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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구(海狗)
백 시 종
바위를 핥고 드는 파도 소리가 차츰 거칠어졌다. 그와 함께 뱃머리가 바위에 긁히면서 배는 구멍에서 조금 물러나 섰다. 그는 구멍 앞의 길쯤한 돌 틈에 손을 집어넣었다. 배가 더 물러나지 않게 고정시키려는 것이다. 힘을 주었다. 힘줄이 지렁이처럼 꿈틀, 팔목을 당겼다. 뻐근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누렁이는 겁먹은 얼굴로 선미(船尾)에 앉아 있었다. 가끔 출렁이는 바다를 내려다보기도 하고, 이쪽으로 온순한 눈알을 굴리기도 했으나, 여전히 꼬리를 사타구니에 털썩 달라붙이고 있었다.
시선을 돌렸다. 구멍 속을 들여다봤다. 어두웠다. 훅, 진한 갯내가 밀려 나왔다. 귀를 바짝 들이댔다. 아무 소리도 없었다. 이 좁고 작은 구멍 속에 선찬이가 어떻게 들어가 갇혀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얼른 수긍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선찬아!”
입술을 구멍 속에 맞추어서 소리를 질렀다. 소리는 빨려 들어갔다가, 다시 메아리져 나왔다. 위, 했다.
녀석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아까만 해도 소리는 우렁차게 들리고 있었는데, 그 송곳 같은 다리를 버둥이는 소리, 뭐라고 찢어지게, 그러나 가늘게 울부짖는 소리, 몸을 비집는 소리, 그런 것들이 귀를 후비고 들렸던 것이다.
한데, 지금은 잠잠하다. 조용하다. 본시 약한 녀석이라, 모난 바위 틈에 끼여 정신을 잃은지도 모른다. 그렇게 한참을 버둥이다, 가슴이나 배를 찍혀서 피라도 흘리며 나자빠졌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열이 올랐다. 숨이 가빴다. 지랄 같았다. 좀 전처럼 구멍에 팔을 쑤셔 넣었다. 어깨가 바위에 긁혔다. 붉은 줄이 섰다. 껍질이 몰렸다. 싸아했다. 더 이상 밀어 넣을 팔이 없었다. 한데, 아들의 송곳 같은 다리는 잡히지 않았다. 미칠 일이었다.
“선찬아, 내 소리가 안 들리나?”
“……”
“내 소리가 안 들려!”
“……”
그는 팔을 뺐다. 파도는 또 한 번 우르릉대었다. 이번에는 배의 허리가 쾅, 부딪쳤다. 그처럼 들물*은 빨랐다. 거품을 내뱉으며 바위를 감아 오는 것이었다. 이렇게 계속되다간, 얼마 안 있어 아들이 갇혀 있는 해다리* 구멍까지 먹 어 들고 말 것이다.
말미잘, 합자,* 뿔고동 들이 물맛을 보고 아가리를 쩍쩍 벌렸다. 검고 붉은 바위로 흰 파도가 쳐 올랐다. 닻줄이 당겼다.
구멍에서 조금 물러나 섰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다. 땀이 콧등을 간질였다. 손바닥으로 훔쳐냈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정말 이렇게 아들을 죽이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무서움이 잽싸고 간사하게 온 전신을 번져 들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그는 누구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건지 물랐다. 도망간 아내에게, 또는 친절하게 낚싯배를 빌려준 윤 영감에겐지 아니면 아내를 꼬여내 간 윤 영감의 아들 길만이에겐지……
아무튼 방향 없는 욕설과, 영문 모를 울화가 확, 번지어 드는 것이었다. 생각하면, 누구의 탓도 아니다. 바로 그 자신의 탓이다. 오천 원을 갖고 싶은, 다시 말해서 해다리를 욕심냈던 그 단 한 가지 잘못 때문인 것이다.
그는 무엇에 깜짝 놀란 것처럼 벌떡 일어섰다. 땀이 가슴골로 주르르 흘렀다. 걷어냈다. 뿌렸다. 벗어놓은 솜저고리에 빗물처럼 박혔다. 그 위로 그의 긴 그림자가 꿈틀 드러누웠다. 그 그림자의 머리끝에 누렁이가 꼬리를 여전히 사타구니에 붙인 채 앉아 있었다. 그는 누렁이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노렸다. 녀석은 그의 시선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뒷다리를 반쯤 들어 올리고 벌벌 기었다.
