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 머꼬? 뚱뚱하고 숏다리 오토바이? ㅋㅋ
이 차 수입되믄 사야지. 있을건 다 있더라고 쪼마난기. 스마트. 7900 유로쯤 한다던데.
시간이야 원래 앞만 보고 가는 인정머리 없는 것이고 밤이 깊어서 잠이 들었었는지 어쨌었는지 몰라도 아침은 왔어. 거 왜 있잖아 유명한.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아침은 온다. 이거 너무 심각한 표현인가? ... 자유여행을 꿈꾸며 별러서 왔는데 이게 뭐야. 므슨 지랄로 아이슬랜드 화산이 때맞추어 폭발하고 난리냐고. 우리가 뭐 허구한 날 여행이나 즐겨주는 주부도 아니고 제재작년 미쿡에서 좀 놀다 온 이후 우짜다 삼백구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 온 거구만 그걸 곱게 몬 봐주고 그래 천재지변을 일으켜 버리냐 말이지. 머릿속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아흐레 만에 아침으로 빵 아닌 밥을 먹으니 그건 또 좋더라. 나쁜 일은 몰아서 온다는 말도 있지만 하늘은 나쁜 일만 주지는 않는다는 말도 있어 그지? 세상 모든 건 양면성을 띠고 있는 거야. 집에서는 먹지도 않는 아침밥을 악착같이 챙겨 먹는 건 힘내겠다는 나의 내재된 의지였을 거라 믿어. 아침식사를 마치고, 모두들 하루를 계획하고 서둘러 나설 채비를 하는데 우리는 어째야 하는지, 누구는 파리를 벗어나지 말라고 난리고 누구는 스페인 넘어갈 수단을 찾으라 난리고. 카타르에서는 전화 연락이 없었어. 하루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친구는 한국의 여행사와 통화를 시도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현지에 있는 사람이 알아서 하라는 대답밖에는 못 들었어. 시내에 카타르항공 지사가 있으니까 거기로 가서 사정이야기를 하고 컨펌 할 수밖에 없다는 거지. 그랄라니, 그게 쉽나? 나 진짜 쫄겠더라. 집에선, ‘현명하니까 잘 헤쳐 나갈 거야’ 평소에 안하던 말까지 해가며 용기를 주고 있었어도 대체, 카타르 파리지사는 어데 있고 가서, 사정이 이러저러 저러이러하니 제발, 가장 빨리 가는 뱅기를 태워주세요 네? 이게 쉽냐 말이야. 하아~ 숨 좀 쉬고 살자 숨 좀 쉬고 살아보자. 어데갔노? 잘난. 우선 스페인으로 넘어갈 건지 언제가 되던 파리에서 죽치고 앉아 뱅기 뜰 때까지, 그것도 뱅기떠서 태워 줄 때까지 기다릴 건지부터 정해야 했어.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는 긍정적 소식도 들렸지만 대기자가 워낙 많아 빨리 타려면 공항에서 웨이팅 하는 수밖에 없다는 등 소문은 흉흉하기만 하고 워낙이 약골인 체력, 그동안 쓴 에너지도 엄청났고 친구는 드럽게 성질부리는 나한테 지치기도 했을 것이고 나는 알 수없이 자꾸 꼬이는 마음이 찢어져 의욕상실에 이르렀으므로 언제 뱅기 뜰지 모르는 파리에 마냥 있는 것이나 정보도 없이 생판 낯선 스페인에 가서 또 새로운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행의 묘미를 즐기는 것이나 우리가 가진 패는 어차피 나쁜 패뿐이었어. 고민 끝에 합의를 했지. 파리에 있자. 아마 무한정 이렇게 두지는 않을 거야. 이차세계대전 버금간다는 데 경제손실이 얼마라고 마냥 이 모양으로 두고 보겠어. 어떡하든 빨리 해결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 그냥 파리 있자. 파리에서 오르쉐도 가고 몽마르뜨도 가고 지베르니도 가고 그리고 오베르 쉬흐아즈도 가는 거야 어때? 