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히 흐르는 전주천만큼이나 여유가 넘치는 이곳은 전주 남부시장이다. 방앗간에서 풍겨져오는 고소한 냄새가 땡볕에 지친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뻥튀기 소리와 ‘아이스께끼’를 외치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정겹게 들린다. 시장에 있는 25년 전통 커피전문점에서는 식혜, 미숫가루, 국수를 팔고 있어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만든다.
현재 남부시장은 800여 점포에 1200여 명의 인원이 생업에 종사하고 채소, 과일, 음식, 건어물, 가구, 주단, 잡화 등 다양한 물품들을 팔고 있다. 2003년부터 상인회가 중심이 돼 현대화 사업을 진행해 비가림 시설을 설치하고, 점포 구조 변경을 통해 쾌적하고 깨끗한 쇼핑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주차도 편리하다. 전주천 옆에 있는 천변주차장과 전동성당 길 건너편에 있는 공영주차장은 이용료도 저렴할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물건을 살 경우 할인도 해준다.
■ 젊은이들이 꾸미는 시장
시장 곳곳에서 주홍색 옷을 입은 젊은이들이 눈에 띤다. 분주하게 움직이며 곳곳을 청소하고, 시장 상인들을 찾아가 인사하고, 벽면을 깨끗이 정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채를 나눠주며 재래시장을 살리자고 말하는 젊은이들이 있기에 남부시장에는 활기가 넘친다. 1년 넘게 봉사를 해온 청년은 “젊은 세대들이 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보자는 생각으로 봉사를 시작했다”며 “저희가 하는 일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 일은 아니지만 큰 효과를 창출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남부시장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떠오른 곳은 바로 ‘청년몰’이다. 청년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전주시가 침체된 전통시장을 살리고 청년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로, 폐허처럼 방치된 남부시장 6동 2층을 개성 넘치는 점포가 가득한 장소로 변화시켰다.
파리주걱과 끈끈이풀 같은 식충식물을 파는 가게부터 일본에서 직접 배워온 오꼬노미야끼를 파는 집, 수제 쿠키 등 다양한 점포들은 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신선함을 선물해주고 있다. 또한 젊음의 열기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행사들도 열린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주를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기획된 특별 야시장에서는 밴드 공연, 빈 점포를 활용한 영화 상영, 사진 전시회 등이 펼쳐져 2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시장을 찾아왔다. 야시장은 앞으로도 매월 첫째·셋째 주 토요일에 열릴 예정이며, 둘째·넷째 주에는 상인들의 아카펠라 소모임, 요리, 식물 관찰 등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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