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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井底之蛙 -
-1부-
"알로우!
"형님 어디세요?
"어! 막내구나. 공항 가는데 사이공 다리 건넜다."
"엥! 벌시로, 저도 곧 뒤따라 갈께여"
"오케이 공항에서 보자."
'달랏' 해발 1500메타 이상 되는 고산(高山)지대 차밭과 많은 커피가 생산되는 지역이다.
아열대 나라에 어울리지 않게 아름드리 소나무가 무성하고 년 중 기온이 18~28도 아주 살기 좋은 곳. 이곳에서 150명이 넘은 교민들이 이틀에 걸쳐서 놀이 겸 친목도 다지도록 골프 대회를 마련했다는 주최 측 설명이다. 주최 측에서 행님 바람 쏘이러 가자고 자꾸만 바람을 넣어서 골프 치러 (놀멘놀멘)가는 길이다.
집이 먼 사람이 일찍 오게 되어있듯이. 한적한 공항에서 관계자를 찾으니 카톤 박스를 북 찢어서 만든 플래카드를 들고 있는 것이 어째 준비가 부실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항공 예약 티켓을 찾는데 금방 표가 났다. 그 많은 인원들 티켓을 알파벳 순서도 아닌 예약 순으로 해 놓았고. 가방에 걸어야 한다는 이름표도 각자 찾아서 달라니. 이른 새벽부터 이국땅 공항이 한글이 사방으로 난무하는 주최 측 성토장이 되어 버렸다.
돋보기까지 쓰고 내 티켓을 한참을 찾아 카운터에 가서 탑승수속을 하려는데 당신 비행기 티켓은 없다는 것이다. 아니 이 무슨 6.25. 내 티켓이 없다니 그럼 이건 뭔데? 당신이 들고 온 것은 내일. 그러니까 고산지대에서 돌아오는 티켓이란다. 이런 젠장 맞을 다시 백을 가지고 북새통 관계자가 있는 곳으로 가서 확인 부탁했더니, 관계자가 함께 가자고 하더니 여기저기 한참을 돌아 티켓을 구해준다. 남은 탑승시간 25분 이것들이 논네 아침부터 뜀박질을 시켜야.
아침도 안먹고 뛰었지만 비행기는 탔으니 되었고, 이걸로 오늘 일진 사나운 것 액땜 해버렸으면 했는데 그게 나만의 바램이라는 것은 나중에사 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호텔로 갔는데 여기서 또 한 번 김세는 소리를 듣는다. 방을 배정 받는데 나하고 몇 사람은 좀 기다리시란다 한참을 기다리다 오후 골프 라운드 시간 때문에 다시 물었더니. 호텔 측에서 하는말이 '지금은 빈방이 없다'네 그럼 옷은 어디서 갈아입느냐고 물었더니 저기 화장실가서 갈아입으란다.
아침도 안먹고 뛰어다니게 하더니 명찰을 보고 매니저라는 놈을 잡아냈다 "에헤 라이 썩을 놈들아 방이 부족하면 가까운 아래층 방 하나를 비워놓고 거기서라도 갈아입게 해 줘야지. 화장실가서 갈아입으라니 손님보고 이게 뭔 짓거리냐? 이러고도 별이 ****개 라고 자랑 할래? 저 똥별 모조리 떼어내어라~ 어여 떼내~ 이런 상려리~%&^ #&* / 그 생각은 미처 못 했다고"쏘리 베리 쏘리" 이런 밥통들을 그런 머리로 어케 매니저란 명찰은 달았냐? 꽉 모조리 가마솥에 넣고 쏘가리탕 끓여 버릴 수도 읎고 흐미! 오늘 일진이 왜 이러냐. 별수 없이 아침에 통화 한(운 좋게 방 배정받은)막내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기다리는 임은 아니 오시고 빚쟁이만 온다지' / 좋은 일은 발톱 깍듯하고 재섭는 일은 손톱 깍듯 한다던가. 팀이 모두 모여야 출발을 시키는데 우리 팀만 두 사람이 안 보이는 것이다. 처음 온 골프장이라서 배정된 홀이라도 좀 일찍 가서 주변 분위기에 적응 해야 하는데 두 사람이 제일 늦게 오는 통에 배정된 홀로 허겁지겁 가보니. 벌써 뒤 팀이 한 홀을 마치고 우리가 배정된 홀에서 우릴 기다리고 이었다.
