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담장에 넝쿨장미가 빨갛게 피어나 눈길을 끈다.
장미꽃이 예쁘긴 하지만
산골에서 자란 촌놈이라 그런가
호박꽃, 오이꽃, 무우꽃, 배추꽃, 박꽃....
이런 꽃들이 더욱 정감이 간다.
주말에 시골을 다녀오면서 길가 밭에
감자꽃이 피기 시작한 게 눈에 띄어
차를 세우고 한참을 밭가에 앉아 바라 보았다.
여름에 감자를 캐서 곳간 한켠에 쌓아놓고
옥수수 찌고 감자 삶아 한 끼 식사로 때우기도 하고
감자넣은 보리밥에 나물 넣어 비벼먹고
소 여물 끓인 아궁이 잔불에 감자 몇 알 넣었다가
두 손 시커멓게 까먹기도 하고
도랑가 독에다가 썩혀서 감자떡도 해먹고
감자 수제비에, 감자전, 감자조림, 감자볶음....
강원도 사람에게 감자는 그야말로 반 주식이었다.
지금도 밥에 감자가 섞여 있거나
작은 감자를 졸인 반찬이 나오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감자꽃은 흰색과 자주색 두 가지가 있는데
자주색 꽃이 피는 것은 감자색깔도 고구마 비슷한 자주색이다.
속을 잘라도 약간 자주빛이 섞여 있다.
그의 고향 충주 탄금대에 노래비가 세워져있는
항일시인 권태응의 '감자꽃'이라는 동시가 있다.
일제에 대한 저항의식을 노래했다지만
나에겐
촌에서 자란 촌놈이
촌놈인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말처럼 들린다.
감자꽃
권태응 시
백창우 곡
자주꽃 핀 건
자주 감자
파보나 마나
자주 감자.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파보나 마나
하얀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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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자가 풍년이랍니다 농민들의 시름이 겹다는데 많이들 드세요
감자 좋죠 감자를 갈아서 밀가루와 섞어서 맛사지 하면 미백효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감자꽃이 참 예쁘네!!!
강원도 가는 길 가에 하얀 감자꽃이 많이 피어있는 정경이 생각나네요. 하얀 감자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