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3조 원 싸들고 한국 왔다”…
중국 독점 깬 고려아연의 ‘결정적 한 방’
중국, 갈륨 98.7% 독점
미국, 자체 공급망 구축 선언
고려아연과 수조 원 프로젝트
미국-고려아연, 중국 갈륨 독점에 대응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정부가 고려아연과 손잡고
중국의 핵심 광물 독점에 정면 대응한다.
JD 밴스 부통령이 “중국의 갈륨 시장 통제로
전략적 투자가 왜곡됐다”며
자체 공급망 구축을 선언한 가운데,
한국 기업 고려아연이 수조 원 규모 프로젝트의
실행 주체로 낙점됐다.
반도체·국방·에너지 산업을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한국이 최전선에 선 셈이다.
중국이 쥔 98.7%의 공포
미중 핵심광물 갈등 / 출처 : 연합뉴스
2024년 전 세계 갈륨 생산량 762톤 중
98.7%가 중국산이다.
갈륨은 반도체, 태양광 패널, 고성능 통신장비, 레이저, LED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소 광물이지만,
단일 국가의 압도적 독점으로 공급망이 극도로 취약한 상태다.
한국 역시 갈륨 수입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부터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2024년 말에는 미국으로의 수출을 전면 차단했다.
그 결과 갈륨 가격은 2년 만에 4배 폭등했다.
미국 정부는 이를 “경제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자국 내 생산 기반 구축에 나섰다.
왜 고려아연인가
갈륨 합금 조형물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고려아연과 합작법인
‘크루서블(Crucible)’을 설립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크루서블은 테네시주에
미국 내 첫 갈륨 생산 시설을 건설하며,
다양한 핵심 광물과 비철금속을 생산해
2030년부터 가동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아연이 선택된 결정적 이유는
3개국(한국·미국·호주) 제련소 네트워크와
폐자원 재활용 기술력이다.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제련소에 쌓인 폐기물을
중간재 원료로 활용하면 원료 비용을 낮추면서도
숙련 인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고려아연은 국내에서도 2027년까지 560억 원을 투자해
온산 제련소에 갈륨 회수 공정을 신설하고,
2018년부터 연간 15.5톤의 갈륨을 생산 중이다.
갈륨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연간 16톤 이상의
인듐도 확보할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
한국의 기회이자 위험
질화갈륨 전력반도체 /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은 55개국 자원 동맹 ‘포지
(PRSG, Minerals Security Partnership)’를
출범시켰고, 한국이 초대 의장국을 맡았다.
포지의 핵심은 가격 안정화다.
중국이 가격 덤핑으로 신규 공급망을 무력화하려 해도
일정 가격 이상 구매를 보장해 투자 안정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프로젝트 볼보’를 통해
12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전략 비축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가장 큰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통관 지연, 행정 조사 등
비공식 보복 수단에 익숙하며,
과거 사드 배치 당시처럼 특정 산업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이 갈륨 외에도 안티몬(군수산업),
흑연(전기차 배터리), 희토류(레이더·미사일) 등을
패키지로 무기화하면 한국 제조업은
복합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갈륨이 쓰인 반도체 회로기판 / 출처 : 연합뉴스
업계 일각에서는
“원료 확보 단계부터 중국 자본이 선점한
아프리카·남미 광산 문제가 남아 있다”며
“공장을 지어도 정광 공급이 막히면
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정부는 반도체 특별회계 2조 원 신설,
AI 반도체 1조 원 지원 등을 추진 중이지만,
광물 공급 다변화와 전략 비축 확대가 병행되지 않으면
미국 동맹 강화가 오히려 중국 보복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려아연의 테네시 프로젝트는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제련소 건설을 넘어 미국 중심의
‘자원판 나토’ 실무 거점이 된다.
한국이 광물 전쟁의 중재자가 아닌
당사자로 부상한 만큼,
기술력과 외교력을 동시에 발휘해야 하는
장기전이 본격화 되고 있다
리포테라 정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