쳐다보는 눈빛들이 준비성 없고 매너 하나 없는 밥통들 쳐다보듯 한다. 이건 내 스타일이 전혀 아닌데 오늘 어쩌다 이런 진상들을 만났는지. 이제 허겁지겁 나가는데 엎친 데 덮친다 더니 산악지대라서 그린은 안보이고 큰 대회라서 부족한 캐디를 아르바이트 초보를 급조해서 언덕 넘어 무엇이 있는지도 모르고 남의 골프채를 뽑아다 주질 않나. 오비지역으로 간 볼도 괜찮다고 해서 가보니 오비 지역이라 150야드를 뛰어 되돌아와 다시 티샷. 또 오비 (벙커샷....캐디가 쎈드를 가져왔는데 남의 채다. 백은 저 언덕 너머에 있고~돈다 돌아~)
여기서 진상 우리 팀 면면을 함 보자. 늦게 온 두 사람은 30대~40대 전반 젊은이 들이고 한분은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분이신데 회사 전무님이라고 명함을 터~억 내미신다 말씀도 참 점잖어, 어허! 오늘 배울 것이 많겠다. 회사 전무님이시고 나보다 연배이시니. 요렇게 생각하고 깍듯이 선배님 대접을 해드렸는데. 이게 3번째 홀에서 바닥이 났다.
홀 파3 난 홀컵 2야드 온 / 젊은이 둘 중 하나는 벙커 / 등치 남산만 한 친구는 그린오버/ 전무님도 그린을 조금 넘겼다. 그래도 핸디가 젤 낮고 아직은 먼 곳 잘 보는 내가 모조리 공을 찾아 주면서 진행을 좀 더 빠르게 유도하는데. 전무님 공을 찾아보니 엣지와 러프 경계에 있어서 '여기 있다'고 알려드렸고. 담엔 더 멀리 넘어간 젊은이 볼을 찾아주고 돌아와 보니 전무님 볼이 홀컵 쪽으로 60쎈치 정도 전진해 있었다. 엥! 이게 어케된겨~ 한번 질 퍽 했나? 분명 긴 러프에 걸린 볼이 였는데 퍼터도 가능한 지역으로 와부렀어야.
나중에 조용히 캐디에게 물으니 전무님이 발로 차버린 것이란다. 거기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하네. 그럼 저분은 채가 16개가 넘나보내 기본 골프채 14개에 양발과 양손을 모두 사용 한다시니~ 허허. 그 담부터 전무님 행동을 유심히 보게되었느데 그것은 케디말이 도저히 전무님 인상과 매치가 안되서다.
오래가지도 않아 확인이 되었다. 케디말이 옳다는 것이 다음 홀 전무님이 친볼이 슬라이스가 나서 숲으로 들어갔고 내공도 우측으로 갔기에 함께가며 거리 짧은 전무님 볼을 찾으니 고약하게도 나무 뒤에 있다. 도저히 바로 칠수가 없어서 좌로 빼겠지하고 보고있으니 나무 뒤에 있는 공을 당연히(?)완전히 밖으로 꺼내 놓고 친다. '어! 놀래라' 그다음 홀에서는 전무님볼이 러프로 떨어졌는데 러프가 헤비러프 수준으로 엄청 억세다. 거기에 박힌 볼은 어찌치시나 봤더니 공을 꺼내시더니 러프위로 다소곳이 올려놓고 치신다. 골프 15년에 별걸다 보는구나 나중엔 이걸 안 보려고 저 멀리로 돌아다녔다.
차고, 던지고, 꺼내고, 이게 야구냐? 축구냐? 하키냐? 보는 내가 부끄러워서 당최 내 얼굴에 모닥불을 엎질른 것처럼 화끈거린다. 베트남 캐디 애들이 한국 사람들을 뭐라고 할까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강물을 흐린다더니 "전무님? 저 양반 '똥 싸는 소리만 요란했지 개먹을 것도 없다'더니. 이 영감님은 무늬만 전무여. 어휴! 늙은 저 화상을 어째야 쓰가 이 그냥 풍광 좋은 명당자리 여기 소나무 숲 어디쯤에 묻어 마러.
