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질문 / 조정래 / 해냄
철저하게 돈의 이야기다. 눈먼 돈이 어떻게 이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는가를 서술한다. 당연하게도 돈이 무슨 힘이 있어서가 아니다. 마치 마약에 빠진 사람들처럼 미친 듯이 돈을 창고에 쌓는다. 돈은 돈의 고향인 경제를 넘어 정치와 사회 전반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의 세계에서 그렇게 믿지 않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대한민국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이며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우리가 사는 조그만 혹성 지구에는 한정된 자원이 있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낭비를 근간으로 만들어진 사회이다. 이 자본주의 사회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면 파멸은 시간문제다. 정치라는 것을 통해 사회가 관리된다. 그 정치를 움직이는 것도 돈이다. 정계와 재계를 아울러 발생하는 돈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작가는 제시한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늘 들어서 알고 있는 말이지만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설득하고 있다. 참여하라고, 너에게 책임이 있다고····.
북유럽의 한나라의 국회의 모습을 소설은 보여준다. 국회가 열심히 일하는 것은 국민의 관심에 기인한 것이고 국민의 관심은 90%의 투표 참여율과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수많은 시민단체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조직된 시민의 힘이다.
"인간은 세 겹의 노예다. 신을 만들어 종교의 노예가 되었고, 권력을 만들어 권력의 노예가 되었고, 돈을 만들어 황금의 노예가 되었다. 거기다가 네 번째로, 핸드폰을 만들어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었다." 1권 33쪽
모든 그림은 자연의 모방이고, 모든 화가는 자연 앞에서 좌절한다. 3권 45쪽
정치에 무관심한 것은 자기 인생에 무책임한 것이다. 3권 215쪽
엄밀히 말하면, 민주주의에서는 사회자가 필요할 뿐, 지도자란 필요 없는 존재이다. - 김종철, 시민권력과 시민의회에서, 3권 368쪽
노래는 돈 때문에 부르는 게 아니라 마음 따라 불러야 진짜 노래 아닌가요? 저와 뜻이 같은 분들의 박수를 받으며 노래 부르는 것이 노래 부르는 자의 가장 큰 보람이 아니겠어요? 3권 3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