쌍놈의 개새끼, 그는 이를 득득 갈았다. 선찬이가 구멍에 옴짝 못하고 갇혀 있는 게 어쩌면 저놈의 누렁이 탓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가 처음 구멍에 안아 집어넣었을 때, 녀석은 신명이 나 있었다. 우르릉거렸다. 해다리가 내는 비명 비슷한 기묘한 신음이 흘러나온 한참 뒤, 누렁이는 구멍을 나왔다. 적수를 물어 죽였다는 여유감에 귀를 쭈뼛거리며 주인을 향해 컹컹 짖었다. 그런 누렁이의 등을 쓸어주는 선찬이 놈의 조그마한 손을 녀석도 널름널름 핥은 것이었다. 그는 그러한 누렁이와 아들을 돌아보며,
“녀석도, 밥값은 허는구나.”
하고 금방처럼 팔을 집어넣어 휘둘렀으나, 누렁이가 물어 죽인 해다리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삿대를 찔러 넣었다. 구멍은 밑으로 꺾여있었다. 그리고 생각 외로 깊었다. 아들놈의 손을 핥은 녀석을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구멍 속에 들여 넣었다. 녀석은 낑낑거리며 앞발을 휘저었다. 반억지로 엉덩이를 밀었다. 녀석은 금시 빠져나오고 말았다.
“이런 벵신이 같은 게, 물어 내와!”
선찬이 놈도 한축* 끼었다.
“누렁아, 씩씩, 물어라 씩씩.”
그러한 짓을 여남은 번 계속했다. 모두 허탕이었다. 녀석은 물고나올 줄을 몰랐다. 그래서 아들놈이 구멍 속을 기어 들어간 것이다. 잘 못 먹여서 마른 가슴이며, 볼기짝이며, 슬슬 잘도 들어갔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선찬이만 구멍 속에 갇히지 않았어도, 지금쯤 유유하게 이 귀신섬을 벗어나 멀리 바라보이는 눈 묻은 고동산 밑을 가고 있을 것이다.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올 것이고, 해다리 놈의 앞다리를 추켜들고, 윤 영감의 대문짝에 내던질 수도 있을 것이었다. 이번 새로 얻어 온 이동(二東) 색시가 그걸 받아 영감을 불러내고 영감은 귀한 물건을 어떻게 잡았느냐고 침 마른 치사를 한 번 부빈 다음, 약탕을 찾아들 것이다. 살모사, 능담* 등의 냄새가 묻은 크낙한* 약탕에 해다리가 들어가고, 숯불을 지피고, 술을 내올 때, 바야흐로 그는 큰소리를 한바탕 칠 작정이었다.
한데, 쌍놈의 무슨 재수대가리가 이토록 울화통을 볶느냔 말이다. 저 빌어먹을 누렁이만 아니었어도 구태여 녀석을 구멍에 들이밀었을 까닭이 없다. 아니, 오늘 아침 그 육시랄* 윤 영감만 찾아오지 않았어도 문제는 달랐을 것이다. 윤 영감은 오늘이 여덟물*이어서 귀신섬이 드러나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또한 그가 팔자로 해다리를 잘 잡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으며, 그래서 터무니없는 빚 독촉을 한 것이었다.
정말 그놈의 이천 원은 냄새도 못 맡아본 돈이다. 생각 같아서는 그년이 갖다 쓴 걸 내가 알 게 뭐냐고 한바탕 팔뚝을 걷어 올렸을 것이지만, 도망간 년을 들먹여서 마을 사람 신경을 세우기 싫어, 그만 풀기를 꺾어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여색에 사족을 못 쓰는 그 육시랄 윤 영감의 꾀에 잘도 넘어가고 만 셈이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그는 다시 삿대를 집어 들었다. 온 힘을 다 들여서 바위구멍을 후비는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좁고 긴 바위가 깨어지거나, 구멍 이 크게 뚫릴 리가 없다. 윤 영감이 자신의 성격을 잘 알듯이 그도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바위를 턱턱 찧는 것이다. 쇠붙이라고는 씨도 없는 배 밑창을 몇 번이나 쓸고 다닌 줄 모른다. 수염 자국까지 윗 이빨을 들이대어 입술을 깨물었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 수 있다는데 선찬이 녀석도 눈을 똑똑히 뜨고 몸을 비비 꼬면 그까짓 바위구멍은 뚫고 나올 수도 있을 거다. 못 먹여서 마른 몸뚱이다. 눈은 퀭하고, 볼은 바짝 들어붙고, 배는 다리나 가슴에 비해 툭 볼가졌다.* 참, 그놈의 똥배가 말썽인지도 모른다. 아니다. 처음 그 커다란 똥배는 거침없이 작은 구멍을 빠져 들고도 남았다.
