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바조
Michelangelo da Caravaggio, 이탈리아,
1571-1610
Narcissus, 로마, 바르베리니 궁
나르키소스
미술사상 가장 중요한 혁명적 변화를 불러왔던 '악마적 천재' 카라바조를 만나보자. 그는 미켈란젤로의 고전적 이상주의가 주류였던 시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단다. 누구도 필적할 수 없는 격렬한 사실주의적 그림으로 바로크시대의 거장이 되었지. 대담한 빛의 사용을 통해 종교화에 강력한 사실주의를 도입하기도 했어. 이런 혁명적 화풍은 카라바조의 추종자를 많이 만들었단다. 덕분에 아트 컬렉터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누렸고 당시 미술계에 끼친 충격은 매우 직접적이고 컸단다. 때문에 17세기 전반까지 유럽의 거의 모든 화가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카라바조는 사회적 질서와 도덕을 무시하는 반항적 성격의 소유자였다. 이 성격 탓에 인생과 예술에서 규범을 경멸했었지. 게다가 지나친 자유분방함에 다혈질적인 성품까지 겹쳐 일생 동안 일곱 차례나 투옥됐을 정도야. 종내는 살인까지 저질러 베네치아, 시실리 등으로 도피 생활을 했단다. 쫓겨 다니다 지친 그는 사면을 호소하러 로마로 돌아오는 도중 39세의 나이로 객사하고 말았지. 이미 자신이 사면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말이
다. 안타까운 일이었단다.
나르키소스, 그는 옛 그리스시대에 이름난 미소년이란다. 그는 물에 비친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했어. 시간가는줄 모르고 자신만을 바라보던 그는 자신을 끌어안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단다. 그렇게 죽은 나르키소스는 수선화가 되었다는구나. 카라바조는 나르키소스를 어떻게 그렸을까? 카라바조는 빛의 마술을 시작한 원조였거든. 그는 빛과 그림자의극적인 대비효과를 썼단다. 그래서 어둡게 처리된 배경이 소년을 빛나게 하는 거야. 마치 무대에선 주연 배우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 같지? 구성은 단순해 보이지만 아슬아슬하고 정적인 긴장감을 주고 있어. 툭 튀어나온 소년의 무릎, 물속으로 들어갈 듯 굽힌 두 팔의의 표정은 곧 수선화로 사라질 운명의 그림자 같구나.
긴장감, 빛을 받은 이 고요한 아름다움이 우리를 사로잡는 거란다. 조금 침울해 보이는 소년의 표정은 곧 수선화로 사라질 운명의 그림자 같구나
카라바조는 렘브란트와 베르메르를 포함한 수많은 후배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단다.
빛과 그림자의 과감한 대비를 통해 화면을 극적으로 나타내는 테네브리즘(tenebrism)과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의 원조였기 때문이지. 이 기괴한 천재 카라바조는 미술사에서 르네상스 전성기의 미켈란젤로와 비견될 정도였단다. 더 많은 혁신적인 걸작을 남겼으면 좋으련만. 그의 비극적인 짧은 삶이 아쉬움을 남기는구나.
매장
The Entomoment of Christ, 바티칸시티 바티칸 미술관
짧은 생애를 굵게 살고 간 이탈리아가 낳은 17세기 전환기의 최고의 화가 카라바조의 또 다른 작품을 감상해보자.
호전적이고 말썽을 많이 일으킨 별난 사람이었으나 후세 사람들은 그를 미켈란젤로에 비견되는 화가라고 말한다. 미켈란젤로가 그리스도의 육체와 정신을 이상화하는 데 헌신했다면, 카라바조는 기독교의 성스러운 이야기를 격정적으로 묘사하여 종교화에 사실주의를 도입한 화가였다. 때로는 그의 작품이 불경스럽다 해서 교회에서 배척되기도 했었다.
신비스러운 기법으로 인간의 감정이 변화하는 순간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로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린다" 는 현대 사실주의의 선구자다. 그는 어두운 배경에서 대비되는 빛의 이미지를 끄집어내는 기법인 키아로스쿠로를 터득했고 다른 거장들과는 다르게 데생 없이 직접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렸다.
살아 있을 때는 화가로 유명하면서도 인간으로 악명이 높았으나, 후세의 평론가들은 그가 서양미술의 모습을 바꾼 사람으로 루벤스, 렘브란트, 베르메르 같은 거장들에게 깊은 영향을 남겼다고 평하고 있다.
그림을 보자 카라바조의 최고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는 반종교개혁적 회화의 대표 작품이다. 반종교개혁(counter-reformation)이란 개신교와 성공회의 종교개혁에 대응하여 일어난 로마가톨릭의 자체개혁 운동이다.
등장인물들을 대각선으로 배치한 대담한 구도와 명암대비법을 강조한 빛의 이용으로 영화의 한 장면 같아 보인다.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내려 매장하기 직전의 모습으로 모든 인물들이 극도로 긴장된 듯 경직된 모습이다.
두 손을 높이 치켜들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동생(Cleoplas), 손을 이마에 대고 선 막달라 마리아, 수녀 옷을 입고 나이든 여인으로 묘사된 마리아, 몸을 잔뜩 구부려 그리스도의 상체를 잡은 요한, 다리를 잡고 있는 부유한 니코데모(Nicockenmus)는 평범한 옷을 입은 겸손한 모습이다. 곧 그리스도가 매장된 땅 밑이 잘 보이도록 한 구성과 눈물을 흘리며 애통해 하는 니코데모의 눈길은 관람자들을 화면 속으로 끌어들여 보다 진한 감정이입을 유도하려는 화가의 의도가 보이는 듯하다.
*할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서양 명화 101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