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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황사 막는 사람들(NGO황막사) 원문보기 글쓴이: 황사 人-박준호
▲ 펼침막 내건 'GTX 킨텍스역' 정부가 GTX 킨텍스-삼성간 착공을 발표한 가운데 일산 킨텍스 인근에 환영프랑카드가 내걸렸다 |
[일산·화정·연신내=고설봉 기자] “발표 바로 다음날인 3월1일에 계약하기로 한 물건이 있었다. 그런데 주인이 안 팔겠다며 물건을 거둬들였다. GTX 발표 나고 집값 상승을 기대해 급매를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생겨났다.”(일산 킨텍스 주변 장성마을 D공인 대표)
“GTX 발표 있고 나서 호가가 상승하거나, 문의가 늘거나 하지 않았다. 다만, 봄철 이사 수요로 집값이 약간 상승했다.”(일산 대곡역 인근 화정동 별빛마을 H공인 대표)
“상가 등 연신내역 주변으로 아주 미미하게 호가가 오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반응 없다.”(서울 연신내역 인근 B공인 대표) “GTX 발표가 전혀 영향이 없다. 연신내역과 뉴타운은 조금 거리가 있어서 그런 것 같다.”(서울 은평뉴타운내 D공인 대표)
지난달 28일 정부는 ‘GTX 킨텍스-삼성역 노선’이 건설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 2017년 착공을 목표로 계획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일산 및 연신내 등 서울 서북부 일대가 수혜단지로 새롭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집값이 뛰거나, 문의가 급증한 것은 아니다. 지난 6일 기자가 찾은 경기도 일산구와 화정구 및 서울 연신내 및 은평뉴타운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반응은 대부분 “조용하다”였다. 다만, 킨텍스 인근에서는 일부 집주인들의 기대로 호가만 터무니 없이 오른 상황.
▲GTX 출발 킨텍스, 일부 호가오르며 ‘술렁’
GTX 킨텍스역(예정)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가장 수혜를 받는 단지는 킨텍스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대화지구와 장성마을로 꼽힌다.
대화지구는 일산신도시가 개발된 이후 신도시 북쪽으로 들어선 약5천세대 규모의 택지지구로 일산 신도시 아파트들이 대부분 입주 20년정도로 노후된 반면, 입주 10년차로 비교적 새아파트다.
때문에 ‘대화마을 아이파크’ 등 일부 호가가 오른 상황. 대화마을 H공인대표는 “발표 다음날부터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렸고, 실질적으로 전화 문의도 많다”며 “하지만 실제 거래는 없다”고 말했다.
킨텍스역 인근 또 한 곳의 알짜 단지로 꼽히는 장성마을의 경우 입주 20년차 중소형아파트 및 다가구 주택들로 구성됐지만 최근 주목받고 있다.
장성마을 D공인 대표는 “GTX 발표 있고나서 일반 매수자들 뿐만 아니라 외부 부동산에서도 문의전화가 많이 온다”며 “집주인들도 물건 다 거둬들이고, 호가를 높이거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실제로 발표 바로 다음날인 3월1일에 10%정도 가격 낮춰 급매로 나온 다가구주택 거래가 예약돼 있었다”며 “그런데 당일날 집주인이 안 팔겠다며 일방적으로 거래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킨텍스 인근 집주인들의 반응은 뜨겁다. 장성마을에 사는 박 모(남·51)씨는 “GTX 발표나고 집값이 오르겠다고 생각했다”며 “일산이 인프라도 좋고, 학군도 좋은데, 교통이 조금 불편했다. 아무래도 교통이 좋아지면 기존 장점들과 합해져서 집값이 많이 상승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화마을 아이파크에 거주하는 주부 권 모(여·47)씨는 “입주 초기부터 같이 살던 사람중에 출퇴근 때문에 서울로 나간 사람이 있다. 집값이 많이 내려서 팔지 못하고, 전세놓고 나갔다”며 “최근에 집을 팔려고 내놨었는데, GTX 발표 소식 듣고 매물 거둬들였다”고 전했다.
▲ GTX 대곡역(예정) 옆을 지나가는 도로가 텅 비었다. 고가 밑으로 지나가는 경의선 선로 주변이 황량하다ⓒEBN |
▲허허벌판 대곡·인구밀집 연신내, “하긴 하나보네”…‘심드렁’
GTX 대곡역(예정) 인근 고양시 일산구 백석1·2동 및 덕양구 화정동과 GTX 연신내역(예정) 인근 서울 연시내 및 은평뉴타운 일대 공인중개소 및 시민들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대다수의 공인중개사들의 대답은 “반응 없다” 혹은 “아주 미미하게 호가만 올랐다”였다.
더러 문의가 오기도 하는데 대략적인 가격만 물어보는 등 소극적인 문의가 많았다는 답변이다.
