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산[猿山] 627m 경남 남해
위 치 경남 남해군 이동면
높 이 627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남해 납산(627m)
한반도 최남단 한려수도 중심에 남해군이 자리해 있다. 남해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충(忠)과 구운몽을 지닌 서포 김만주의 효(孝)의 순결이 전해오는 곳이다.
시원한 숲과 은빛 백사장이 펼쳐진 바라 한려수도. 그곳에 떠있는 크고 작은 섬과 기암괴석의 산을 갖춘 아름다운 자연을 지닌 남해의 납산을 남해산악회와 함께 올랐다. 대개 남해하면 금산(701m)을 첫손으로 꼽으며 많이 찾는다. 그 다음으로 남해의 최고봉 망운산(786m)을 둘러보는 것이 전부다.
그러나 남해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은 기암괴석의 산세에 눈길을 빼앗기게 되는 산이 바로 납산(627m)이다.납산은 송등산(617.9m), 괴음산(604m) 등 산군을 엮어 이루어져 있다.
'호구산', '원산(猿山)' 이라고도 불리는 '납산'은 호랑이를 닮았다고 전하며, 옛날 호랑이가 이 산에 살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원숭이 머리를 닮았다는 설이 지배적이며, 이밖에도 다양한 유래를 가지고 있는 산이다.
남해읍을 거쳐 금산 방면과 앵강 방면으로 갈리는 삼거리에 닿았다. 이곳에서 우측 앵강고개 방향으로 100m 오르면 '원산' 이라는 표지판과 표지기가 많이 달려 있어 들머리 찾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다만 '호구산'으로만 알고 찾은 등산인이라면 '원산'이 '호구산' 이라는 점을 미리 숙지해 두어야 한다.
하차하여 들머리 입구부터 잡목이 우거져 있다. 평상적인 산으로 생각하며 잠시 올라갔을까? 곧 노송군락지가 나타난다. 노송 사이를 비 맞으며 걷는 기분은 솔내음과 어우러져 우중산행의 운치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20여분 정도 운행하자 시멘트포장소로가 나온다. 건너편을 바라보면 다시 '원산' 이라는 표지판과 표식기가 보인다. 경사가 급한 등산로가 제법 넓다. 남해군청에서 등산로 양옆으로 가지를 정리해 놓아 여럿이서 쉬어가기 좋을 만큼 넓다.
생각보다 무척 가파른 능선을 오른다. 15분 정도 오르다보면 제법 큰 안부에 조성된 묘지가 나온다. 이곳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등반을 계속한다. 앞으로는 15분 정도 숨이 턱에 닿을 정도 운행을 해야 한다.
헬기장이다. 다행히 쉬어갈 만한 곳이 있어 행복하다. 잠시 쉰 일행은 산행을 계속했다. 잠깐 잠깐 모습을 드러내는 조그만 암릉 사이를 오르는가 싶더니 이제는 암릉지대 사이를 계속 빠져나가며 가파른 산행을 고집한다.
약 10분 운행하면 커다란 암벽 위에 올라서게 된다. 날씨가 맑을 때면 남족이 망망대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라고 한다. 이제는 커다란 암릉을 좌우로 돌며 계속 너덜지대와 암릉 오르기를 고집한다.
25분을 가다보니 양옆으로 기암괴석이 안개 사이로 어렴풋이 병풍처럼 눈에 들어온다. 바로 위가 정상이라는 말에 모두들 표정이 밝다.
2~3분 정도 남해산악회가 만들어 놓았다는 로프를 잡고 세미클라이밍을 하면 정상 암릉 위에 올라서게 된다. 마치 병풍 위에 서 있는 듯한 병풍 암릉 위를 15분 동안 주위경관을 감상하며 걷는다. 정상 표지석과 안부가 나타난다. 표지석에는 '납(猿)산 626.7m)'으로 표기되어 있다.
*산행길잡이
용두교-(35분)-포장도로 끝 지점-(15분)-납산-(40분)-송등산-(40분)-용문사
'호구산'으로 많이 알려진 '납산' 정상에서는 멀리 광양, 여수, 하동, 동명을 볼 수 있으며 금산, 송등산 등을 바로 아래에 두고 있다. 또 40분 거리에는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하는 천년고찰 용문사 대웅전이 자리해 있다.
