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제 드리는 법과 그 제물 [레 2장]
[내용개요]
본장은 소제에 관한 규례를 언급하고 있다. 소제는 각종 제사 중 유일하게 피가 없는 제사로 주로 번제나 화목제와 함께 드려졌다. 본장에서는 독자적으로 드리는 소제에 관해 다루고 있다. 고운 가루로 드릴 때는 유향과 함께 드리고 (1-3절), 굽거나 삶은 것으로 드릴 때는 누룩을 넣어서는 안 되었다(4-10절). 또한 모든 소제물에는 소금을 쳐야 하고(11-13절), 첫 이삭은 볶아서 기름과 유향과 함께 드렸다(14-16절). 소제는 피 없는 곡물의 제사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대체로 피 흘림이 있는 제사의 부수적 제사로 드려졌다. 본장에 나타난 소제는 가나안 정착 후에 이루어질 농경 생활을 내다본 제사 의식으로서, 백성들이 하나님께 감사와 충성을 표현하고자 할 경우 언제든지 드릴 수 있었다.
[강 해]
레2장에서는 소제의 법과 그 예물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소제는 번제가 목축적인 제사인 데 비하여 농경적인 제사로 곡물, 감람유 등 식물성 재료로 드리는 제사입니다. 우리는 소제를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본적인 식물을 주신 사실과 우리가 마땅히 생명에 대한 감사를 하나님께 예물로 드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1. 소제에 대한 명령
1) 고운 가루
소제는 유일하게 피가 없이 드리는 제사입니다. 이 제사는 생명을 주신 하나님께 모든 삶을 드리라는 의미입니다. 소제는 주로 밀과 보리의 흠 없는 것으로 구별하여, 고운 가루로 정성껏 빻고 체로 쳐서 만든 정결한 가루를 제단에서 불살라 드리는 제사입니다. 고운 가루는 추수한 곡식을 빻아 가루를 만든 것으로 겉사람이 부숴지고 순결한 심령으로 여호와를 섬기는 것에 대한 상징물입니다(참조, 고후4:10).
a. 소제의 예물(겔46:14)
b. 무교병을 만드는 재료(출29:2)
2) 기름과 유향을 섞음
하나님은 소제로 고운 가루를 드릴 때에 거기에 기름과 유향을 섞어서 함께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성경에서 기름은 주로 성령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유향은 경건한 기쁨을 의미합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께 소제를 통하여 감사와 헌신을 드릴 때 거룩한 마음으로 드려야 하고 기쁨으로 드려야 한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a. 기름을 단 위에(출29:13)
b. 규정된 예물인 고운 기름 가루와 유향(레2:2)
3) 화제와 제사장의 몫
소제 드리는 자가 기름 섞은 고운 가루와 유향을 준비해 오면 제사장은 고운 기름 가루 한 줌과 유향을 취하여 번제단 위의 불에 놓아 그 향기를 여호와께 드립니다. 소제물로 가져 온 예물 가운데 화제로 드린 나머지 부분은 제사장의 몫이 되어 제사 장과 그 가족들의 생계에 필요한 양식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a. 여호와께 향기로운 소제물(레6:21)
b. 교역자의 권리(고전9:13)
2. 소제 드리는 방법
1) 세 가지 방법
소제 드리는 방법은 세 가지인데 그중 첫 번째는 화덕에 구운 것으로 소제를 드리는 경우입니다. 이 방법은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만든 무교병이나 기름 바른 무교 전병을 드리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번철에 부친 것으로 소제를 드리는 경우입니다. 이 방법은 고운 가루에 누룩을 안 넣고 기름을 섞어 조각으로 나누어 드리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고운 가루에 기름을 섞어 솥에 삶은 것을 드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세 가지 방법 중에서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 자유롭게 선택하여 드릴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a. 화덕의 기름(레26:26)
b. 번철에 부친 것에 대한 규례(레2:5)
2) 소제 드리는 절차
모든 제사에는 절차가 매우 중요합니다. 소제물을 여호와께로 가져다가 제사장에게 줍니다. 제사장은 그것을 단으로 가져다가 기념할 것을 취하여 단 위에서 불에 태워 화제로 드립니다. 그리고 소제물의 남은 것은 제사장과 그 가족에게 주어 식물로 삼게 합니다.
a. 제사장은 하나님께서 세우심(히5:5)
b. 여호와의 제단에서 드리는 제물(사56:7)
3) 소제 드릴 때의 주의 사항
소제물에 있어서 금지된 것과 반드시 넣어야 할 것이 있었습니다. 즉 누룩과 꿀은 소제물에 넣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고, 반드시 넣어야 하는 것은 소금입니다. 누룩과 꿀은 부패의 속성과 전염의 성질이 있습니다. 그러나 소금은 부패와 불결로부터 벗어나서 정결한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을 상징해 줍니다.
a. 소제를 드릴 때(레2:7)
b. 누룩을 넣지 말라(레6:17)
3. 첫 이삭의 소제
1) 첫 이삭을 드리라
농사 지은 것의 첫 곡식을 드리라는 명령은 출23:16의 맥추절을 지키라는 규례 속에 주어진 것입니다. 이 첫 이삭을 드리라는 명령은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행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선민들이 광야에서는 농사를 짓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후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리고를 점령한 뒤 그 곳에서 생산한 곡식으로 유월절과 무교절을 지킬 때 첫 이삭의 소제를 드렸습니다(참조, 수5:10-11).
