 임금이 반토막 나 가정경제가 파탄으로 내몰리고, 전환배치와 물량이동으로 전방위적인 노동유연화 공격이 진행되고 있는데도 현장은 이렇다 할 저항흐름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고용안정 대책이라며 ‘다차종(혼류) 생산’이라는 유연화 방안을 물량대책위가 사측에 제시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계급적 운동에 나서자
이미 내수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판매부문의 노동자들은 극심한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다. 완성차 4사의 9월 대란설까지 나돌고 있다.
자본은 작년 12월부터 시작한 감산과 휴업을 통한 공격을 더욱 확대할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러한 공격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극단적인 지점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점이 이미 현실에서 입증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규직 대중들을 심리적으로 무장 해제시킨 후 전면적인 공격에 나서는 것, 그것이 자본의 계획이다.
이것을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계급적 원칙을 새롭게 세우는 것이 그 방법이다. 부품사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단결의 악수를 나누고, 자본의 모든 공격에 대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비타협적인 투쟁에 나서야 한다.
월급제를 위한 전면적인 투쟁이 그 출발점이다!
사측은 불과 3개월 만에 주간연속2교대제 합의를 깼다. 이에 대해 대의원대회가 만장일치로 쟁의행위를 결의해 놓았지만 벌써 두 달 째 사측과 말다툼을 벌이는 것 말고 한 것이 없다. 공황을 만들어낸 주범은 오히려 기세등등하고, 반대로 노동자들은 잔뜩 주눅 들어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공장이 8+8로 돌아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할 수 있는 최적기가 아닌가? 임금이 반토막 나 있는 지금의 상황이야말로 생활임금 보장 문제를 전면에 걸고 싸울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지 않는가?
문제는 단호한 결단이다. 자본가들이 분탕질 쳐 놓은 경제상황에 노동자들이 희생되어야 할 아무런 이유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노동자살리기 투쟁에 단호히 나서자.
부품사·비정규직과 계급적으로 뭉치자!
공황은 현대차 노동운동에 다음과 같이 질문하고 있다. “비정규직과 부품사 문제에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현대차 정규직운동이 어떤 수로도 피해갈 수 없는 이 문제는 현대차 정규직 운동의 미래를 결정짓는다. 이번 대의원대회는 그 질문에 답하는 자리다. 산별노조를 허수아비로 전락시킬 것인가, 아니면 계급적 책임감을 다할 것인가? 부품사·비정규직과의 공동투쟁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금속 울산지부의 임단협 투쟁에 부쳐
지역적 공동투쟁으로 구조조정 공격을 분쇄하자
부품사 자본가들이 희망퇴직, 인원축소, 정리해고 등의 구조조정 계획을 속속들이 발표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임단협 투쟁 지침을 통해 전 지부가 4월 1일까지 거점 천막농성에 돌입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각개전투는 패배만을 부른다
부품사 자본가들이 구조조정 공격을 감행하고 있지만 지부차원의 총괄대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각 지회별로 분산되어 자본의 공격에 맞서는 연대투쟁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쌍용차 비정규직 정리해고를 보더라도, 순환교육과 순환휴가가 사실상 정리해고의 예비조치라는 점이 아주 분명한데도 그에 대한 종합적인 대응 방향은 아직 잡히지 않고 있다.
거점 투쟁으로 지역적 공동투쟁을 일궈내자!
이미 구조조정 공격이 심각한 수준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히 대응체제를 정비하지 않을 경우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금속노조의 투쟁지침인 거점 천막농성은 사업장별로 분산된 투쟁을 종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전술이다. 동시에 종합적인 대응시스템을 구축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거점 투쟁은 완성차 정규직·비정규직에게 계급적 연대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유력한 실천방안이기도 하다. 시간이 많지 않다. 신속히 대열을 정비해 실천에 나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