하산은 정상 표지석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내려서야 한다. 정석 하산로는 1.5m 정도되는 암벽사이를 로프를 이용해 내려와야 한다. 그러나 안전하게 내려오려면 암릉에서 정상 표지석쪽으로 10여m 거리에서 살펴보면, 산사면을 옆으로 내려서는 등산로 흔적이 뚜렷하게 나 있어 길 찾기가 쉽다. 일단 정상 암릉을 내려서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운행을 계속할 수 있다.
20여분 정도 내려오면 나오는 삼거리에는 용문사와 송등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이정표가 있다. 오른쪽 산죽숲으로 이어지는 송등산 산행은 제법 평탄한 능선길로 약 40분 오르는데, 주위 숲이 막혀 조금은 답답하지만 솔내음 가득한 송림을 지날 때면 바다 내음이 가득한 남해와는 색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송등산에는 정상 표지석이 없다. 그러나 조망권은 납산에 뒤지지 않는다. 남해읍이 한눈에 들어오며 저 멀리 여수도 보인다. 창선교도 눈에 들어온다.
하산로는 금산쪽을 바라보고 뚜렷하게 나있는 능선을 따라 간다. 날머리인 용문사 뒤쪽 기도암까지는 40분 정도 걸리는데 납산에서 내려서는 하산로와 만나게 된다. 용문사를 둘러본 후 주차장까지는 10분 거리다.
*교통
서울 서초동남부터미널(02-521-8544)에서 하루 6회 운행하는 남해행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요금 일반 21,700원이며 약 4시간30분 걸린다.
남해시외버스터미널(055-864-7101)에서 15~30분 간격으로 다천행 버스가 수시로 다닌다.
*잘 데와 먹을 데
한우마을(055-864-5769)은 천연사료를 사용해 직접 키운 순수 한우 맛이 일품이다. 우리식당은 죽방렴에서 잡은 멸치를 가지고 멸치쌈밥, 멸치 회무침을 제공한다. 멸치쌈밥 6,000원, 멸치무침회 2~4만원. 요즘에는 갈치가 많이 잡혀 갈치조림구이도 제공한다.
용문사 주변에는 숙박시설이 없으므로 남해 시내 숙박시설이나 앵강만 주변의 민박집을 이용하면 된다. 앵강만 동쪽에 위치한 원천마을에는 민박체험 시범단지로 20여호를 운영하고 있다(055-862-4298). 갯벌체험, 손가락 고기잡기 체험, 등반 일출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숙박 1인 2식 포함 2만원. 원천장여관(863-2402), 비치텔여관(863-5035).
*볼거리
용문사 원효대사가 금산을 찾아와 보광사를 세우고, 후에 토구산에 첨성각을 세우고 금산에 있던 보광사를 이곳으로 옮겼다고 한다. 또 임진왜란 때 사명당의 뜻을 받들어 승려들이 용감하게 싸웠으며, 그 증거물이 아직도 남아 있다. 증거물로는 용문혈포라는 대포, 그리고 숙종의 호국 사찰임을 표시하기 위하여 내린 수국사 금패가 그것이다. 특히 용문사 천왕문에서 사천왕 발밑을 눈여겨 볼만하다. 다른 사천왕은 마귀를 밟고 있는데 반해 용문사 사천왕 발에 밟혀 신음하는 것은 관이 양반들이다. 권력을 탐하거니 아부하지 않고 민초들을 생각하는 정신을 잘 알 수 있다.
죽방렴(창선교) 창선은 남해의 또 하나의 섬이다. 남해로 접어들려면 창선교를 건넌다. 창선교 아래에는 자족해협. 여기서 금단호에서 본 것보다 좀 더 가까이 죽방렴을 관찰할 수 있다. 죽방렴은 물에 잘 썩지 않는 참나무 말뚝을 V자 형태로 바다에 심어놓고 물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고기가 몰리도록 유도하여 끝에 몰린 고기들을 건져내는 방식이다.
그 기원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문헌상에는 500년 전부터 죽방 어업을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곳 남해 자족해협은 전국에서 진도 울돌목 다음으로 물살의 흐름이 빠르고 수심도 깊어 천혜의 죽방렴 여건을 갖추고 있다. 남해에만 20여 곳이 넘는 죽방렴이 설치되어 있고, 주로 잡히는 어종은 멸치다. '죽방멸치' 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글쓴이:박종대
참조:호구산 참고:월간<사람과산> 200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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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