어때? 그래 그러자 정하자. 음, 그리하여 우리는 카타르 항공 파리지사를 찾아 삼만 리. 좀 아는 척하느라고, 친구야 기양 ‘에드가 키네’까정 걸어가서 타믄 마들렌까지 한 번 만에 가는데. 여기가 오딘데? 여기가 개떼야? 여기는 소떼야 개떼 아니라고. 소떼, 플레송스. 아! 맞다. 민박집으로 옮겨왔지. 그렇다고 쥐랄... 마들렌 역에서 내려 묻고 또 묻고, 들은대로 암만 가 봐도 엄꼬. 돌겠네. 꼭 내가 말 못 알아들어 못 찾는 것처럼 자꾸 주눅 드는 거야. 미치겠는 거지. 주눅 들다 보니까 설사 카타르를 찾는다 해도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더라고. 카타르 찾다보니 Buulevard 도로변에 대한항공이 보였었어. 거기가자. 거기 가서 사정하면 한국사람인데 사태가 사태니만큼 도와줄 거야. 사람은 지 기준으로 사고하는 거야. 그지? 간판도 엄청 크게 걸어놓고 횅하니 널찍한 사무실에 달랑. 현지인 한명 한국인 한명이 앉아 있더라. 있잖아요 저기요. 어쩌고저쩌고. 저기 길 건너 사잇길에 7번지에요. 가서 직접 말하세요. 아마 힘들거에요. 그럼 리펀 해 달래서 이리로 오세요. 항공료는 지금 1001유롭니다. 머라카노 친구야? 저기 미친는거 아이가? 1001유로란다. 가시나, 지도 불어 잘 몬한다 캤으면 내가 이해를 했을거라. 야박해서 동족이 저래서야 쓰겠냐는 등 험담을 해가며 다시 카타르를 찾아갔어. 아까 몇 번이나 지나갔던 길. 거봐, 내가 말을 몬알아 묵는 거는 아이라카이. 번지르하게 오만상 간판만 크게 달아놓은 대한항공과는 달리 카타르는 간판이 없더라. 우리 집도 그렇거든? 간판 달라고 충고 받을 때마다 ‘그게 컨셉이어요’ 했었어. 음 고민되더라. 간판 달아야하나 고민되더라고. 그래도 우찌되었건 찾았으니 된거지 뭐. 이층에 올라가니까 사무실이 그닥 크지는 않았지만 직원도 많고 사무실도 잘 정돈 되어 있더라고. 자, 이제 누구한테 어떻게 말을 하면 좋을까. 이리저리 눈치를 살피면서 머뭇거리고 있는데 하필이면 쪼매 무섭게 생긴 빛나리 아저씨가 부르네. 마땀 머를 도와드리까? 흠, 가슴을 쓸어내리며 ‘니는 요 가마이 앉았거라’ 해 놓고는 간신히 다가갔어. 있잖아요 이 티켓 쫌 바꿀 수 있을 까요? 우짜고 싶은데? 파리서 뱅기 타고 싶어요. 그래? 어데 보자.... 26일 개안나? 26일? 음마야 개안치예 개안아예. 개안타꼬? 어데보자... 으매나 너그 에이전시가 마드리드에 뱅기 부킹해 놨꾸마. 음마야 으데예 그렇기는 한대예 마드리드로 갈 수가 음써예 그라마 우짜라꼬? 파리서 뱅기타고 싶다카자나예. 침묵이 흐르고 말이 길어지니 나는 자꾸 불안하고. 그래... 페어리에서 타고 싶다 이기제? 머라꼬예? 니가 페어리에서 타고 싶다 안했나? 머라카노 에이쒸 페어리가 머꼬? 친구가 소릴 질렀어. 파리 파리이~ 아하! 파리말입니꺼? 맞슴니더 파리. 파리서 타고 싶다꼬예 페어리~ 한 두어 번 안쪽 사무실에 왔다갔다, 턱을 괴고 모니터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드디어 이렇게 말했어. 알았다. 26일 파리에서 출발하는 걸로 해 주꾸마. 아,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기분이라니. 기쁘더라 증말. 내가 기특해 죽겠더라카이. 그런데, 핸드폰이 몇번이고? 어짜고저짜고번입니더. 번호 적고나서, 음... 전화번호 몇 번이고? 아까 말했잖아예 어짜고저짜고번. 그거말고 전화번호 말이다. 또 미치겠다. 이기 머라카노. 어ㅇ요 오빠야 일로 와 봐라 니 영어 잘하나 이 오빠야가 머라카노 들어봐라. 우리처럼 컨펌 받으러 온 한국인 새 신랑을 불렀어. 전화번호 그거 인터내셔날셀폰인데요 예 로밍폰이라예 그 빛나리오빠야 을매나 답답했을까? 