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양치기 소년
아침부터 자동차소리, 비행기 뜨는 소리가 혼란스럽다. 창문을 여니 뒤편 암자에서 울려퍼지는 노스님의 불경외는 소리가 낭낭하다. 이시간때 외는 불경은 대략 은퇴한 스님들의 몫이라고 들었다.
노스님, 은퇴 목사들...종교도 최고의 자리를 마치면 조용한 물러섬이 있다. 창시자를 숭배하고, 후예들에게 욕되지 않게 사는 삶이 힘들것 같다.
그러나 속세 인간들의 탐욕은 끝을 모른다. 휴대폰 창을 여니 혼란스런 뉴스가 고요하던 마음을 어지럽힌다.
동해안의 석유 가스층 발견, 분명 핫한 뉴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그걸 신뢰하지 못하겠다니, 갈길 험난한 정부로선 환장할 것일게다. 그걸 해명한다고 코큰 와국인이 달려오고...
누군가는 스스로가 '양치기 소년'이 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할 순서이다. 싸움꼴에 하도 기가 차서 어느 유튜브에 댓글을 달았다.
"그래 계속해서 파면 나온다. 어디쯤서? 사우디 근처에서...ㅎㅎ"
신뢰란 무엇인가? 신뢰란 '상대방을 굳게 믿고 의지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백마디 말보다 행동...'이란 글귀가 떠오른다.
굳이 공적인 입장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행하지 않으면서 남들더러는 '버려라', '내려놓아라" 하는것도 위선이다.
삼국지 촉의 장수 관우를 중국에서는 '장사의 신'이라며, 정말 신격화 한다. 그의 묘가 무려 1,600개란다.
구척장신 큰키에 붉은 얼굴, 긴수염에 청룡언월도를 들고, 적토마를 탄 관우의 늠름한 모습, 소위 허리굻고 똥굵다고 인간의 선까지 굵은 것은 결코 아니다.
말로 따지자면 계략가 제갈량과 순욱, 방통과 사마의, 덕성스런 유비와 간교한 조조도 뒤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관중의 '삼국지연의'가 세상에 펼쳐진지 500년 동안 그것을 읽거나, 소문들은 중국인들에게 그래도 제일 믿음직한 사람은 관우라고 각인된 것이다.
서주 하비성에서 유비의 가족을 지켜려다 포로가된 관우에 대한 조조의 신뢰, 훗날 적벽대전의 패배로 화룡도에서 포위된 조조의 길을 열어주는 관우의 보답, 비록 적군이지만 배신이 없으면 신뢰는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
진정한 신뢰는 남이 만들어 주는게 아니라, 자신이 쌓아가는 것이다. 어쩌면 국민이 그들을 신으로 만드는게 아닌가? 서글프다. 선한 눈으로 국민을 바라보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