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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페즈의 느린 발과 PG들의 물수비를 고려해서 올시즌은 ICE 수비를 - 빅맨은 한발 물러나서 안쪽을 지키고 가드는 상대 볼핸들러를 뒤따라가면서 압박 - 기본으로 합니다만, 아예 3점라인 한참 바깥에서부터 시작하는 '하이'픽앤롤엔 정말 취약합니다. 로페즈는 느린 발을 의식해서 3점라인까지는 나오지 못하고, PG들은 스크린 한번에 허우적댈 뿐이죠. 상대 볼핸들러가 스크린 한번 받고 3점을 때리는 심플한 플레이에 2,3번 연달아 당하고 경기를 내준적이 여러번입니다. 듀란트, 하든..
이번 대역전패도 커리-보것의 하이픽앤롤에서 시작했습니다. 보것의 단단한 스크린 한번으로 리그 최고의 슈터인 커리가 3점라인에서 완벽하게 프리가 되었고, 당연히 커리는 3점을 계속 성공시켰습니다. 예전에 플옵에서 론도에게 나오던 대놓고 새깅을 무려 커리-_-한테 시전하는걸 보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 순간 저만 했던건 아닐거 같습니다. 이건 분명히 플옵에서도 공략당할텐데 이런 식으로 3점 연달아 2,3방 맞고 분위기 확 넘어가는 경기가 한번은 나올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잠잠하던 커리가 3점을 연달아 꽂으며 살아나자 그제서야 포틀랜드도 스위치를 하고 매튜스에게 전담수비를 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한번 불붙은 커리는 식을 줄을 몰랐습니다. 수비가 커리에게 집중하면 다른 선수가 열리는건 당연한 수순이고 4쿼터에는 탐슨까지 살아나버렸습니다. 골스는 후반에 69점을 퍼부었고 '스플래쉬 브라더스'가 그중 51점을 넣었습니다.
17점차 리드를 날려버렸지만 바툼이 정신 차리고 스텝업한 덕분에 마지막까지 외줄타기 승부가 가능했습니다. 돌파에 3점에 스틸에 킬패스까지 버라이어티했죠. 그러나 커리로 시작해서 탐슨으로 마무리짓는 3점을 결국 내줬고 연장으로 갈수 있었던 기회는 혼전 속에 날아갔습니다.
[카멘]
도화선이 된건 하이픽앤롤이었지만 트랜지션 디펜스 또한 끊임없이 데미지를 주었습니다. 지난시즌에 비해 백코트는 확실히 제깍제깍 하는데 문제는 빨리 돌아와도 수비가 정돈이 안되다보니 한두번의 드리블이나 패스로 오픈이 나서 결국 백코트를 하나마나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자주 나옵니다. 선수들끼리 어느 쪽을 막을지 서로 싸인이 안맞아서 헤메는 장면도 심심찮게 눈에 띄더군요.
마지막에 바툼이 자유투를 놓치고 루즈볼 상황에서 어어하다가 그냥 끝나버려서 모두에게 멘붕을 안겨줬는데요. 1차적으로는 바툼이 자유투 2구를 넣었어야 했고, 2차적으로는 타임아웃이 하나 남았으니까 바툼이 루즈볼을 따낸 상황에서 타임을 부르는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바툼이 공을 잡았을때 2초 정도가 남았으니까요. 하지만 너무 급박한 상황이어서 미처 타임아웃 부를 생각을 못했다고 합니다.
알드리지가 없는 와중에도 중반까지 우세한 경기를 한건 인상적이었습니다. 알드리지도 3점 장착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_- 3점 슈터인 도렐을 투입해서 생기는 스페이싱 효과가 상당하더군요. 물론 도렐이 정통 4번은 아니기에 수비에서 미스매치와 항상 씨름해야 합니다만.. 전반에 리에게 집중적으로 미스매치 공략을 시도한 마크 잭슨 감독은 후반에 도렐이 연속 3점을 터뜨리자 리를 빼고 드레이몬드 그린을 투입해서 맞불을 놨습니다.
모윌의 복귀도 포틀랜드에게 힘을 줬습니다. 원래 최소 2주 진단이 나왔는데 상태가 좋아서 예정보다 훨씬 빨리 복귀했습니다. 병주고 약주는 플레이로 평소에 욕 지분 최대 주주를 담당하고 있지만, 이경기는 평타 이상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복귀전인데 30분 이상을 뛰었군요.
[밭 to f릴]
- 이번 패배로 6위 골스와의 격차가 1.5경기차로 줄었습니다. 타이브레이커는 현재 골스가 가지고 있습니다(포틀랜드가 1승2패). 우리의 친구 케빈 펠튼에 의하면 골스는 이번 승리로 5번 시드가 될 확률이 2배로 뛰었다고 합니다. 시뮬레이션으로는 40% 이상의 확률이라네요.
- 포틀랜드는 서부 9위 이상의 팀들을 상대로 현재 12연패 중입니다. 1월 댈러스 원정에서 승리한 이후로 서부 플옵권 팀들에게 줄줄이 깨지고 있는 상황. 덕분에 요즘 서부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네요. 너무 폭발적이어서 몸둘 바를 모를 지경입니다.
- 알드리지는 밀워키전에 결장하고 워싱턴전은 questionable 상황입니다. 연습에도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진전이 있다면 휠체어나 목발이 이제 필요없다는 정도.. 플옵을 대비해서 아껴둔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몸상태가 되는대로 복귀한다고 합니다.
- 각종 파워랭킹은 6~12위에서 6~16위로 하향세입니다.
- 마지막 한번의 플레이가 아쉬웠지만, 그래도 바툼은 2경기 연속으로 20득점-10리바운드-3점슛 4개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올시즌 spotv에서 포틀랜드 중계는 3번이 잡혔는데, 인디애나전, 휴스턴전, 골든스테이트전.. 후반기에 역전패가 워낙 많지만 spotv 중계 경기에서 유독 멘붕이 심했던건 기분 탓일까요. 3경기 모두 강팀 상대로 충분한 리드를 잡았다가 막판에 못 지키고 무너져 버렸네요. 그것도 한끗 차이로..
아무튼 홈어드는 거의 물건너갔고 이제는 하위시드 경쟁 구도에 끼어드는 형세네요. 다음 상대는 밀워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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