더구나 구멍을 막 들어간 녀석이,
“아부지, 큰 놈이 죽었어요. 누렁이보다 더 커요.”
하고 신 난 음성으로 지절이기까지 한 것이다. 틀림없이 녀석은 겁을 먹고 나자빠진 것이다. 구멍에 눈을 갖다 댔다. 소리를 질렀다.
“선찬아, 발을 쭉 뻗어봐라.”
그는 구멍을 늘어뜨려 버리기라도 할 듯 두 손을 구멍 끝에 찌르고 힘을 주었다. 끙끙거렸다.
“옳제, 어깨를 오그리고 다리에 힘을 뽀올깡 줘라. 옳제에 옳제, 선찬아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구멍을 향해 마구 소리를 치고 있었다.
흰 파도가 배 끝을 부비고 올라왔다. 배가 쾅, 부딪쳤다. 몸이 움찔 흔들렸다. 누렁이가 자세를 바꿨다. 말미잘이 찍, 물을 뿜었다. 얼마 남지 않은 햇빛이 기를 썼다. 다리는 좀 전보다 더 후들거렸다. 그러는 일은 자꾸 반복되고 있었다. 그러나 아들의 몸은 빠져나오지 않았다. 환장하고 미칠 일이었다. 탁, 타악 삿대에 불이 나도록 바위구멍을 때렸다. 삿대 끝이 바위에 묻어나고 있었다.
마을 숲에서 바라보면 소치섬은 연한 남색을 띠고 있었다. 그것도 안개가 끼거나 구름이 덮일 때면 아예 보일 생각을 안 했으나, 오늘처럼 날씨가 좋은 겨울, 더구나 여덟물 때는 뚜렷하게 자태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와 함께 소치섬 곁의 자그마한 돌섬도 자리를 같이했다. 그러니까, 그것은 물 수면이 낮아질 때 다시 말해서 여덟물일 때만 드러나고 그 외 보통날은 물속에 숨어 있는 것이다. 그 숨바꼭질은 꼭 보름 만에 한 번씩 벌이는 판이라서 그것을 이름하여 귀신섬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그것이 보이는 날은 온 마을이 떠들썩했다. 손자를 데린 할머니에서부터 젖내가 막 없어진 계집아이까지 법석을 피우는 것이다. 물 빠진 마을 앞, 조개밭 때문이었다. 조개는 어느 것보다 알이 굵고 많아서 인근 마을에서도 원정을 오곤 했다.
으레, 그 전날 이발소는 청년들로 만원이 되기 마련이다. 좀처럼 볼 기회가 없는 인근 처녀들이 거의 조개밭으로 모여들기 때문이었다. 또 눈엣가시니, 바늘꼰대니 하고 무서워하는 마을 노인들이 그날만은 그들의 상면을 흐지부지 눈가림 해주는 상례*가 있어서 더욱 그랬다. 그래서 귀신섬이 보이는 날은 여러모로 야단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날, 그는 항시 신경질을 내야 했다. 아내는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마을 처녀들에게서 조금씩 얻어 오는 크림, 연지, 하다못해 선찬이 몽당연필까지 동원해서 눈썹을 그리고 얼굴을 찍어내곤 했다.
윤 영감 아들 길만이에게 마음이 쓰이는 건 늙은 하 목수가 일러준 말 때문이었다. 조개밭은 길만이네가 관리했다. 바구니를 든 사람에게 일금 오 원씩의 갯대를 받았다. 그것을 길만이가 도맡아 했다. 아내는 언제나 무사통과였다. 길만이의 시선을 음흉하게 피하여 곧장 조개밭으로 직행하는 것이었다.
선찬이가 앓아누운 건 바로 그즈음이었다. 아내도 물론 그랬지만, 그 자신도 별 관심을 갖지 않았다. 원래 비상* 먹은 파리 모양 시들시들하던 놈이어서, 여름 감기니 몸치*니 하는 따위가 하도 흔한 탓이었다. 그것이 잘못이었다. 녀석은 한 조수(潮水)가 다 지나도록 그 모양으로 앓아누워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바빴다. 한데도, 아내는 마실*만 돌았다. 본시 나이가 어리고 철이 덜 든 탓이라고 아내를 가리던 생각이 싹 가셨다. 사기그릇이 마당귀로 몇 번이나 날아났다.