a. 거룩한 땅에서 난 첫 열매(겔48:14)
b. 여호와의 전에 드려라(출34:26)
2) 볶아 찧은 것을 드림
첫 이삭은 볶아 찧은 것으로 소제를 드리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씀은 불로 익힌 곡식을 가루로 만든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일상적인 곡식 처리 방식입니다. 이러한 첫 이삭의 소제는 하나님께서 주신 곡식을 인간의 정성과 노력을 통하여 더욱 온전한 제물로 만들어 드린다는 뜻이 있습니다.
a. 수고하여 밭에 뿌린 것의 첫 열매(겔44:30)
b. 첫 이삭을 볶아 찧은 것(레2:14)
3) 제사장의 역할
첫 곡식도 다른 소제처럼 기름을 섞어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위에 유향을 더해야 합니다. 이처럼 하나님께 드릴 소제물은 그대로 성막의 제단 위에 놓여지는 것이 아닙니다. 즉 제사장의 손을 거쳐야만 온전한 제물로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것입니다. 이는 제사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줍니다.
a. 아침 저녁으로 제사를 집행함(대상16:39-40)
b. 재판함(신19:16-18)
결론
본장은 소제에 대한 규례입니다. 이 소제는 유일하게 피가 없이 드리는 제사입니다. 소제 때 바쳐지는 제물은 자기가 소유한 것 가운데 최선의 것을 바쳐야 함을 우리에게 교훈해 줍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것들을 다시 기억하고 주님을 위해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소제. 원어 <hj;n]mi:민하>는 '선물, 공물'이라는 뜻. 다른 사람에 대한 호의의 표시로 드리는 예물의 일종. 고운 가루. 곱게 빻은 가루. 하나님 앞에 예물이 되는 이 가루는 인간의 순결한 심령의 상징이요 무흠하신 그리스도를 예표한다. 유향. 감람나무로부터 추출하여 짜낸 고급 향료. 제물에 첨가되어 아름다운 향을 발하였다.
2절. 기념물. 풍성한 소산물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기억하라는 의미. '여호와의 몫, 기념의 몫'을 뜻하는 단어.
3절. 지극히 거룩한 것. 하나님께 성별된 모든 희생 제물에 대한 표현. 원어 <!yvid:q; vd<q:코데쉬 카다쉼>의 문자적 의미는 '거룩한 것들의 거룩한 것' 즉 '가장 거룩한 것'이란 뜻.
4절. 화덕. 떡이나 과자를 굽는 진흙으로 만든 가마솥.
5절. 번철. 무교병이나 전병을 납작하게 굽는 쇠로 만든 냄비 철판. 누룩. 신속한 발효성이 죄의 부패성과 전염성을 상징하기 때문에 하나님께 드리는 소제물에 첨가가 금지되었다.
9절. 화제. 제사를 드리는 4대 방법 중의 하나. 고대 근동 종교 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드려졌던 제사 방식으로 원어 <hV;ai:이솨>는 '태움, 불사름'을 의미.
10절. 아론과 그 자손에게 돌릴지니. 제사장들의 양식. 소제의 제물 중 여호와께 불살라 드린 나머지 부분은 제사장들의 몫으로 인정되었다.
11절. 꿀. 제사 음식에 누룩과 더불어 첨가가 금지된 식품. 꿀은 세상의 육욕과 쾌락을 상징하는 까닭에 하나님이 금지하셨으며, 당시 이방 종교에서 제사 제물에 흔히 사용하던 주요 식품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13절. 언약의 소금. 고대 사회에서 소금은 불변을 상징. 계약 체결시 당사자들이 먹음으로써 계약을 확정하곤 했던 식품. 부패를 방지시키고 맛을 지속시키는 특성으로 인해 하나님은 그 불련성을 상징하여 제물에 소금을 치도록 하였다.
14절. 첫 이삭. 첫 이삭은 빵의 모든 소출을 대표함과 아울러 하나님의 소유권 인정, 인간의 전적 헌신 등을 상징하는 의미로 바쳐졌다. 볶아 찧은 것. 불에 살짝 태워 손으로 비빈 곡식 알맹이. '찧은'에 해당하는 원어 <cr<G<:게레스>는 문자적으로 '곡식 낱알'을 뜻함.
[신학주제]
소제의 의미. 소제는 어원상 '선물'을 뜻한다. 이는 전적으로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헌신의 표시로 드리는 소제의 성격을 말해 준다. 소제는 다른 제사와 달리 희생 제물이 없이 땅에서 나는 곡식으로 드렸다. 이는 땅에서 소산을 얻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경배를 돌리기 위함이다. 소제물에는 본장과 같이 고운 가루 한 줌으로 드리는 것와 화덕에 구워 드리는 것, 번철에 부쳐 드리는 것, 솥에 삶아 드리는 것, 이삭을 볶아 드리는 소제 등 다섯 가지 종류가 있었다. 소제는 대부분 동물 제사와 함께 드렸으나 희생 제사를 드릴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을 위해서는 번제 역할을 대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소제는 먼저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공시에 그런 하나님께 대한 충성과 헌신을 예표하기도 한다.
[영적교훈]
본장에 나타난 소제는 곡식으로 드리는 제사이므로 부자나 빈자나 빠짐없이 드려야 한다. 이는 경제적으로 부자이든 가난하든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수확의 은혜를 베풀어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은 잘못된 태도임을 교훈해 준다. 성도들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범사에 감사하는 생활을 해야 한다. 또한 소제는 제물을 가루로 만들어 드려야 한다. 이는 헌신하는 자의 자세가 자신을 죽이고 온전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하나님에 나아가야 함을 교훈해 준다. 스스로 교만하여 드리는 제물은 아무리 많고 좋은 것이라도 하나님께서 결코 받지 않으실 것이다. 하나님은 고운 정성, 순전한 마음으로 드리는 소제의 중심을 보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