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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골복지관으로 가주세요
복지관이 위치한 도봉구는 택시회사나 버스회사가 많이 있습니다.
행정구역으로는 서울 도봉구이지만 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경기도 의정부시에 다다르는
서울과 경기도의 경계지역입니다.
예전에는 택시회사가 더욱 많아 승차거부가 만연한 서울 도심에서도
도봉에 오는 택시 잡기는 수월했다고 하니 운수업의 높은 비중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복지관은 도봉구에서도 제일 안쪽에 위치해있습니다.
얼마나 안에 있는지 버스 정류소 이름도 ‘안방학동’입니다.
3분만 걸어가면 북한산과 도봉산 산자락에 닿으니 그야말로 자연친화적인 동네입니다.
교통이 불편하니 바쁜 출근 길에 택시를 타고 출근하는 일꾼도 있습니다.
“방아골복지관으로 가주세요~”
택시를 탈 때마다 줄기차게 목적지인 방아골복지관을 말하지만
복지관을 알고 있는 택시기사는 많이 없다고 합니다.
가까이에 있는 도깨비시장이나 원약국, 바가지약수터를 이야기하고
복지관 근처에서 자세한 위치를 말하고 내립니다.
마을로데이 홍보. 4월에는 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을 만났다면 5월은 바로 택시기사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는 택시기사를 만나 작은 힘을 전하고 자연스럽게 복지관을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2월부터 마을지향 전담팀에서 치열하게 마을로데이 목적과 방식을 궁리하며 나온
여러 생각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택시기사님을 자문위원으로
도봉구에 있는 택시기사를 만나기로 했으니 담당자로 어떻게 구체적으로 만날지 준비하고 기획해야 합니다.
택시기사의 일상과 생각을 잘 알지 못하니 가까이에 있는 택시기사를 떠올렸습니다.
개인적으로 삼촌이 택시회사에서 택시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구실로 오랜만에 삼촌과 통화했습니다.
“아침에는 택시기사도 바쁘니까 뭔가 하면 짜증나서 안돼. 오후가 한가하고 편하니 좋지. 기사식당에도 점심 먹고 나오는 사람을 만나도 좋을 듯 해. 작은 거라도 전해주면 그렇게 전해주면 기분 좋지. 택시기사는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니 복지관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을거야.”
복지관 바로 옆에는 협동조합 ‘방아골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을밥상을 운영하고 있어 동네에 있는 주민과 일꾼이 자주 찾는 곳입니다.
음식을 조리하는 오춘자 님과 점심시간마다 일손을 돕는 정지현 이사님이 생각났습니다.
정지현 이사님은 협동조합 이사로 일하며 개인택시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밥상에 갈 때마다 하회탈 같은 밝은 미소로 늘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분입니다.
돈가스가 나오는 날에는 서너 개를 더 올려주시기도 합니다.
정지현 이사님을 만나 마을로데이를 설명하고 궁금한 것을 여쭈었습니다.
동네에 택시가 많은 곳이 어디인지, 어떻게 택시기사를 만나면 좋을지 들었습니다.
“가스충전소가 택시가 많아요. 이 동네에 가스충전소는 세 개 정도 있어요. 바로선 병원 맞으편과 수유역에서 올라오는 곳, 의정부 고가다리 타기 전 유턴하자마자 있는 곳이 있어요. 새벽 서너 시와 오후 서너 시가 택시 교대시간이라 사람이 많아요. 홈플러스, 쌍문역, 신동아아파트, 한일병원에도 택시가 많죠.”
직접 지도까지 그려주시며 자세히 설명해주셨습니다.
개인택시와 서울택시의 비율이 어느 정도 되는지, 충전소마다 어떤 특성이 있는지 알려주셨습니다.
“수년 전 어느 여름에 한 대학교에 갔는데 총학생회에서 얼음물 나눠주는 행사를 한 적이 있어요. 작은 거였지만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복지관 선생님들은 모두 착하고 친절하니 택시기사가 더 좋아할 거예요.”
정지현 이사님과 이야기 나누니 어느 정도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잘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자문위원님, 고맙습니다.”
허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돌아왔습니다.
충전소 사장님 만나기
동네에 있는 가스충전소에서 택시기사를 만나기로 했으니 충전소를 미리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이틀로 나눠 총 네 곳의 충전소를 방문했습니다.
사장님이 안계시거나 처음부터 문전박대를 당한 곳도 있었고 친절하게 맞아준 곳도 있었습니다.
“방아골복지관이요? 저는 이 동네 오래 살아서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요. 좋은 일 하시네요. 오후에 택시가 많이 들어와요. 한 시간에 50대 정도는 올 거예요.”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가스 충전 동선도 설명해주시며 어디에서 활동하면 좋을지도 알려주셨습니다.
거절한 곳도 계셔서 속상하기도 했지만 선한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좋은 분에 집중하려 했습니다.
이벤트 준비하기
마을지향 전담팀에서 택시기사를 어떻게 만나면 좋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작은 마음을 나누기 위해 음료수와 뻥튀기 과자 중에 무엇을 나누면 좋을지 생각하다가
운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는 저렴한 뻥튀기를 나누기로 했습니다.
복지관 약도가 그려진 큰 종이컵에 뻥튀기를 가득 나눠드리며 인사하자고 했습니다.
택시기사가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약도가 필요했습니다.
기존에 복지관에서 쓰는 약도는 오래되기도 했고 너무 크게 그려져 사용하기 적절하지 않았습니다.
마을지향 전담팀에는 예쁘게 디자인을 할 수 있는 일꾼이 없었습니다.
행사 때마다 예쁜 포스터를 뚝딱 만들어내는 이세인 일꾼이 생각났습니다.