정말 그때 선찬이 놈이 병원 맛을 조금만 늦게 보았어도, 벌써 무슨 일은 생기고 남았을 것이다. 아니, 그때 선찬이를 읍 병원에만 데려 가지 않았어도, 아내는 그리 쉽게 도망할 수는 없었을 것이었다.
붉기를 좀 띤 선찬이 놈을 업고 집을 들어섰을 때, 그는 아내의 도망보다 우선 녀석의 말소리에 더 신경 이 쓰였다.
“아부지―”
“오냐.”
“내 필대.”
필대란 아내가 눈썹을 그리던 몽당연필을 말했다. 언젠가 자갈밭에서 그가 주워다 준 것인데, 무슨 기이한 물건인 양 항시 쥐고 다녔던 것이다.
“필대는 뭐 헐래?”
“그마.”
그는 아들의 손목을 꼭 쥐었다. 그런 때 연필을 찾는 녀석이 대견스러워서였다. 오늘 아침에도 그런 대견스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요 며칠 사이 그는 혼자 양지쪽에 쪼그리고 앉은 녀석이 안쓰러워서 웬만한 곳은 거의 데리고 다니다시피 했다. 그것은 누구네 잔칫집이면 더 하는 것이었다. 어제는 뻘득이네 둘째 딸 혼사였다. 그는 이리저리 고개를 빼고 상머리를 훑고 다녔다. 나온 음식을 하나도 빼지 않고 조금씩 녀석에게 안겨주었다.
한데 녀석은 오늘 아침까지 그걸 아껴두었던지, 누렁이 놈을 불러놓고 요건, 찰떡이다. 묵어라, 안 묵어봤제. 요건, 괴기전이다. 요건, 대추다. 요건, 꽃과자고, 요건……
그러는 녀석을 보고 그는 혀를 끌끌 찼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것은 대견스럽다기보다, 가슴을 찌르는 자극이었다. 녀석은 지독하게도 누렁이를 좋아했다. 누렁이도 녀석을 잘 따랐다. 둘은 유일한 친구였다. 하루 종일 물어라 씩씩, 앉아라, 서라, 하고 떠들어댔다.
정말 녀석에게는 누렁이뿐이었다. 어쩌면 제 어미의 정마저 그런 누렁이에게서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 이었다.
누렁이는 여전히 선미에 앉아 있었다. 두 발을 차례로 들었다가 놓으면서 끙끙 소리를 냈다. 그는 흘기는 눈으로 그쪽을 한 번 돌아다 보았다. 그러고는 구멍을 찧는 삿대질을 계속했다.
물새가 바위 위를 날면서 끼룩끼룩 울었다. 그는 물새를 올려보았다. 하늘은 맑았다. 연한 자줏빛 구름이 짚 뭉텅이만 하게 떠 있었다. 그 밑으로 소치섬의 그림자가 물 위에 떠서 흔들렸다. 무성한 소나무와 낭떠러지로 된 그림자였다.
오늘따라 소치섬 주위를 도는 낚싯배 하나 보이지 않는다. 귀뱀이 산다는 섬이다. 귀뱀이 있어서 흑돔이 모여든다고 했다. 그 자신도 가끔 근방으로 배를 저어 와서 흑돔을 낚았다. 고기를 낚는다는 것, 더구나 버얼건 흑돔을 낚는 재미는 어느 것에도 비할 바 없다. 어쩌다 왕재수가 늘어붙는 때는 한 뭇* 이상을 낚는데, 그날은 뻘득이네 주막이 떠나가게 술을 마시고 기분을 내는 것이다.
그러한 모든 재미가 그곳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소치섬은 낚시꾼에게 없어서는 안 될 황금터인 셈이다. 한데 오늘따라 이렇게 조용할 게 뭐냔 말이다. 이런 날, 이 무렵 소치섬 저녁 그림자가 흔들리는 곳에 낚싯줄을 놓으면 아무리 못해도 네댓 마리는 문제가 없는데, 멍청이 같은 자식들, 멍청이 같은 자식들.
