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읽을 때 이해하기 힘든 구절들 가운데 하나가 (삼상 16:14)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는 구절이다.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도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하나님은 선한 영과 악한 영을 마음대로 부리시면서 사람들을 힘들게 하시는가? 사랑의 하나님이 로마 그리스 신화의 신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그런 분이신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한 성경 구절로 우리의 선입관을 채워서는 안 된다. 성경의 전체적인 흐름에 맞춰서 이해하고 그 성경 구절을 바르게 해석하여 이해하는 것이 독자의 책임이다.
사울은 이미 선지자로부터 여호와께서 자신을 버리셨다는 선언을 들었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등극할 때만 하더라도 그는 여호와의 영으로 충만했었다. 그의 전망은 밝았고 백성들의 지지는 대단했다. 물론 초대 임금으로 여전히 군권과 행정권을 거머쥐고 있었기 때문에 사무엘이 그를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이새의 아들 가운데 한 명에게 기름을 부으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을 때 사무엘이 그를 두려워한 것이다.
(삼상 16:2) 사무엘이 이르되 내가 어찌 갈 수 있으리이까 사울이 들으면 나를 죽이리이다
이렇게 선지자는 눈에 띄지 않게 이새의 집으로 이동해서 왕의 관심을 피하고 이스라엘의 2대왕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다.
(삼상 16:13) 사무엘이 기름 뿔병을 가져다가 그의 형제 중에서 그에게 부었더니 이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영에게 크게 감동되니라 사무엘이 떠나서 라마로 가니라 (삼상 16:14) 여호와의 영이 사울에게서 떠나고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
그런데 여기에서 우리는 바로 이 난해 구절을 만나게 된다. “여호와께서 부리시는 악령이 그를 번뇌하게 한지라”는 무슨 말인가? 여호와의 영은 성령으로 이해하는데 그분이 부리는 악령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여기서 말하는 악령에 대하여 만나 주석은 이렇게 설명한다.
“원문은 ‘여호와로부터 온 악령’(an evil spirit from Jehovah)이란 뜻이다. 여기서 이 ‘악령’(히, 루아흐 라아)은 인간의 도덕적 영적 생활을 고양시키는 하나님의 거룩한 영과는 본질상 뚜렷이 대조되는 사탄의 영으로서, 곧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억누르고 파괴하는 사탄의 사악한 영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사탄의 영은 하나님의 허락과 지배하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만나 주석, 삼상16:14절)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그 사탄의 영은 하나님이 부리시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부리신다는 것은 하나님이 직접적으로 사탄을 시켜서 사울을 괴롭혔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떠나가시면서 사탄이 사울을 사로잡았고 하나님이 더 이상 사탄이 이렇게 하는 것을 제어하시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런 사탄의 활동도 하나님의 허락하시는 범위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성경은 이런 경우 하나님이 부리시는 것으로 표현한다.
하나님의 영이 떠나자 사울은 언제 자신의 정적이 나타나서 자신의 자리를 위태롭게 할지 불안과 걱정으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요세푸스는 이 질병을 이렇게 설명한다. “사울로 말하면, 어떤 희한하고 악마적인 착란 증세가 엄습하여 그는 질식해 곧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Antiquities vi. 8. 2). 이런 착란 증세가 찾아오면 그는 심각한 우울증을 앓으면서 마치 악신에 들린 사람처럼 행동했다. 결론적으로 여호와가 부리는 악신은 사탄의 영을 뜻하며 그 사탄의 영은 하나님의 통제하에서만 활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어떤 영의 지배를 받으면서, 살아갈 것인가? 그것은 우리의 마음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겠는가? 하나님을 마음에 모시고 순종하는 마음으로 이 하루를 힘차게 시작한다면 오늘도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하루를 살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 우리 하늘 아버지! 불안과 염려, 근심과 걱정을 벗어 버리고 힘찬 하루의 삶을 시작할 수 있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긍정마인드로 살게 하시고 하나님을 모심으로 언제나 밝고 맑은 영혼의 상태를 유지하도록 성령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십시오. 오늘도 함께 하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