마을로데이를 설명하고 내가 생각하는 약도를 그리며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주말에 예쁜 약도를 만들어주셨습니다.
택시기사님이 지도를 잘 볼 수 있도록 하드보드지에 약도를 크게 뽑아 붙였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처럼 기분 좋은 글귀도 붙였습니다.
4인 1조로 20여 명의 일꾼이 4~5곳으로 나누어 택시기사를 만나기로 했습니다.
홍보 며칠 전부터 구체적으로 이벤트를 상상하며 계획했습니다.
이렇게 마을로데이 날이 조금씩 다가왔습니다.
나가자! 마을로!
드디어 기다리던 마을로데이입니다.
전 날부터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오전에만 조금 내린다고 하여 오후에 진행할 마을로데이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침부터 내리는 비의 기운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하늘은 어둡고 비는 많이 내렸습니다.
금방 그칠 비가 아니라는 동료들의 걱정이 이어졌습니다.
오전 내내 기상청 홈페이지를 살폈습니다.
작년에도 한 달에 두 번 진행하는 마을로데이 때마다 자주 비가 내려 활동을 미루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과감하게 날짜를 미루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일꾼들이 어렵게 맞춘 시간이 오늘 화요일 오후였고,
한 주 뒤에도 여러 회의가 있어 전체 일꾼이 모이기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청년활동가와 대학생 활동가까지 함께 하기로 해서 날짜를 미루면 인원이 많이 줄게 되었습니다.
오후 3시. 약속한 출발시간이 되었지만 여전히 비가 내렸습니다.
김희경 팀장님과 의논하여 한 시간을 연기해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한 시간을 미뤄도 참여가 가능한 일꾼이 대다수였습니다.
기적처럼 비가 멎었습니다.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도 전해졌나 봅니다. 대학생 활동가와 마지막 마무리 준비를 마쳤습니다.
나가자! 마을로! 이제 방아골 일꾼들이 마을로 나갑니다.
택시기사님과 만나는 즐거움
부득이하게 빠지는 일꾼이 있어 5개조에서 4개의 조로 줄였습니다.
| 장소 | 조장 | 조원 | 총원 | 컵 |
1조 | 충전소 1 | 김난미 | 이세인, 유동헌, 최봉준 | 4 | 45 |
2조 | 충전소 2 | 김희경 | 권대익, 김아인, 임선택 | 4 | 45 |
3조 | 쌍문역 | 홍주현 | 태다미, 박세홍, 황소리 | 4 | 30 |
4조 | 홈플·방학역 | 강나을 | 박은하, 오병근, 노우택 | 4 | 30 |
4개의 조가 40여 명이 넘는 택시기사를 만났으니 200명 가까이 되는 택시기사를 만난 셈입니다.
복지관 약도가 그려진 종이컵에 뻥튀기를 가득 담고 소식지를 쟁반삼아 인사했습니다.
거리에 택시가 없을 때는 직접 근처에 있는 택시회사에 찾아간 조도 있었습니다.
이미 복지관을 알고 있는 분도 있었고, 모르시는 분은 큰 약도를 보여드리며 복지관 위치를 설명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동네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각 조별의 분위기는 아래 글을 살펴보시면 됩니다.
306 | 마을로데이 택시기사님과의 만남 : 도봉LPG충전소편 | 김희경 | 16.05.12 | 16 | 0 | ||
305 | 마을로데이- 쌍문역에서 택시기사님들에게 홍보하기 [4] | 태다미 | 16.05.12 | 41 | 0 | ||
304 | 마을로데이! 택시기사님들을 만나다! | 강나을 | 16.05.11 | 40 | 0 |
302 | "한영충전소"에서 택시기사님 만난 이야기^^ [3] | 김난미 | 16.05.10 | 36 | 0 |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좋은 일 한다며 자판기 커피를 다섯 개나 뽑아 주시기도 하고,
약도를 회사 게시판에 붙여주시기도 했습니다.
“마을로데이를 하며 동네에 나가 사람을 만나니 오히려 제가 좋은 기운을 얻었어요.”
이렇게 일꾼들도 마을로 나가는 일이 즐겁고 의미 있었다 말하기도 했습니다.
복지관 일꾼도 택시기사도 우리 동네도 유익한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많은 택시 중에 적은 인원을 만났지만 우리의 마음이 도봉구 택시기사 분들에게 잘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방아골 복지관으로 가주세요~”
“아~ 방아골 복지관이요? 잘 알지요.”
다음에 택시를 탔을 때 근처 다른 곳을 말하지 않아도 바로 도착할 수 있을 때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고맙습니다.
1. 택시기사 만나는 활동을 조언해주신 삼촌과 정지현 이사님께 고맙습니다.
2. 함께 궁리하고 의견을 모은 마을지향 전담팀 김희경, 강나을, 김난미, 태다미, 김영희 일꾼에게 고맙습니다.
3. 복지관 약도 그려준 이세인 일꾼에게 고맙습니다.
4. 캠페인 물품을 함께 만들어준 노우택 사회복무요원에게 고맙습니다.
5. 홈페이지에 후기 기록해준 김희경, 태다미, 강나을, 김난미 일꾼에게 고맙습니다.
6. 마을로데이에서 신나게 활동했다며 힘을 보태준 강나을 일꾼에게 고맙습니다.
7. 활동을 할 수 있게 허락해주신 한영충전소와 E1 도봉충전소 사장님께 고맙습니다.
8. 반갑게 복지관 일꾼을 맞아준 200여명의 택시기사 분에게 고맙습니다.
첫댓글 이야기가 재미있습니다. 권대익 선생이 재미있게 사회사업하니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