일산 백석역 인근 B공인 대표는 “크게 GTX 호재는 느끼지 못한다. 바로 인접해 있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강하게 와닿는 느낌은 아니다”라며 “상가, 오피스텔, 아파트 등 문의가 늘거나 호가가 오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석역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의 반응도 잠잠했다. 주부 박 모(여·45)씨는 “너무 훗날의 얘기라서 그런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며 “그리고 그간 한다고 말만 무성해서그런지 실제 하는 것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덕양구 별빛마을 인근 H공인 대표는 “봄 이사철 움직임 외에 GTX 발표로 호가가 오르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그런데 이번주에 대곡역 주변에 토지 관련해서 문의가 몇 건 있었다”고 전했다.
인근 옥빛마을 K공인 대표도 “발표 후 손님들이 와서 대곡역 인근에 논, 밭 등 토지 급매로 나온거 있냐고 물어보고 갔다”며 “발빠른 사람들이 땅보러 온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서울 연신내역 인근과 은평뉴타운도 반응이 싱겁기는 마찬가지였다. 연신내 H공인 관계자는 “GTX 발표되고 크게 변한건 없다. 더러 집주인들도 물건 거둬들이고, 상가 매매 보류된 정도가 다”라며 “그것도 전체적으로 따지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알렸다.
은평뉴타운내 D공인 대표는 “GTX 관련해서 문의가 폭발적으로 는건 아니다. 봄 이사철 맞아서 전세 문의나 급매로 나온 매물 없는지 등의 문의가 많다”며 “GTX가 사람들 피부에까지 파고들지는 않는 모양세다”라고 귀뜸했다.
이어 “구파발역에서 연신내까지 지하철 한 정거장인데 구간이 길고, 버스나 자동차로는 거리도 꽤 되고, 길도 막힌다”며 “이런 요인들 때문에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GTX를 호재로 느끼지 못하는 것같다”고 덧붙였다.
▲ 연신내, 은평 풍경. 지난달 28일 정부는 GTX 킨텍스-삼성간 구간을 2017년 착공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수혜지역으로 떠오른 연신내 일대는 조용하다ⓒEBN |
연신내역 인근에서 만난 장 모(여·39)씨는 “GTX 계획이 최초로 나온 게 10년 전이고, 앞으로 완공까지 8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다”며 “그 전에 이사갈 수도 있고, 계속 산다고 해도 앞으로 8년 뒤의 일을 호재로 인식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화정역 인근에서 만난 조 모(남·52)씨는 “역이 들어올거면 화정쪽으로 들어오던지 해야한다”며 “현재 대곡역 인근은 허허벌판이다.
고가 위에 덩그러니 버스정류장 있고, 그 주변은 죄다 논밭이다. 왜 허허벌판에 GTX역을 만드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양시청 대곡역세권개발 및 GTX관련 담당자는 “3호선·경의선 대곡역복합환승센터 개발계획이 타당성 용역을 마친상황이지만 이번 GTX 발표와는 무관하다”며 “GTX와 연계한 대곡역세권 개발계획은 아직 특별하게 협의된건 없다. 구체적인 시기와 사업 방향은 도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GTX 킨텍스-삼성역 구간, 어디에 어떻게 생기나?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는 기획재정부로부터 통보받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GTX 3개 노선 가운데 A노선 ‘일산 킨텍스~서울 삼성역’ 노선부터 건설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로써 총길이 36.4㎞에 이르는 A노선을 우선 건설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올해 안에 GTX 킨텍스~삼성역 노선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해 역 시설계획, 열차 운행계획, 요금, 개통시기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기본계획 수립 과정은 1년 정도가 소요된다.
GTX 킨텍스~삼성역노선은 일산 킨텍스를 출발해 경기도 고양시 대곡역(3호선·경의선)을 거쳐, 서울 연신내역(3·6호선), 서울역(1·4호선·경의선·공항철도), 삼성역(2호선)을 잇는 노선이다. 이 노선이 완공되면 기존 전철 이용시 1시간 20분 소요됐던 이동시간이 20분대로 단축된다.
GTX는 경기도가 2009년 처음 건의한 것으로 박근혜 대통령도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총 사업비가 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등 예산 문제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쉽사리 나오지 않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이 A노선 건설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따르면 A노선의 비용대비편익(B/C)은 1.33으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통 B/C가 1을 넘어야 경제성이 확보돼 동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반면, 함께 건설을 추진했던 B노선(48.7km)은 0.33, C노선(45.8km) 0.66으로 조사됐으며, A·B·C노선 동시 추진할때는 0.84로 나타나 동시 착공이 무산됐다. 따라서 이번에 제외된 B노선(송도~청량리)과 C노선(의정부~금정)은 재기획 및 보완 과정을 거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