이제 부터는 어디로 쳐야 하는지 모르겠다. 캐디도 모르고 또 캐디가 공도 못 찾으니 내가치고 내가 찾아야 한다. 스코어 카드에 홀 모양을 그려 놓던가 아니면, 티그라운드 옆 야드 표시 돌에라도 그린까지의 모양을 그려 놓아야 할 텐데 두 가지 다 아무 곳에도 홀 안내가 없다. 이런 우라질 이런게 100년 전통의 골프장이냐.
상황이 이러니 모두가 공 엄청 잊어먹었다. 내가 18홀 공8개 분실해 보기는 골프 15년에 처음이다. 이래저래 뚜껑이 열리려고 하는데 비가 왔다 다른 캐디들은 비닐 커버를 꺼내서 백을 감싸고. 또 비옷을 꺼내 입는데 내 캐디는 커버도 없고 비옷도 없다. 처음 백을 끌고 올 때도 수동카트가 중간이 헐렁해서 자주 꺾이기에 바꾸라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더니 가다가 백을 매번 떨어뜨린다. 그리고 자기 비 맞으면 감기 걸린다고 우산을 씌워 달란다 여기서 폭발하고 말았다.
"야! 이놈아 내 골프 15년에 이렇게 더러운 골프 첨 쳐 본다" (물론 한국말로~ 모두 조용)성깔 같아서는 모조리 귓 방망이를 오소리 개 뺨치듯 해 버리고 싶었지만 소리를 꽥 지르고보니 내 캐디가 약하긴 하다 멍청한 것은 멍청한 것이고 -우산을 줘 버렸다.
"이놈아, 아나 우산 여기있다 우산 네놈이 쓰고 다녀라. 골프도 네놈이 칠래? 채 주랴?
이렇게 어찌 18홀이 끝났다 빨리 끝나기를 바란 것은 골프 15년에 처음이다. 다행이 불상사 없이 라운드는 끝나고 라커룸으로 가는데 영감님 캐디가 나를 붙잡는다. 참고로 내 캐디는 진상이었지만 영감님 캐디는 대학생이고 열심히 하는 작은 여자 아이 였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멈짓멈짓 하는 소리가 저 할아버지가 커피 값 한 푼도 안주었다는 것이다.
아니 그렇게 발로차고 손으로 꺼내고 스코어 조작 열심히 하신분이 캐디 팁을 한 푼도 안주었다고?
하이고! 저 늙은이를 죽여 살려 마지막까지 속을 썩이는군 저런 영감은 가오리가 되도록 맞아야 하는 데 그나저나 90개 넘게 친 나 이제 좀 쉬자. 그런데 '계집 때린 날 장모 온다더니' 오늘 따라 마지막까지 왜 이리 꼬이냐 속담에 강산은 옮길 수 있지만 사람 본성은 고치기 어렵다 했기에 저 진상하고는 두 번 다시 대면하고 싶지 않다 마는, 캐디 어린 너를 봐서 또 나 또한 한국 사람이기에 한번 만 더 보자.
"전무님 잊으셨어요 캐디팁요? 내가 이렇게 물었으면 당연히
"어! 그래 잊었군 그래.” 이럴 줄 알았는데 전무님 반응이.
"주최 측에서 주었다고 해서” 주최 측에서 준건 그건 캐디 피고요. 캐디 팁은 모두가 조금씩 주잖아요. 베트남에서 골프 여러 번 치셨다면서요?" 그 나이에 바나난지 고춘지 분간은 하시나? 어느 때 지퍼를 내리고 올려야 하는지는 아느냐고? 가만 보니 이 영감이래 상습적이네 내가 이순(耳順)다 되었기로 다행인줄 아셔 이렇게 궁시렁 거리는데 영감 캐디가 나에게 다가와 고맙다 한다.
"아니다 아이야 내가 다 미안하다.
너랑 나랑 오늘 일진이 아주 안 좋구나.
학생 이라면서. 건강하고 공부 잘 하거라"
-2부-
어제 동반자 잘못 만나서 꿀꿀한 기분에 폭탄주 몇잔 마시고 자려고 했는데 호텔 야외 식당에서 파티가 얼마나 날씨가 선선하고 좋아서 거푸 몇잔을 더 마셨다. 호텔에 와서 배정된 룸메이트 한잔 술 하던 친구라 또 둘이 앉아서 이제는 고인이된 "하얀 전쟁 & 머나먼 송바강" 촬영을 나와함께 일했던 아우 얘기로 늦은밤 냉장고 맥주를 바닥을보았다. 그리고 어제에 이어서 맞이한 아침 라운드다.
