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38)
'나의 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는 본문은 하바쿡서 2장 4절의 인용이다. 하바쿡서 2장 4절은 "보라, 뻔뻔스러운 자들, 그의 정신은 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이다.
본래 메시지가 핍박하는 적대자의 마음이 교만하며 정직하지 못하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의인은 그가 가지고 있는 믿음으로 살 것이라는 것이다.
본절 외에도 신약성경에서 사도 바오로가 로마서 1장 17절과 갈라티아서 3장 11절에서 하바쿡서 2장 4절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동일한 본문을 인용하기는 했어도 바오로와 히브리서 저자 사이에 강조점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점이 드러난다. 바오로는 교리적인 차원에서 이 구절을 인용한데 반해서 히브리서 저자는 실천적인 차원에 강조점을 두고 인용하고 있다.
히브리서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이 땅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에 대해서 히브리서 11장에서도 설명한다.
그리스도인은 믿음없이 살 수 없는 존재이다. 어떤 이유로든지 믿음을 버리는 이들에게는 주님의 약속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믿음을 지키는 이들에게만 미래와 희망이 있다.
히브리서 맛소라 본문에는 '나의'라는 단어는 없고, '차디크'(tsadiq) 즉 '의인'으로만 기록되어 있는데, 히브리서의 저자는 '나의'('무'; mu)라는 인칭 대명사를 첨가하였다.
이것을 통해 히브리서 저자가 본문에서 말하는 의인들은 예수님을 믿어 구원받은 사람들 곧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계약 관계에 들어간 자들을 가리킴을 명백히 보여 준다.
한편, 본절에서 주목해야 할 단어는 '살리라'로 번역된 '제세타이'(zesetai)이다. 원형 '자오'(zao)동사는 '살다', '생명을 유지시키다'라는 의미 뿐 아니라 '영원히 살다', '질병, 절망, 죽음 등으로부터 되살아나다' 등을 의미한다.
이 단어를 통해 히브리서 저자는 두 가지를 말하고 있다. 첫째,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그리스도인으로 하여금 이 세상을 살게하는 삶의 원천이자 수단이라는 것이고, 둘째, 믿음이 그것을 가진 사람들을 영원한 생명에 도달하게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믿음의 중심에 그리스도께서 계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사람은 믿음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는 하느님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