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일본 인디즈 비주얼 록을 한 2,3년 가량 들어왔는데
얼마전에 그곳 세계에 염증을 느끼고 말았습니다.
더 이상 내가 이 장르를 듣고 있는 이유를 찾을 수 없어서랄까..
솔직히 비주얼이라는 장르에 대해
진지하지 못한 유치한 장르라고 누군가가 그런다면 전 멈칫거리지않고 항변할겁니다.
비주얼이란 단지 컨셉에 따른 용어일뿐
그 비주얼이란 틀속에 수많은 장르의 음악과 수많은 가능성, 수많은 실험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전 다른 어떤 음악장르에서도 못느낀 깊은 매력을 느꼈으니까요.
대개들 글레이나 라르크 정도만 듣고 저게 비주얼 록이다 하시는 분들...
오산입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계시는 글레이나 라르크의 유명곡들은 이미 비주얼에 범주에서 벗어난거니까...
한때는 그들도 비주얼 록 범주에 있었지만 메이저 입성과 함께 그러한 허물들이 이미 벗어졌고
그들 역시 자신들이 비주얼 록 아티스트라 불리길 원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주얼은 그보다 더 마이너적이고 비주류적인 세계이고 일본에서도 많지않은 수의 매니아들을 보유한 장르립니다.
또 요새 들어선 정말 장사 안되는 장르이고요.
제가 그 세계에 끌렸던 이유 역시 주류에서 벗어난 그들의 초현실적인 탐미주의 때문이었지요.
하지만 음악을 듣는 것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순수하게 그 음악의 선율 자체에 끌리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워낙 일본음악 자체가 구하기도 어렵고 대놓고 듣기도 힘든 장르이다보니
더군다나 인디즈 계열의 음악정도면 거의 서커스하는 수준으로 음원을 구해야 했으며
그 음원에 할당되는 값 또한 아직 학생인 저로서는 상당한 부담이었죠.
대다수의 매니아들이 이런 어려운 사정 속에서 음원을 구하고 듣다보니
자연스레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성향으로 각자 굳어들 갔죠.
물론 그런 현상이 일어난데에 수긍이 아예 안간다는 건 아니지만
새로인 그 장르를 접하고 흥미를 듣고 들어오는 신진부류들에게 조차
자신들의 지식에 대해 완전히 문닫아 걸어버리는
소위 '지인', 혹은 '지존'부류들.(인디즈 비주얼계에서 그쪽 계통에 좀 빠싹한 애들은
'지인'이라는 속어로 부르는데 그런 말을 쓰는건 일부 뇌없는 부류들에 해당하죠.
진짜 많이 아는 인간들을 자신들이 그렇게 불리는걸 은근히 싫어한다는.)
저 역시 이 음악을 처음 듣고자 했을때 정말 수많은 무시와 난관에 부딪혔죠.
진짜 '니들은 처음부터 얼마나 많이 알았냐.'라는 막말이 입밖에 튀어나올뻔한 경우도 허다하다는.
한국에 3,4천명은 될까싶은 이 적은 수의 매니아들이 서로 음원을 교환해가며
이 장르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대중에게 없애고자 노력해도 꽤 좋은 그림이 될성 싶은데
그들에게 있어서 음원을 사 모으는 것은 하나의 자기과시였고 지식의 높이였지요.
물론 자신이 힘들게 찾아논 음원에 대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싶어하는 그들의 노고...충분히 인정하고
그것이 무단유출 안되게 노력하는 그들의 행동 자체를 부정하는건 아니지만
그런 행동들이 다른 그 장르에 대해 잘 알지못해 알고자 하는 의지로 접근하는 사람들을
비하하고 내려깎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는 모습에 대해 적지않은 분노를 느끼기도 했지요.
(또 사실상 무단유출건으로 시비를 거는 그들 역시 일본의 오리지널 사이트에서 모래 퍼온 경우도 허다해
다시 그쪽 관리인들과 싸움을 벌이니 아이러니들도 속출했지요.그야말로 요지경 속이었습니다.)
끝없는 파갈림과 싸움을 매일 밥먹듯이 한것 같습니다.
한 1년쯤 되는 그것도 지겨워져 은둔하게 되었구요.
음악적인 평견이나 견해차로 싸운거라면 뭔가 남는거라도 있지요.
한 1년은 '무지하다'라는 이유로 일부 '좀 아는' 녀석들에게 매일 태클걸려
그것에 맞상대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저 역시 '좀 아는'부류가 되어 파를 이룰만큼의 친한이들이 생기고 나니
저보다 좀 '덜 아는' 부류들을 깎아내리는 바보같은 짓을 따라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나쁜 말 많이 했었던 것 같습니다.
음악 자체를 순수하게 못듣는 저의 어리석었던 지난 몇년동안 과연 남은게 뭔지...
프리미엄 덕지덕지 붙은 고가의 시디일까요.....
아님 본인 취향 상관없이 당시의 유명세 때문에 사서 듣지도 않고 쳐박아둔 데모테이프일까요.
(웃기게도 당시에 화려하게 발매된 이 테잎의 주인공들이 이미 해산해버렸습니다;;이 세계 음악 듣다보면 빈번하게 겪는 일이죠.)
다시 영국음악쪽에 발길을 돌린 이유도...
아마 이같은 부담이나 모순이 존재하지않은 세계이기 때문이랄까요.
적어도 다른 사람에 말에 개의치않고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과감하게 골라 잡을 수 있으니까...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니까..
사실 전 아마 아직도 잘못 생각하고 있는건지 모르지만
인디즈 비주얼을 계속 듣게되더라도 다시는 그쪽 세계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않네요.
(단지 사람이 싫어서 그쪽 세계와 아예 발 끊기엔 정말 훌륭한 음악들이 많거든요.)
아무튼 정말 어이없는 잡담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고....
말해봤자 흥미를 느낄 인간들도 없을테니까....
여기 자게에다가 이런글을 써버렸네요.
단지 답답한 마음에서 그런거니 불쾌해 보이더라도 그냥 씁쓸하게 이해해 주세요.
이젠 사람 만나는게 두렵습니다.
첫댓글 요즘 저는 아예 락 안즐겨들어여.. 귀 따가움...-ㅁ-;
일본록은 말그대로 입문만하고...오래 머물곳은 못되죠..
난 잘모르는데 음,, 그럴 수도..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자기의 소중함이 짓밟혀진다는 것은 정말로 끔찍한 짓이죠.힘내세요!!
boowy였나? 사무라이 픽션 남자주인공이 기타로 있던 그룹 이사람들도 화장하고 나오던데 비주얼인가? 어쨋든 뉴웨이브적이면서 펑크같기도하고 동양적이라 괜찮았던것같은데...
라르크는 보컬의 외모가 '비주얼 그 자체' 인듯.. 일본락은..spitz.. (얼마전에 내한공연 다녀와서 버닝되어버린..) 아ㅡ 기분 이해했어요! 영국음악세계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런 말 맞나..^^;)
이젠 비쥬얼은 시시해..그냥 제이팝을 듣거나..아님 비쥬얼쪽이 아닌 그냥 록을 듣게되는듯..펑크나, 하드코어밴드들 같은거여..지존인지 지인인지라고 불리우는 애들은 대다수가 중,고딩 아니요?? -_-;; 사무라이 픽션에 나오는 호테이 토모야스 노래는 신나고 좋죠..비쥬얼이라고 하기엔 좀 뭐하지 않나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