오늘 대진표를 보니 어제의 동반자를 모조리 바꾸어서 조를 짜놓았다. 나는 1번 홀 제일 마지막 조다. 이 대회가 PGA 라면 우승자가 나올 확률이 높은 팀. 즉 카메라 세례를 제일 많이받은 팀이다. 1번 홀은 라커룸에서 제일 가깝고 배정된 홀로 움직이지 않아서도 좋고 -여러 가지로 편리하다 동반자들 핸디를 보니 7 ~9 ~11~잘치는 분들이시다. "밥 먹고 골프만 쳤냐" 소리를 들을 자격이 충분히 있는 골퍼들......
어허! 오늘은 배울 것이 많겠다. (또 방정)좋은 기분에 발걸음도 가볍게 백을 찾아 배정받은 캐디를 만나보니 오늘은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골프장에 근무하는 진짜(?)캐디다. 오예! 오늘은 일진이 괜찮군. 어제 진상 만나서 고생한 보답인감 하고 서리. 1번 홀로 캐디와 함께 가는데 어제 그 진상 노인네가 반갑다고 인사를 한다. 그리고서 전혀 듣고 싶지 않은 소리까지.
"오늘도 함께 하시겠습니다"
엥! 함께 라니...저 진상 논네 핸디가 18개라고 했는데.
그 정도 실력가지고 어찌하여 1번 홀 우리 팀에 배정을?
바로 주최측에 확인결과 사연은 이렇다. 오늘 팀을 짤 때 전날 동반자를 모조리 바꿔 버린 것은 맞는데. 이 영감은 전날 스코어 카드를 어찌어찌(?)하여 150명 골퍼 중에 핸디 대비 제일 언더를 많이 친 사람으로 둔갑 1조 마지막 팀에 오시게 된 것이란다. 그래서 신청한 핸디도 18개인데 11개로 줄었고
(발로차고 손으로 던진고 골프채 18개(기존 14개 + 두손 두발 = 18개)로 친 효과를 본게다)
'아이구야~ 세상에 이런 고약한 악연도 있구나~
하느님은 골프도 안치시나~ 꿈이라면 차라리~'
전날은 신청한 핸디를 조정하는 참고용 연습 라운드였고 실지는 오늘 인걸 모르고. 눈네가 어제 스코어 조작을 한 것이다. '약은 고양이 밤눈 어둡다'더니. 딱 이 영감을 두고 하는 소리군 그랴, '인과응보, 자업자득,' 1조 마지막 팀 핸디 7~8 개인 선수들 팀에 끼인 짤순이 영감신세.(짤순이 : 드라이버 거리가 짧은 이를 이르는 골프 용어)
그나저나 저 화상을 또 만났으니 오늘 또 어찌해야 하나, 와! 돌겠네~식당에 가서 물 한잔 마셔 마음을 진정시키고 어제 볼을 너무 많이 분실햇기로 볼 한 줄 사들고 나와 보니. 내 캐디가 바뀌었네. 골프장에 근무하는, 나에게 배정된 전문 캐디는 앞 팀으로 가고. 또 아르바이트 아이가 내 백을 만지고 있다.
"엥! 이거 어찌 된 것이냐? 부처님 가운데 토막 이라도 이건 못 참는다." '인연이 없는 중생은 부처도 어찌하지 못한다' 하더라만 내가 전생에 무슨죄를 그리도 많이 지었길래. 캐디 바꾼 앞 팀 골퍼에게 가서 물었다.
" 배정된 캐디를 왜 바꾸었지요? 여기 아르바이트 캐디가 좋은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모르는 일인대요" 자기는 모르는 일이란다. 이런 뻔뻔하기는.
"본인의 캐디가 바뀐지도 모르신다, 그럼 누가 바꾼 것입니까?"
" 모르겟는대요. 여기 골프장 매니저가 바꾸었나....."
"오호! 그~래요, 야! 캐디야 어여 느네 매니저 잡아와라~어여~빨랑~이런 건방진 놈들을 봤나
이것들이 시방 나를 신발 속에 든 돌맹이 취급을 해, 내 돈은 100달러가 10달러로 밖에 안쳐준다 던? 이런 상려리 쉐이덜을 꽉 목을 분질러 버리던가 해야지"
축제 분위기 1번 홀 티 그라운드 분위기가 갑자기 설렁해져서 모두가 조용하다.
