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 '달력 만들기'에 관한 얘깁니다.
그러니까 이번의 제 '남미 방랑기' 중에 국한된 내용이라서 '방랑 달력'이라고 해야 되겠네요.
(아, 제가 지난 주 한국에 돌아온 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의 '남미 여행'은 '여행'이라기 보다는 '방랑' 쪽에 가까워서, '여행'이라는 단어 대신 '방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했답니다. 참고 바랍니다.)
여러분은 제 '달력 만들기'에 대해 잘 아실 겁니다.(특히 오래 들어오신 분들은...)
어릴 적부터 일도 없이 달력을 만들곤 했던 제 습관이, 1990년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떠나 현지에 정착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던 그 행위는, 30년간 이어졌었는데, (아래)
최근(2020년이드라구요. 스페인 갈리시아의 '리바두미아' 전시를 끝내고 돌아온 이래. 공교롭게도 '코로나'시국과 함께)에, 더 이상 그릴 게 없기도 했고 너무 그 행위에 압박감마저 느끼고 있던 게 싫어서 그만 두었었는데,
그 이후로는,
정상적인 여기 '내 자리' 생활 중에는 그리지 않다가,
어딘가 다른 곳에 가 있을 경우, 그 기간 동안의 달력을 간간이 그려오기도 했는데,
어차피 이번 '남미 방랑'기간도 외부에 나가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장소가 바뀔 때마다 하나씩 그려왔던 게,
이번에 총정리를 하다 보니 아래와 같드라구요. (아래)
근데요, 두번째 줄의 한 곳이, 이가 빠져있잖습니까?
그 이유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리려고 하는데요,
어제 '남미 방랑'중 그렸던 그림 총정리를 하다 보니, 그 중에서도 달력이 최 우선시되어,
한 평면에 모든 달력들을 모아두고 연구할(?) 게 있어서 정리를 하다 보니,
아! 이게 빠져있었구나...... 하고 느낄 수밖에 없었는데요,
물론 달력들은 순서대로 정리한 것인데,
그 빈 공간의 앞뒤의 달력을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
그러니까 제가 미국을 거쳐(3월) '쿠바'에서 두 달 넘게 지내다(4월-6월),
K씨가 있는 멕시코의 '몬떼레이(Monterrey)'(6월 -7월 사이. 그런데 이때부터는 '월별'로 달력을 그린 것에서 벗어나, 현지에 머문 기간에 따라 한 종이에 그리기 시작합니다. 위, 참조) 에서의 달력과,
아래인 그 이후 '칠레'의 '뿐따 아레나스(Punta Arenas)'에 머문 열흘 동안의 달력으로 바뀌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두 달력 사이의 며칠(7. 13- 17까지)의 공백기간이 있드라구요.
왜 그랬을까요?
물론 저만 아는 일이라,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이렇게 달력을 정리하는 입장에서 순서대로 죽 붙여놓고 보니, 그 며칠 동안의 행적이 정말 '마치 이가 빠진 부분'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제가 이 달력들을 그린 것이, 그 현 상황에 따라 그린 것도 있지만 그 기간이 지난 뒤 정리하면서 그린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멕시코 몬떼레이를 떠나면서 그렸던 것과(위 '유월 칠월'), 칠레 뿐따 아레나스에 도착한 뒤에 그린(위, 그건 지난 다음에 그린 듯) 것 사이에 빈 공간이 생겼던 겁니다.
그 애매하기만 했던 닷새 동안의 행적이, 마치 달력의 세계에서 사라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 아니 들 수가 없드라구요.
물론 그 당시엔,
멕시코에서 칠레로 넘어가는 상황이었고, 저에겐 급박하기도 황당하기도 했던 사건이 하나 터져,
일정 대로 움직일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공항에 묶여있던 며칠이었기에,
달력 만들기에서 제외시켰던 기간이었는데,
이렇게 총정리를 하려다 보니,
그걸 그냥 빠트리고 정리할(넘어갈) 수가 없겠드라구요.
*****
아무튼 그건 그 거고, 간단하나마 그 상황을 여기에 밝히고자 하는데요,
제가 멕시코 '몬떼레이'에서 출발했던 비행기는(그날 밤. 아래),
자정 넘어(두시 가까이) 역시 멕시코 '깐꾼(Cancun)' 공항에 도착해서,
밤을 새우고 다음 날 아침(13일) 예정됐던 항공표 대로 8신가 칠레 '산티아고(Santiago de Chile)'에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데,
칠레 정부로부터 '코로나 접종 확인서' 를 받았어야 했는데 그걸 모르고 몬떼레이에서 출발했던 저는, 그 서류가 없어서... 그 비행기를 탈 수가 없게 됩니다.
(참, 황당하드라구요. 남들은 다 탑승을 하던데, 저만 혼자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신세가 된다는 게......)(아래)
그렇게 저는 (뜻하지 않게)그 공항에 발이 묶이게 됩니다.
난생 처음 당하는 일이었고, 그만큼 충격도 컸답니다.(한 순간 명치의 통증으로 쓰러질 뻔하기도 하는 등, 죽는 줄 알았답니다.)
그렇게 공항에 묶였고,
하는 수 없이 칠레 정부에 허가서 신청을 했는데, '48시간 내에 답변을 주겠다'는 메일을 받고는,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그 답변을 기다리느라 꼼짝없이 공항에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는데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항 난민'이 되어 그렇게 꼼짝없이 공항에 묶여 사흘 정도를 보냈고(그래도 답이 오질 않아, 결국은 250불 정도를 들여 항공사 보증을 얻어, 겨우 칠레에 갈 수 있었는데, 그 답은 그 이후에 도착했답니다.)
그러니까,
그런 고통을 겪은 뒤 겨우 칠레 '산티아고'에 갈 수 있었는데,
이미 예약돼 있었던(날짜가 지났던) '뿐따 아레나스' 항공권도 무효가 되어(다행히, 다음 비행기표는 무료로 해주더라구요.),
역시 예정에 없던 이틀 밤을 산티아고에서 새워야 했는데, 그 이틀이 포함된 닷새(엿새?)간의 기간이 달력 무리에서 빠져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 어쩝니까?
빠진 이를 채워넣어야만 했답니다.
그래서 그 상황을 참고로 해서, 뒤늦게 그 작업에 들어갔답니다.
그렇게 이번 '방랑 달력'을 다 채워넣었답니다.
총정리를 한 셈이지요.
(한동안, 이런 자료(다른 드로잉들도)를 참고로 뭔가 새로운 그림을 끄집어내야만 합니다. 그러기 위한 사전 작업이 바로 이 정리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