물은 너무나 많이 불어 있었다. 자꾸 밀려들었다. 바위를 때리는 파도 소리, 잔구멍으로 물이 드는 쿠르릉 소리, 빠지는 소리, 바위에 닳아지는 삿대 치는 소리, 그것들은 쉴 새 없이 귀를 후비고, 갉아 드는 것이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파도는 선찬이 놈이 들어 있는 구멍을 핥을 것이다. 물이 구멍으로 쿠르릉 든다. 선찬이 놈은 그 좁은 속에서 숨이 막힌다. 죽는다. 죽어버리는 것이다. 쌀밥 한 그릇 제대로 못 먹여 키운 자식이다. 제 어미 한 번 시원하게 못 불러본 자식이다.
안 된다. 죽일 수 없다. 살려야 한다. 구멍에서 끌어내야 한다. 그는 입술을 깨물었다. 발을 동동 굴렀다.
배가 또 한 번 부딪쳤다. 닻줄이 당겼다. 뒤로 물러섰다. 한 손으로 구멍을 움켜잡아 배를 당겼다. 그 순간 등줄을 훑는 오싹함을 느꼈다. 아까까지 구멍은 분명 가슴에 닿아 있었는데…… 그는 배꼽 아래서 그 징그럽고 어두운 아가리를 쩍 벌린 구멍을 내려보며, 이를 갈았다. 삿대를 든 팔이 부르르 떨렸다. 새삼스럽게 소금내가 확 코로 기어들었다. 코가 시큰했다.
시선을 들었다. 소치섬이 눈앞을 막아섰다. 그 너머로 수평선이 고르게 그어져 있었다. 수평선 근방은 온통 버얼겠다. 어디까지가 하늘이고 어디까지가 바다인지 잘 구별되지 않는 붉기였다. 수평선에 떠 있는 멸치잡이 배의 연기가 포물선을 긋고 있었다. 바람 때문이리라.
바람은 쌀쌀했다. 그는 무슨 생각이라도 한 듯 삿대를 배에 집어던지고 반도 더 먹힌 바위로 뛰어 올라갔다. ˙바위 꼭대기는 좋은 날씨 덕분에 생긴 소금꽃으로 희디희게 덮여 있었다. 그는 그곳에 우뚝 섰다. 수평선 근방을 쳐다봤다. 점박이로 보이는 고깃배가 넘실거렸다. 고함을 질렀다.
“여보게들, 사람 살리소, 사아라암 좀 살리소오—.”
그는 자신의 목소리가 거기까지 갈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목이 찢어져라 고함을 치는 것이었다. 누렁이도 덩달아 컹컹 짖었다. 그때 그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아들의 흐느끼는 울음소리였다. 아니었다. 끼룩이는 물새 소리였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소리는 여전히 들려왔다. 배로 내달았다. 그는 중얼거리고 있었다. 오냐. 오냐, 내 아들놈아, 간다 가, 이놈아.
구멍은 그대로였다. 귀를 들이댔다. 아무 소리도 들려 나오지 않았다. 조용했다. 어느 때보다 훨씬 조용한 것이었다.
“선찬아!”
“……”
“선찬아 이놈아!”
“……”
그는 주먹으로 바위를 쾅쾅 쳤다.
아내가 도망을 치고 난 다음 날, 그는 선찬이를 업고 집을 나섰다. 배로 사십 리, 도보로 이십 리가 족히 되는 하계리 처갓집을 가기 위해서였다. 아내가 혹, 거기에 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전날 밤의 계산 아래 집을 나선 것이다. 등에서 아무 말 없던 녀석이 갑자기 엉덩방아를 찧으며,
“아부지.”
했다.
“오냐.”
“울타리 밑에 머리 풀고 있는 게 뭡니까댜?”
“서답*이다.”
“아입니다.”
“그러모, 뭐꼬?”
“깡냉이* 아닌가베.”
녀석은 히히 웃었다. 그는 녀석의 엉덩이를 한 번 꼬집어주고 자신도 흐흐 웃었다. 길가에는 한창인 옥수수가 콩밭에 드문드문 서 있었다.
삼십 년 전 그 자신이 아버지 등에 업혀 가던 길에도, 옥수수는 아니었지만 코스모스가 희고 붉게 하늘거리고 있었다. 그때의 아버지 등에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길고 네모난 보퉁이도 매어져 있었다. 그는 그 보퉁이 위에 앉아 통 말이 없는 아버지의 목을 안고 코스모스꽃을 바라봤던 것이다.
