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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매화 선수들이 일제히 달려옵니다. 그 뒤를 구례 산수유 선수들이 바짝 쫓고 있습니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녹차 위 매화꽃 만발(성연재 기자) |
매화와 산수유꽃들이 겨우내 갈고 닦은 실력을 한껏 뽐내며 마치 경주하듯 잇따라 꽃망울을 터뜨린다.
저 멀리 남쪽 끝에서 북녘의 수도권까지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은 도시 남녀들의 가슴에게도 한껏 바람을 불어넣는다.
자연계의 시계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째깍째깍 돌아간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뒷뜰의 구례 산수유(성연재 기자) |
도시의 인간들이 식사하고 잠자고 알람에 맞춰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연계에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시계가 돌아가고 있다.
하동 매화가 스타트를 끊은 게 언제라고 바로 윗동네 구례에서는 산수유가 한창 꽃을 피우며 내달린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산수 사랑께요 |
하지만 아직 하동의 매화 선수는 숨을 깔딱거릴 기미도, 쓰러질 기미도 보이질 않는다.
한창 주가를 올리며 관객 환호성 속에 달리고 있는 하동 매화 선수.
그러나 산수유 선수가 금세 나타나 바통을 달라며 야단이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압도적인 쌍계사 영모전 산수유 |
올해 광양 매화선수는 유난히 늦어 관람객들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아무튼 올해는 희한한 해다. 대략 2주 차이를 두고 산수유가 달리기를 시작하건만 올봄은 유난히 산수유가 빨리 내달린다.
이 때문에 꿀벌들이 더 바빠졌다.
1초에 무려 300번이나 날갯짓하는 꿀벌 선수들은 양쪽을 오가며 꿀을 모으는 데 정신이 없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구례 산수유 (구례=연합뉴스) |
산수유 꽃의 운동장은 구례 상위마을과 반곡마을 등.
돌담 사이를 돌아가며 온통 노란색 투성이인 마을을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다른 산수유들이 구례에 모여 운동회를 벌이는 동안 홀로 갈라쇼를 하듯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산수유 한 그루가 있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구례 산수유 이번주는 하동 매화 다음 구례 산수유 차례다. 구례 상위마을과 현천마을은 돌담길과 어우러진 산수유 풍경이 예술이다. |
바로 경남 하동의 쌍계사 영모전(永摹殿) 위에 자리잡은 고목 산수유.
구례의 고만고만한 선수들에게 '가만 있으라'고 말하는 듯 영모전 기와 위에서 아래를 지긋이 굽어보고 있다.
주말에 가볼 만한 곳: 하동 매화 다음엔 구례 산수유가 활짝 폈다. 쌍계사 영모전 지붕 위로 산수유가 화려한 갈라쇼를 벌이고 있다. |
사람 눈높이에만 익숙한 관람객들이 이처럼 높다랗게 자리잡은 나무를 찾기란 그리 만만치 않다.
다들 화려한 매화에 빠져 있지만 말고 쌍계사 한 쪽에서 고고한 갈라쇼를 펼치는 이 산수유의 여왕도 한번 찾아보자.
품격 높은 멋에 흠뻑 빠지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갈수록 봄이 짧아지는 느낌이다.
이런 추세라면 금세 여름이 올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봄맞이하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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