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 2 월 20 일 금요일 흐리다 갬
선식이 떨어졌는데 마침 선식을 주문해주신 분이 있어 우리도 먹을 겸
며칠동안 잘 쪄서 말린 선식 재료들을 가마솥에 볶기로 하였다.
현미와 약콩 땅콩 밀 옥수수 검정깨 등 이외에도 더 준비된 재료들로 ~
요즘은 방앗간에 가져가 부탁만 하면 돌아가는 기계로 품삯만 주면 다 볶아주는데
풀천지와 풀향기 아내는 무엇하러 악착같이 고생을 자처하는 것일까 ?
볶을 때마다 마른행주로 혹시 까맣게 탈지 모를 찌꺼기를
뜨거운 열기 무릅쓰고 재빨리 닦아내면서 ~
잘 볶아졌나 안 볶아졌나 수시로 집어먹어 보다가 혓바닥도 태워가며 ~
옆에서 불조절 하며 불때고 있는 풀천지를 부려먹어 보다가
풀천지에게 재잘거리는 재미로 뜨거움을 잊는다...^^
차라리 방앗간에 맡기는게 품삯을 따지면 훨씬 효율적이지만
가스로 볶는것 보다 장작불을 이용하여 가마솥으로 정성을 다하여 볶게 되면
나무의 파동이 그대로 전달 되어 훨씬 더 맛도 좋고
믿어주고 부탁하신 분께 안심할수 있도록 청결을 최우선으로 치기 때문이다.
칼슘의 왕 멸치랑 다시마랑도 섞어본다.
약간은 비릿한 멸치를 깨소금같은 고소한 멸치로 잘 볶아서
풀천지 선식만 먹어도 한끼 대용이 될 수 있도록 영양에도 만전을 기해본다.
내일은 반가운 손님들이 오시는 날이니 바베큐 구이를 준비해 본다.
날씨가 흐리고 혹시 얼게 되면 물이 잘 빠지지 않으므로
밑에서 적당히 불을 때어 혹시라도 어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본다.
과연 따스한 햇볕 대신 따스한 불볕이 고기 속에 스민 물을 똑똑똑 불러내어 떨어뜨려 준다.
풀천지는 선식 만드는 재료들을 다 볶을때까지
재료의 성질에 따라 풀향기 아내의 주문대로 불 세기를 조절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서도 ~
하우스에 널어둔 고기들을 따뜻하게 하랴
재홍이가 선물할 소품들을 다듬고 있는데 모닥풀 피워 춥지않게 해주랴
풀천지가 하루종일 불천지가 되어본다...^^
며칠동안 이것저것 만들며 남은 소나무 조각들을 시간이 나는대로
여러가지 소품들을 만들려고 땔감으로 쓰지 않고 남겨두었다.
무엇이든 쓰임새에 따라 가치가 결정되는 법이다.
오후 나절 너무도 반가운 가족에게 내일 방문 소식을 알려오는 전화가 온다.
미리 약속이 되어있는 하정이네 가족과 함께하게 되어 더욱 즐거울수도 있겠다.
두 가족 모두 딸 둘에 아들 하나이니 서로 만나면 더 반가울 수밖에...^^
선식일을 끝내놓고 풀향기 아내와 함께 영주로 나가 필요한걸 사면서
늘어난 인원수에 맞추어 닭다리를 더 사왔다.
이미 한 가족같은 사이인지라 풀향기 아내도 신이 나서 피곤함을 잊는다.
내일은 또 멀티쿡 바베큐 구이가 오랫만의 반가움들을
멋지게 대접해 줄것이다.
파인애플과 바나나도 함께 구워 곁들여 상쾌한 맛을 더하며 마음껏 유쾌함을 더하게 될것이다.
재홍이가 애를 써서 선물용 목침을 보기 좋게 잘 만들어 놓았다.
무슨 일이던 자꾸 해보면 점점 나아지는 법이다.
점점 나아지는 작은 성취속에서 작은 만족과 작은 즐거움을 느낄수 있다면
그또한 작은 행복들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돈주고 산 어떤것 보다 하루종일 먼지 마시며 정성을 들인 소나무 소품들이
내일 정겨운 만남들을 따뜻하게 감싸줄 것이다.
늦은 밤 포근한 그리움들에 먼저 취해본다...^^
첫댓글 작은 불편함이 큰 정성으로 다가옵니다..........ㅎㅎㅎ 고기말린다고 불때는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 없구나아아아아아,,,
바비큐용 고기는 물에 한나절 담가서 핏물을 배고...양념 후에는 비닐봉지에 싸서 서너시간 숙성을 시켜야..
풀향기님은 못하시는것이 없는것 같아요....^^ 풀천지님은 복이 터지신게죠.....ㅎㅎ
정다움과 애잔함이 맞물리는 시간들이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