그런 아버지와 세 번째 보퉁이를 푼 곳이 지금의 조갯마을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열여섯 살 되던 해에 머슴살이를 하던 윤 영감네 집에서 숨을 거두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그는 고깃배를 탔다. 도망간 아내를 알게 된 것도 그 고깃배 덕이었다. 배가 육지에 닿으면 호박, 무, 간장 등을 갖고 고기를 바꾸러 오는 아낙네들이 떼를 지어 몰려드는데, 그중에 코흘리개 그녀가 끼여 있었던 것이다. 그가 어린 그녀에게 마음을 둔 것은 그녀의 집도 그 자신을 뺨치리만큼 밑이 찢어지게 가난했고, 뚜한 그녀도 아무 일가친척 없는 떠돌이 어머니의 외딸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실은 또 그것뿐만도 아니었다. 아내는 유별나게 뛰어난 미모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잘사는 집 변소간 같은 아내의 집엘 들어섰다. 옛날과 아무것도 다른 게 없었다. 그러나 꼭 변한 걸 드러내야 한다면, 그때의 싱싱한 암캐가 형편없이 늙어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 늙은 암캐가 컹컹 짖는 소리를 듣고 장모가 뛰어나왔다. 물론 거기에 아내가 있을 리 만무했다. 장모는 선찬이 놈의 머리를 쓸며 끼식끼식 울기 시작했다. 암캐는 그런 장모의 치맛자락에 앉아 다리 사이에 머리를 묻고 헌 다리를 핥고 있었다.
“그 숭악한 년이 꼬움에 들어도 이만부득*이지, 요런 자석을 들래 삐고 도망을 치다니, 문딩이 화냥년…….”
그는 장모의 수다 소리를 들으며 다시 선찬이 놈을 업었다. 그녀는 그를 붙들어 잡았다. 한 며칠 쉬었다 가라는 것이었다. 억지로 그 손을 잡아떼고 나오자,
“여보게, 소주나 한 꼬뿌* 허고 가게 어이.”
“놔두시다.”
“안 되네, 자네가 심장을 예사로 상했으면 여그까지 왔겄능가.”
더 붙들어 잡는 이 빠진 장모를 뒤에 두고, 오던 길을 되돌아 걸었다. 장모가 뒤에서 불렀다. 돌아보았다. 강아지를 한 마리 안고 언덕을 올라왔다. 털 빠진 늙은 암캐가 뒤따르고 있었다. 그녀는 뒤따라 온 암캐를 가리키며, 그 개 새끼라고 했다. 너무 늙어서 아마 마지막 낳은 새끼가 될 거라고, 그렇지 않아도 한 마리 가지고 갈 생각이었다고, 장모는 또 아까와 같은 수다를 늘어놓는 것이었다.
선찬이가 강아지를 안았다. 암캐는 눈곱 낀 눈으로 선찬이에게 안긴 강아지를 올려보며 끙끙대었다.
돌아오는 길에 그는 옛날 아버지 등에 업혀 있는 자신을 생각했고, 또한 그 아버지가 하 목수와 술좌석을 같이할 적마다, 그를 돌아보며 저 녀석만 없었어도 벌써 물귀신이 되었을 거라던 혀 꼬부라진 말을 되씹었던 것이다. 그렇게 술을 마신 날 밤에 어쩌다 잠에서 깨어나곤 했는데, 그때마다 아버지는 술기 나는 입술로 그의 볼을 부비고 있었다. 아버지의 가슴은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했다. 수염도 여간 까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벌떡 일어설 수도 없어 그대로 참고 누웠노라면, 아버지는 갑자기 그의 등을 쓸면서 조용히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쌀독아지에 새앙쥔가,
옹구전*에 다부래 긴*가,
담배전에 뽀시 래진 *가,
아니로다, 아니로다.
눈비산에 꽃봉지 *、요,
어름 구멍에 해다리라,
요 자석아, 내 자석아.
그는 옥수수가 드문드문한 콩밭 밑에 오줌을 내깔리며, 선찬이를 내려보았다·넉석은 강아지를 땅에 내려놓고 열심히 등을 쓰다듬고 있었다.
“선찬아.”
“예.”
녀석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니, 어메가 없어도 살제?”
“……”
“살제?”
