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을 위하여 비를 맞으며 길 떠난 나그네들
일시 / 2024년 6월 8일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인천대교 교각 아래엔 물빠진 갯벌이 뱃살을 내놓고
비행기들은 수없이 날고 뜨는데 비구름사이로 모습은 보이지를 않지만
청승을 떨며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어데로 나서냐며
"낭만을 위하여 비를 맞으며 길떠나는 나그네"
배낭 뒤에다 대고 던져 대는 한마디를 귓등으로 들으며
오늘이 토요일 나의 생애 최고의 날을 위하여
비가 내리면 비를 맞으며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 땀을 줄줄 흘리며
살랑살랑 꼬리치는 바람이 불면 바람을 맞아가며
눈이 내리면 소보히 내리면 다소곳 눈을 맞아가며
나를 반겨주고 나를 포근하게 안겨주는 숲에서
작은 생명들과 함께 숨쉬고 공존공생의 의미를 깨달으며
소중한 시간들을 값지게 보내리라 하며 집을 나섰는데
굵은 빗줄기에 영종도와 무의도를 주무대로 삼고
영종도 인천공항 하늘정원에서 몸을 간단하게 풀고는
비가 멎기를 기다리며 예단포를 한바퀴돌다보니
비는 멈추고 하늘이 열려 주무대를 무의도의 둘레길과
몇일전에 올랐던 호룡곡산을 오르니 비가 후식을 하는지
먹구름에 시야는 별로지만 땀을 낼만할때 정상에 서서
사방을 휘 둘러보니 세상이 모두 내것같구나
청닭의 난초는 아직도 입술을 굳게 닫았고,
산제비난초들은 비를 먹음고 활짝 기분이 좋아라 입을 벙긋벙긋!
오랜만에 만난 큰방울새난의 앙증스런 모습에 내가슴을 뻥뚫어 놓고
너는 홀로 이숲속을 지키고 있기에 얼마나 외로울꼬
오후가 되니 실미도해수욕장과 하나개해수욕장에는 구름인파
하지만 호룡곡산에는 호젙하기만 낭만을 즐기기에는 최적의
장소에서 맛있는 댓쌈밥(라이언님 고마워요)에
뱃골이 작았지만 너무 잘먹어 포식을 한 후회없이
잘 지낸 귀중한 님들과 한 시간에 감사!
인천공항 하늘정원에서
낭만을 위하여 빗길을나선 나그네들
나리꽃밭은 찬란한 개화를 위하여 몸집을 부풀리고
예단포 건너엔 아담한 장고도가 비를 맞으며물빠진 갯벌위에
예단포에서
실미도를 들어가시려구 바쁘게 걷나요?
갈메기가 머리에 똥을 싸면 어쩌려구
쌍 보석 물방울을 이고 있는 방울새난
부처바위에서 기도를?
호룡곡산 환상의 길에서
비가 내린 뒤 끝이라 국사봉이 구름모자를 쓰고
흔들바위를 흔들다 않흔들리니 올라가는 것이 더편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