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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 규모의 법무법인 송무직에 지원하려다가 제 스펙이 너무 부족한 것 같아 일반기업 사무직으로
수정하려는 자소서입니다. 분대장 경험이나 알바 경험은 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제외했구요.
더 수정하기 전에 평가 받아보려구요.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법무, 총무직 (惡을 품되, 忍을 행하라.) |
忍 - 마음에 칼을 품어라.
지난 번 진중권 씨의 발언으로 논란이 된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라는 단어를 기억하십니까. 중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저는 그런 말이 어울리는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에게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고등학교 수업시간, 박장수 선생님께서는 ‘참을 인’의 뜻풀이를 해주시며, ‘마음에 칼을 품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말을 잊을까봐 바로 국어책에 적어놓고는 몇 번을 되뇌었습니다. 마음 약하고 착하다는 소리만 듣던 홍정호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그 이후로 무슨 일이든 악착같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 반이 지나고 수능 발표 날, 저는 100점 가까이 점수를 올려 선생님들과 친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드라마처럼 명문대를 간 것은 아니지만, 놀라움과 축하를 받는 순간에 ‘나도 바뀔 수 있고, 더 발전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별난 질문을 하는 학생 - 국가배상법 in 주몽
대학재학 중에는 종종 기발한 질문으로 교수님을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교수님께서 국가배상법 제2조의 요건을 설명하신 후였습니다. 드라마에서의 한 장면과 대조가 된다고 생각한 저는 바로 질문을 드렸습니다. 금와왕 몰래 한 대신이 주몽의 아버지를 감옥에 가둬놓은 것이 밝혀지는 장면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교수님, 국가배상법 제2조의 요건과 이 장면을 대조해 보면 한 대신(공무원)이 권력유지를 위해, 금와왕이 반대할 것을 알고 몰래 그를 감옥에 가둔 것을(고의·과실+법령위반+직무행위) 주몽(타인에게 손해)이 알게 되었다면 직계비속으로써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라는 장황한 질문이었습니다. 비록 제 질문은 교수님의 한 마디에 깔끔하게 정리되었지만, 그렇게 법적 개념과 요건을 점검하고 응용하는 과정에서 교수님도 열의를 느끼셨는지 종강하실 때 1등상이라며 행정법 판례집을 선물해 주셨습니다.
텃밭에서 배운 아버지의 교훈
거듭되는 공무원 시험의 실패로 조급해하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집에서 시험 일정을 확인하던 저에게 아버지께서 같이 텃밭에 배추씨를 심으러 가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지방직 9급 채용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함께 하길 원하시는 아버지의 말을 거절할 수는 없어 밭으로 따라가게 되었습니다. 가져갈 채소를 뽑고, 새로 뿌릴 씨를 심으시면서 아버지는 넌지시 말을 건네셨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급하다고 마음만 졸여서 되겠냐. 농사하는 거 봐봐. 씨 뿌리고, 중간쯤 자라기 시작하면 솎아주고, 일을 할 땐 그렇게 다 자랄 때까지 참아가면서 순서대로 차근차근 해야 하는거야.’라고 말씀하시며 그동안의 제 행동을 나무라셨습니다.
비록 짧은 말씀이었지만, 수험이라는 경쟁의 틀에서 합격이라는 성과를 내지 못해 옹졸하게 굴던 제 모습을 반성함과 동시에 아버지의 따뜻함을 깨달은 시간이었습니다.
지원동기
몇 달 전 운전자 A씨가 폭주족 B씨를 막기 위해 자신의 차를 부딪혀 큰 사고를 막았지만 오히려 A씨가 교통사고 가해자가 되어버렸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도 불합리한 일이지만 법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부조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이유는 폭주족을 막았던 운전자 A씨의 의로운 행위에 대한 신뢰성 및 자신의 차를 희생시킨 손해와 폭주족을 막지 못했을 경우의 잠재적 손해의 이익형량를 고려하지 못한 부당한 결과였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지면 법률을 통해 자신도 모르게 가해자가 되거나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런 피해를 입는 경우 일반인들이 스스로 대응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실제로 대학 동기의 아버지께서 부동산 사기를 당하셨다는 전화를 받고, 같이 해결책을 알아본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보상은 받을 수 없었지만, 친구의 ‘고맙다’는 한 마디에 저의 사소한 도움조차도 힘이 되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비록 전문성은 부족하지만, 저에게 ‘법무법인 승’에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귀사의 상호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억울한 피해를 당하신 분들이 법정에서 ‘승소’할 수 있도록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변변한 법무 자격증도 없이 업무를 잘 보겠는가?
만약 면접에서 이런 질문을 하신다면 제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에겐 타고난 노력가 기질이 있습니다. 대학을 입학할 당시 저는 꼴찌에서 3번째였지만, 후배들에게 '노숙자 형'이란 소리를 들을 정도로 도서관에서 지내면서 복학 이후 매학기 성적 장학금을 받았습니다.
이런 저에게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첫 월급을 받는 즉시 중앙법률사무교육원이나 로앤비 등에서 지원하는 법무사무원 교육을 통해 귀사에 도움이 되는 사원이 되겠습니다.
끝으로 저에게 작은 꿈이 있다면 10년 혹은 20년 후 시간이 지나고 제가 처리했던 일들을 노트에 조금씩 정리해 판례집을 만들어 법률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첫댓글 '취업방정식'이라는 네이버 까페에서 자소서 작성 특강해요 ~도움받으세요 ㅋ
자소서가 전반적으로 정적이고 감성에 치우치는 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그리고 자소서 검토는 대부분 인사실무자가 하는데 너무 법률문장의 냄새를 풍기시는 것 같기도 하구요. 법무직에 지원하는 자소서로 남겨두시고 수정하세요. 그리고 일반사무직으로 지원하실 때는 다른 스타일로 새로 쓰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원하는 직무는 특정하시는게 좋겠죠. 법학전공이신듯 한데 회계,재무쪽은 힘드실테니 인사,노무쪽을 좀 더 알아보세요. 총무직은 경력 쌓는데 별 도움이 안됩니다.
경력이 없는 사람은 사람냄새 나게 쓰라고 해서 수정한 건데 이것도 아닌 모양이군요.
글에 진솔함은 많이 묻어납니다. 다만, 긍정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게 더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죠. 듣보잡, 실패, 국가보안법,교통사고 이야기 등 자소서의 분위기가 상당히 어둡다는 인상을 많이 받았거든요. 기업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고 무난한 가치관을 갖은 사람을 필요로 하거든요.똑같은 스토리이더라도 어휘나 부정표현을 긍정적인 표현으로 바꾸면 글에서 풍길 수 있는 이미지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서류전형의 자소서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이런 사람임을 나타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소의 연출도 필요하겠지만,
글쓰신 분의 자소서를 보면 진심은 충분히 전달되고 있으니 조금만 더 수정해보세요. 그리고 위에 말씀드린대로 업종에 따라서 다른 자소서를 내보시구요. 건설이나 철강쪽에서도 법학전공 TO가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아 그런 뜻이군요. 감사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