“……”
녀석은 끝내 대답이 없었다. 그 뒤에도 항시 그런 질문을 던져보곤 했지만, 녀석은 그때마다 묵비권 행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때 얻어 온 강아지가 중개가 되었을 때 장모가 죽었다는 기별이 왔다. 장례식은 극히 간소했다. 그것은 간소라기보다 가난이었다. 더구나 장모에게는 아무런 친척이나 일가도 없었고 하나인 딸도 자리에 참석지 않았기 때문에 상북을 입고 찍찍 울어줄 어느 누구도 없었다. 선찬이 품에 안기는 제 새끼를 보고 끙끙대던 늙은 암캐만 집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뒤 얼마 후, 길만이가 혼자 집을 찾아왔다. 마을 사람들 뒷공론이 떠들썩 해지고, 그 공론이 연줄처럼 여러 가지로 나누어졌을 때, 홀연히 길만이는 또 떠나고 말았다.
그 숱한 이야기들 중에는 길만이가 아내를 버리고 술집 작부를 데리고 산다는 것과, 아내가 쌍둥이를 낳았는데, 한 아이는 길만이를 닮고 한 아이는 그 자신을 닮았더라는 종잡을 수 없는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오래오래 전해지고 있었다.
그는 길만이가 마을을 들어섰다는 것을 알고도 또한 여러 갈래의 우스꽝스러운 소문이 귀에 들어왔을 때도 입 한번 벌려보지 않았다. 다만 길만이가 마을을 찾아온 날 밤, 오랜만에 뻘득이네 주막을 찾아들었을 뿐이었다. 술에 만취가 되어 돌아왔을 때, 선찬이는 곤하게 잠이 들어 있었다. 솜 속 같은 화평한 얼굴에 감겨진 눈이 어쩌면 그리 귀여운지 몰랐다.
녀석을 끼고 누웠다. 밤알만 한 코에서 나오는 잔바람이 목을 타고 기었다. 그는 선찬이가 답답해할까봐 너무 껴안지는 않았으며, 또한 자기의 수염에 보드라운 살이 긁히지나 않을까 해서 볼을 부비지도 않았다. 그냥 조용하게 녀석 의 등을 두들기며 중얼거린 것이다.
쌀독아지에 새앙쥔가,
옹구전에 다부래긴가,
담배전에 뽀시래긴가,
아니로다, 아니로다.
눈비산에 꽃봉지요,
어름 구멍에 해다리라.
요 자석아, 내 자석아.
덕석*만 한 햇덩어리가 곧바르게 붉은 수평선 가까이 떨어지고 있었다. 바다는 그 빛 덩어리를 잘 반사시켰으며, 그래서 본시 검초록과 붉기를 혼합하여 기묘한 색을 띠고 있었다.
그는 울고 있었다. 입을 실룩이고, 눈을 감고, 코를 벌름이면서 훌쩍훌쩍 울고 있었다. 짓이겨지고 얄궂은 주름으로 하여 얼굴은 팽팽히 조여들었으며, 그것은 마른 잎사귀를 연상케 하는 것이었다.
선찬아, 요 자석아 흐흐흐, 그는 배에 다리를 아무렇게나 뻗고 앉아 있었다. 설 수가 없었다. 앉아야 했다. 아들놈이 들어 있는 구멍이 그렇게 얕아진 것이다. 잔구멍을 핥고 나온 흰 파도가 거품을 내뿜었다. 주위는 온통 거품투성이였다. 그것은 그의 입 안에도 꽉 차 있었다. 깔깔 말라 있는 입술, 혀, 목구멍 등에서부터 시작한 거품이 입꼬리로 삐져나오는 것이었다. 그는 손바닥에 거품침을 뱉어 바르고 삿대를 휘둘렀다. 눈을 감았다. 어두웠다. 희부움한 반점이 일었다. 그것은 아가리를 쩍 벌린 구멍이었다. 그 속에 든 선찬이 놈의 유독 흰 얼굴이 감싸 왔다. 바위에 긁혀 피투성이였다. 그래서 비상 먹은 파리처럼 맥이 빠져 있었다. 머리에서 시작한 피가 여러 갈래의 시냇물을 이루면서 밤알 같은 콧부리로, 입술로 갈리고 있었다. 위와 아래를 봉해버린 것 모양 그는 입술의 핏자국이 들리면서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그는 그런 선찬이의 얼굴을 지워버리려는 듯 눈을 번쩍 떴다. 땀투성이였다. 삿대를 멈추고 구멍을 들여다보았다. 그냥 시컴한* 어둠뿐이었다.