아까 그 대한 항공에서라면 이런 상황 어떻게 했을까? 젊은 친구나 나나 다를 바 없었지만, 옆에 지원군을 세워 놓고 보니 들리더라. 파리에 묵고 있는 호텔전화번호를 대라는 거였어. 한국인이 하는 게스트하우스에 있는데 전화번호를 몰라예. 그래? 됐다 고마. 안경낀 빛나리 오빠야는 너무너무 친절하게 패널티도 없이, 물어보지도 않고 금연석으로 해서 좌석 확정까지. 고맙다고 몇번이나 인사를 하니까 외려 손사레를 치더라. 이 티켓에는 우리나라에서 발행한 것과 다른 게 있었어. DOHA QA SEOUL KR 0120 1615 Duration 8:55 도착시간이 로컬타임으로 되어 있어 비행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몰랐는데 비행시간이 정확히 적혀 있더라고. 이런 건, 좋은 건 본 받아야 해. 선진국 따라가려면 거리가 깨끗해야 한다는 엉터리 교육은 치워야 해. 드디어, 파리에서 출발하는 걸로 귀국날짜가 정해졌어.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 친구는 급해지기 시작하더라. 남은 날이 며칠이지? 오늘 빼면 사흘뿐이네? 그럼 우리 뭐하지 뭐부터 하지? 고생했네 친구. 이제 민생고부터 해결하고 일정을 짜야지. 자, 히구마 가자 김치라멘 사 주꾸마. 주변에 콩고드광장이며 루브르 오페라 등 시내지역이라서 구경삼아 걷기로 했어. 일단 점심시간 전에 도착해 가츠돈 먹어야 하니까 가는 길은 전진~ 앞으로! 히구마는 여전히 손님으로 넘쳐나더라. 건너 편 집에 우동을 먹어볼까 했지만 2유로 더 비싸서 그냥 좀 기다렸어. 맛나다고 먹어보라던 가츠돈 이랑 김치라멘 시켰지. 김치라멘이 먼저 나와 다 먹을 동안 가츠돈은 안 나오더라. 게다가 김치라멘도 첫날 먹었던 그 맛은 아니었어. 그날은 너무 배고팠으니까 뭐래도 다 무쟈게 맛있었겠지 하지마. 색깔도 달랐단 말이야. 손님은 미어터지게 많고, 사실 지하에 있는 화장실에 가다가 주방 뒤편인 듯한 곳을 봤는데 엄청 드럽더라고. 괜히 승질이 확 돋더라. “도우시떼 가츠동와 데나인데스까” 머 저런기 다 있노 싶었는지 소리 지르니까 금방 나오더라. 맛이 나쁘지 않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었는데 솔직히 깨끗한 환경이 아닌 것 같긴 했어. 알아서 판단들 하셔. 며칠 전 전쟁 끝에 “배고파 밥 줘”는 이제 해결했고 오늘은 그럼 마레지구 가서 쇼핑리라도 하자 했어. 퐁네프다리에서 키스하면 영원히 헤어지지 않는다는 말 들어봤어? 그냥 영원히가 아니래. 윤회를 거듭해서도 다시 만난다는 거야. 가이드 용규가 그러더라고. “그런 끔찍한 짓이 하고 싶은 사람은 가서 키스 하세요” 마레지구 얘기하다 갑자기 그 생각이 왜 나는지 몰라. 혹시 거기서 연인이랑 키스한 사람. 인자 클났다 싶은 사람. 가이드 용규한테 물어봐 푸는 방법도 있댔으니까. 아무튼지 마레지구 찾아 삼만 리야 이제. 빈둥빈둥, 한 다섯 시간 걸었나? 마레지구는 안 나오데. 아니 지나쳤을 거야. 시청까지 갔으니까 말이지. 마레지구는 지나쳤는데 비아비몰에서 굉장한 걸 발견했어. 와아~ 여행 다니면서 얼마나 더 많은 놀라움을 경험할지 몰라도 거 참 신기하고 희한하더라고. 첨에는 가짜로 만들어 놨나 했어. 그런데 진짜더라고. 깜, 짝, 놀랄 거야. 깜짝 놀랄 준비해. 준비됐어? |
출처: 동쪽하늘 원문보기 글쓴이: 동천
첫댓글 빠리 건물들의 특징은 그냥 깔끔자체인것같아요.
뭔가 정돈된것같은..더러 지져분한곳도있지만
사진만봐도 어라~~!!빠리시내구나 딱 알겠어요^^
사진 10장에 간단한(?) 보는데 뭔 15분이 걸렸다냐? ㅡ.ㅡ;;
바디 랭귀지를 익혀 놓고 유럽 가야하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