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구례군 토지면에 자리한 운조루 고택은 조선 영조 52년(1776년)에 삼수 부사를 지낸 류이주가 지은 99칸의 대저택으로, 조선 후기 양반가옥의 전형을 보여주는 국가 민속문화재 제8호입니다.
이곳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남한 3대 길지 중 하나인 '금환락지'에 위치하며, 배산임수의 지형적 아름다움과 함께 전통 건축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 구례 운조루 고택 전경
ⓒ 임세웅
운조루 고택은 봄이 되면 장독대 옆에 피어나는 하얀 목련으로 더욱 빛이 납니다. 청아한 자태를 뽐내는 목련은 고택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이 목련은 단순한 꽃 그 이상으로, 운조루 고택의 며느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어린 나이에 시집와서 겪었던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하얀 목련은 그녀들에게 마음의 위안이 되어주었습니다.
▲ 운조루 고택에 핀 하얀목련
ⓒ 임세웅
현재 운조루 고택을 지키고 계신 9대 종부 할머니는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등 질곡의 역사를 지나며 운조루를 70년 가까이 지켜온 인물입니다. 그녀는 운조루에서 가난한 이웃을 위해 쌀을 나눠주는 '타인능해' 정신을 이어받아, 어려운 시기에도 나눔과 배려를 실천했습니다. 또한, 집안 굴뚝을 낮게 만들어 밥 짓는 연기가 멀리 퍼지지 않게 함으로써 끼니를 거르는 이웃들에게 소외감을 주지 않도록 배려하는 전통을 유지했습니다.
운조루의 하얀 목련은 단순히 봄날의 아름다움을 넘어, 며느리들이 견뎌온 세월과 마음속 위로를 상징합니다. 그녀는 운조루에서 겪었던 시집살이를 회상하며, 목련이 피어나는 봄날마다 그 꽃을 바라보며 힘을 얻었을 것입니다. 목련은 그녀들에게 자연이 주는 치유와 희망이었습니다.
▲ 운조루 고택에 핀 하얀목련
ⓒ 임세웅
구례 운조루 고택과 그곳에 핀 하얀 목련은 단순히 역사적 건축물이나 자연경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종부 할머니의 삶과 희생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특별한 유산입니다.
첫댓글 하얀 목련이 필때면...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목련꽃의 아름다움에 취해봅니다.
고택에 목련 잘 어울리네요. 종가집 며느리의 마을을 달래줄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