(어제 함께 라운드 한 진상 영감을 또 만나서 하루를 함께 해야 한다기에 하나님까지 원망하고 있는데. 골프장에서 배정한 캐디를 함부로 바꿔서 열불 나게 해. 이것들이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을 떼려주시네)
매니저 찾으랬더니. 그 북새통에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단다.
(내가 매니저라도...이럴 때 나타나는 배냇 병신 짓은 안하지~흠)
자! 이걸 어쩐다. 나가는 앞 팀 잡고 캐디 바꾸기 전에는 못나가게 해 버리면? 뒷팀은 밀려와 오늘 라운딩은 초장부터 베베 꼬일것이고. 그러면 매니저가 오지 않을수 없다. 이렇게 하여 캐디 바꾼 인간 세숫대야를 여럿에게 알리게 될것이며. 나는 처음 배정받은 캐디 데리고 라운드가 가능 한다.
그럼, 사이공에서 출발할때부터 좋은소리 못듣고 호텔에서도 깨진 주최측 아우가 곤란한 일을 당하게 생기겠지 이놈의 주최측 인연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휴~ 참자~참아~ 세월이여~이순(耳順)이여~저 진상 늙은이 만나고 오늘 또 꼬인다. 골프는 멘탈 게임인데 시작 전에 요렇게 쌍(雙)으로 꼬이면 그날 라운드는 날 샌거다. 에헤 라이~ 좋은 곳 놀러 온 샘 치자 고 마~ 경치 좋고~
앞 팀 나가거라.
이렇게 끓은 속을 달래면서 뒷 팀으로 출발을 하는데 반갑지도 않은 진상 노인네가 우정 옆으로 와서 한마디 하는 소리에 기절 할 뻔 했다.
"스코어 기록할 때 보기 이상은 기록하지 맙시다"
참고로, 큰 대회에서는 부정을 방지코저 서로가 스코어 카드를 바꾸어서 기록하게 되어있다.
엥! 이 영감 안전히 맛이 갔구나 벌써 치매기 올 나이는 아닌데 이런 영감하고 함께 하다가는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르겠다. 저 화상을 오늘 또 만나서 내가 아주 골택골로 가네. 저 영감을 여기에 묻는 것이 아니고 까닥하면 이곳에 나를 묻게 생겼다.
"어제 잃어버린 공 8개. 이런 조건 하에서 오늘도 신참 캐디니 어제와 별 다를리 없어여.
그러하니, 저는 핸디 칠 자신도 없으므로 모든 신경 끄고 소풍 온 샘 치고 운동 하겠씀돠"
이정도 말을 들었으면 이제 조심할 때도 되었거늘 이런 진상 영감이 이것도 부족하다고 생각 했는지.
핸디 11이라는 카드를 받고서 궁시렁 대며 핸디를 고치는데 11을 18로 고친 것이다. 11일자 중 끝자리 1을 캐디 볼펜으로 8자로 고치니 8자가 달러처럼 $ ←요렇게 돼 버리더라. 아~놔~ 11 = 1$ ~ㅋ
그날도 전날처럼 꼭 미친년 키질하듯 공을 차고, 밀고, 던지고, 종잡을 수 없이 설치니까. 베트남...캐디 보기가 참으로 민망 해 골프 내 것만 치면 되는데 나의 경쟁자도 아니지만 너무 거슬리는 행동을 태연히 하는 그 맘보가 신통해 잊혀지지가 않는다. '사람은 잡기를 해보면 성질 다 나온다'고 하더라만......참 좋은경험 했다. 그동안 만난 함께 운동한 주위 분들이 너무 훌륭하신 것을 새삼 알게 된 계기가 되었으니.
이순(耳順)다 된 내가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서 내가 바로 '정저지와'(井底之蛙)
PS : 운동 끝나고 야외 시장식 자리, 밥맛없는 논네 피해 앉아.
건너 산을 휘감고 돌아오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션하게 한잔 하는데.
호명을 하여 나가보니 럭키 드로로 싯가 600달러 상당의 "타일러 메이드"
드라이버 하나를 준다. '진상 영감아 가만있어도 하늘이 이렇게 주시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