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지리나 묫자리보다 더 중요한 것
영화 ‘파묘’가 천만 관객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영화로서는 가장 많이 보고 있다고 합니다. 파묘는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이 되어 후손들에게 좋지 못한 일이 일어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기독교적인 가치관과는 거리가 좀 있는 영화입니다. 그런데 감독이 교회 집사라고 합니다. 그 감독은 이전에도 비슷한 내용, 귀신이 나오는 영적인 내용을 다뤘습니다. 그는 스스로에게 물었답니다. 나는 왜 이런 소재에 끌리나. 스스로 얻은 대답은 ‘영혼이 있었으면 좋겠다’라고요.
과학과 수치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인간이 죽어 그냥 흙으로 끝난다면 너무 아쉽다고요, 그후에 내세, 영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요. 이 영화는 얼핏 보면 풍수지리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풍수지리가 아니라 그 조상이 쌓은 덕, 그 후손이 쌓은 덕이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묘지라는 땅보다 거기 누운 사람, 또는 그 자손이 어떤 삶을 살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 이완용은 당대 최고의 풍수사에게 부탁해 전북 익산 미륵산에 진짜 묘를 만들고 다른 여섯 곳에 가짜 묘를 만들었다고요.
나중에 자기가 죽어 땅에 묻히면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을 걸 알고 그랬겠지요. 그러나 결국 문중에서 1979년 그의 무덤을 파묘해서 없앴다고 합니다. 그는 자손이 끊기어 가문에서 입양을 해서 대를 이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이완용은 그토록 좋은 명당에 묻혔는데 후손은 그렇게 복받지 못한 것 같습니다. 죽어 묫자리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사람이 살아생전에 어떻게 살았느냐 하는 것이라고, 성경은 말씀합니다. 레위기 20장 22절에, ‘너희는 나의 모든 규례와 법도를 지켜 행하라 그리하여야 내가 너희를 인도하여 거주하게 하는 땅이 너희를 토하지 아니하리라’고 했습니다.
네가 살아서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덕을 남기는 삶을 살지 않는다면 땅이 너를 토해낸다는 겁니다. 다산 정약용도 풍수를 불신했습니다. 풍수의 이치는 같을 텐데 지관마다 말이 다른 것, 집안이 번창할 때는 묫자리를 잘 받은 덕이라더니 가세가 기울면 묫자리부터 탓하는 것, 그렇게 풍수가 맞는다면 풍수 지관은 왜 푼돈에 그 좋은 땅을 남에게 넘겨주나, 지관치고 그 자손 중에 출세한 사람이 없느냐 등등. 풍수지리나 묫자리보다 더 중요한 건 살아있을 때 어떤 삶을 살았느냐 라는 겁니다. 엉뚱한데 돈 쓰지 말고 그 돈으로 사랑을 베풀고 덕을 쌓는 것이 진짜 후손을 위한 길일 겁니다☺
(2024년 4월 7일 주일 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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