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가 나오자 마자 내게 선물로 주었으니, 의무적으로 읽어야 했습니다.
책이 나오기 전부터 몇몇 원고들은 보았으니, 대충 훓어봐도 무슨 내용인지는 알고 있었지요.
먼저 이 책의 두드러진 장점은 재미있는 그림에 있습니다. 보기가 편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쉽게 쓰여져 있고, 전쟁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들어 있어 보기는 좋습니다.
전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는데는 상당히 도움이 됩니다. 전쟁 매니아보다는 전쟁에 관심갖기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좋은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 특히 4장 전쟁사 속의 졸병일기 등은 아주 좋습니다.
4장은 앞으로 좀 더 보완해서 단행본으로 내면 더 좋겠구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내용입니다.
이 책의 부제는 '지금의 세계지도와 역사를 결정한 59가지 전쟁 이야기'라고 되어 있습니다.
59가지 전쟁 이야기를 읽다보면 세계사에 큰 영향을 끼친 전쟁 이야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에 세계 전투 지도나 무기 지도(누구 아이디어인지...), 전생사 화보 등은 책을 좀 더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한 저자의 이력 답게, 서양 전쟁사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다만 서양과 동양의 비중이 서양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 좀 아쉬움이 되기도 합니다.
많은 카페회원님들이 지은이와 저의 관계를 알고 계실 것입니다.
따라서 책에 대한 좋은 서평을 써주는 것보다는 후배를 아끼는 마음에서 냉정히 비판을 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그래서 몇가지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먼저 책 내용이 제목과 너무 많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전쟁 세계사'라는 제목은 출판사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붙인 이름이고, 실제는 '청소년을 위한 전쟁 백과' 정도가 적합합니다.
출판사도 처음 기획이 전쟁 백과 정도였는데, 그것을 제목으로 붙이면 시장이 적을 것이라고 판단해서 변경한 모양입니다.
따라서 전쟁사를 알기 위해 이 책을 읽으면 실망합니다.
전체적으로 다룬 소주제는 많은데 비해, 설명이 짧기 때문에 뭔가 읽다가 좀 아쉬운 점들이 많이 보입니다.
몇몇 꼭지들은 아직 저자가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설명이 너무 미흡합니다.
임나일본부 설명에 느닷없이 다카마스 고분 이야기가 나온 것은 확실히 잘못입니다. 차라리 쓰에키 토기를 이야기하면 모를까 비유가 적당하지 않은 내용이 들어있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 이야기는 뭔가 이야기 꺼리 하나는 잡았는데, 그 이상의 설명이 너무 부족합니다. 돌멩이가 아닌 납이라면 그게 뭐가 다른데 라는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그 이상이 없이 흐지부지 끝납니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에도 스텔스가 존재했었다 부분도 스텔스에 대한 이야기는 풀어놓았지만, 막상 제목과 관련되는 중국의 스텔스는 뭔데에 대한 핵심 내용인 b.c 632년 성복전투 에 대한 설명은 너무 짧습니다. 먼지를 읽으켜 적을 혼동시켰다 뿐인데, 그 전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나, 또는 다른 구체적인 예시들이 없어서 뭔가 읽다가 허전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광개토대왕(왜 대왕이라고 썼는지) 원고도 좀 마음에 안들고, 을지문덕 수공 부분도 인터넷에 떠도는 글 이상의 내용이 없어 아쉽습니다. 자치통감 해석본이라도 읽었으면 알차게 쓸 것이 많은데 너무 안일하게 글을 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주된 독자는 중고생, 대학 초년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고생, 대학 초년생들이 처음 전쟁에 대해서 알게될 때 이 책을 읽고, 그 다음에
임용한의 전쟁과 역사, 이희진의 전쟁의 발견 등을 읽고,
그 다음에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이나 존워리의 서양고대 전쟁사박물관 등의 책을 읽어나가면 좋을 듯합니다.
저자가 공부하랴, 돈벌랴 힘들게 사는 가운데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이 책을 낸 것에 대해서 경의를 표합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책을 내라고 질책의 말을 많이 하였습니다. 더 많은 발전을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