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지만 교외로 나가
연일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가 이어지는 칠월 하순 목요일이다. 전날은 구룡산 숲으로 들어 영지버섯을 찾아내 북면 신동리 텃밭을 들러 무동 최윤덕도서관에 머물렀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생활 습관으로 도서관 열람실이 열리기 전 용전마을에서 구룡산으로 올랐다. 가뭄으로 수분이 모자라 영지 생육은 부진해 발품을 판 성과는 미진해도 산림욕을 하고 나옴만도 만족스럽다.
하산 후 신동리 텃밭을 들리니 고구마는 가뭄에 넝쿨이 말라가고 있어 보기 안쓰러웠다. 노각 오이는 덩굴이 시들어 생육이 멈췄고 호박은 가뭄에도 풋호박이 달려 세 덩이 땄다. 깻잎을 따 먹으려 심은 들깨는 비가 와야 새로 보드라운 잎이 돋을 듯했다. 첫 수확 이후 두 번째 파종한 열무는 발아율이 시원찮아 가을 채소를 기약하고 풋고추는 몇 줌 따 이후는 도서관에 머물렀다.
한밤중 잠을 깨 어제 다녀온 텃밭 걸음에서 따 왔던 수확물로 ‘가뭄 텃밭에서’를 남겼다. “뒤늦게 닿은 장마, 비다운 비가 없어 / 끝물이 다 되도록 애태운 마른장마 / 텃밭에 기르는 작물 물 부족이 심하다 // 간식을 삼으려고 고구마 순을 묻고 / 상춧잎 대신하는 들깻잎 키우는데 / 이랑 밖 가장자리에 풋호박이 효자다” 이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지기들에게 아침 안부로 전했다.
열대야에서는 하루가 새벽 네 시 반 현관을 나서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 시각에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으나 아파트단지나 창원천 수변 산책로 운동 기구에 한동안 매달려 몸을 단련함이 일과의 시작이다. 아파트단지 자가발전 입식 사이클에서 반 시간 몸을 풀고 안민동에서 월영동으로 가는 102번 버스로 창원역 앞으로 갔다. 대산 강가 유등으로 가는 2번 마을버스로 갈아탔다.
안면이 익숙한 칠십대 기사는 내가 한동안 얼굴이 보이질 않더라고 안부를 건네왔다. 그동안 1번이나 30번대 버스를 자주 탔던 관계로 유등으로 가는 2번은 드물게 이용했다. 주남 삼거리에서 장등까지는 1번과 겹치는 노선을 달려 상포를 거쳐 남모산에서 북부리를 지나 종점을 앞둔 유청에서 내렸다. 대산 평생학습센터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두 시간 산책을 시작하는 기점이다.
유청마을 고샅 낮달맞이꽃과 설악초가 핀 골목을 지났다. 농가 마당귀에 자란 대추나무 풋대추 알은 고물이 차 영글어 갔다. 골목이 끝난 곳에서 강둑으로 오르자 드넓은 둔치는 물억새와 갯버들이 무성한 평원이 드러났다. 강둑 자전거길에 가로수로 자란 벚나무는 연륜이 보태져 녹음을 드리워 산책에 도움 되었다. 둑길 아래로 저지대 경작지는 뿌리를 캐는 연이 싱그러웠다.
팽나무가 우뚝한 동부마을에서 예각으로 꺾어 우암리로 향했다. 김해 생림으로 뚫는 신설 국도 미개통 구간은 막바지 공사로 장비가 드나들고 일손이 분주했다. 들녘이 끝난 산기슭으로 줄지은 아파트단지가 보인 곳은 진영 신도시였다. 덕현마을에서 방향을 틀자 대산면 소재지가 보였다. 너른 들판 수박과 당근 농사 뒷그루로 심은 벼는 포기를 불려 이삭이 배려는 즈음이었다.
가술에 닿아 행정복지센터로 들어 땀을 식히고 삼봉 어린이공원에서 잠시 머물렀다. 평생학습센터 업무가 시작에 맞추어 도서관 열람실로 드니 냉방이 잘 되어 지내기 편안했다. 도서관은 오전 내내 센터장과 사서 외 다른 열람자는 아무도 들리지 않아 개인 서재처럼 머문 공간이었다. 집을 나서면서 배낭에 챙겨 가져간 최윤덕도서관과 창원도서관에서 대출받은 두 권 책을 읽었다.
점심때가 밖으로 나와 한 끼 때우고 오후 일과를 맞았다. 장소를 대산 나눔문화센터로 바꾸어 이층 도서관에서 더위를 잊으며 수업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정한 시간이 되자 스마트폰 활용 수업 수강생이 모여들고 강사도 등장했다. 지난 시간에 이어 키네마스터 앱에서 동영상을 편집하는 기법을 익혔다. 심미성이 아닌 기능 측면에서는 나는 뒤처지는 그룹이라 개별지도를 받았다. 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