“선찬아!”
목이 컥 막혔다. 괴기한 신음이 터져 나왔다. 때마침 선미에 앉아있던 누렁이 놈도 끙끙이었으므로, 그것은 어둡고 지랄 같은 화음이 되고 있었다. 구멍에 팔을 집어넣었다. 휘저었다. 바위 바닥을 긁어댔다. 손톱이 아리했다.
그는 한 팔을 구멍에 집어넣은 채로 얼굴을 훔쳤다. 소금기가 피어있었다. 까끌까끌했다. 손가락 사이로 소치섬이 보였다.
바람이 휭하게 불어왔다. 머리칼이 날렸다. 땀방울이 바지춤 속으로 또르르 글러 내렸다.
마을 쪽을 돌아보았다. 아슴푸레했다. 지금쯤 마을 앞은 조개를 파내 온 마을 사람들로 법석대고 있으리라. 펄 묻은 발을 냇물에 담그고 잡담들을 주고받으리라. 그는 지금 그 중얼거리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뻘득이네 시누이, 석수 사촌 며느리, 이장 여편네, 밤싯골 가천댁……
배가 또 한 번 파도에 꽝, 밀려들었다. 몸이 그쪽으로 휘뚱 쏠렸다. 그는 팔을 뺐다. 물이 팔꿈치를 적셨기 때문이었다. 배 밑창에 닿은 수면이 거의 구멍을 육박하고 있는 것이었다. 바닷물은 끝내, 선찬이가 들어 있는 구멍을 핥고 만 것이다. 선찬이가 죽는다. 물에 먹힌다. 죽어버리고 만다. 안 된다. 선찬이 놈은 죽일 수 없다. 암, 죽일 수 없고말고.
그는 흐흐흐, 하는 신음을 연신 내뱉으며 두 팔로 구멍을 가렸다. 손가락이 물에 담가졌다. 하늘을 올려봤다. 몇 오리*의 구름이 피 묻은 헝겊처럼 걸려 있었다.
순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구멍을 막자. 물이 한 방울도 들어오지 못하게 구멍을 꼭꼭 막아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망치와 끌을 가져오는 것이다.
하 목수가 따라오겠지. 마을 장정들도 쇠붙이를 들고 앞장을 서주겠지. 왜 진작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왜 이제야 그런 생각을 떠올린 것일까. 하긴, 마을까지는 너무 멀다. 아마 그동안 물이 덮이고 말았을 것이다.
그렇다. 구멍을 막는다. 물이 한 방울도 들지 못하게 꼭꼭 막아버리는 것이다. 그는 구멍에서 팔을 풀었다. 배 안을 휘둘렀다. 눈에 띄는 게 없었다. 삿대며, 쪽지며, 물바가지며, 널빤지며, 마구 뒤집혔다. 그러다가 그는 돛대를 움켜잡은 것이다. 얼기설기한 배 돛을 찢어냈다. 뚤똘 뭉쳤다. 구멍에다 늘러 박았다. 삿대로 찍었다. 마음이 켕겼다. 더 꼭 막아야 할 것 같았다. 또 배 안으로 눈을 흘겼다. 정말 눈에 맞는 것이 없었다.
자신의 몸을 내려봤다. 솜바지였다. 배 돛보다 더 얼기설기 기운 것이었다. 그는 바쁘게 바지 끈을 풀었다. 솜이 드문드문 비어져 나온 바지가 발목에 걸렸다. 알몸이었다. 자신의 그것이 잔주름을 잡고 흔들리고 있었다. 허벅지와 무릎이 도돌도돌 닭살로 덮였다.
벗어놓은 저고리와 바지를 배 돛처럼 뚤똘 말았다. 구멍에 처넣었다. 삿대로 다구져 밀었다. 물 밴 자국이 거무죽죽했다.
그는 입술을 으깨어 물었다. 그리고 닻을 끌어 올렸다. 바람이 알몸인 전신을 훑고 지나갔다. 누렁이가 일어나 서서 그의 험상궂은 얼굴을 살피고 있었다.
배는 바위에서 밀려나 이만큼 파도를 타고 꿈틀거렸다. 노를 들었다. 바람이 가랑이로 빠져나갔다. 뱃머리를 마을 쪽으로 돌렸다. 코를 핑 풀었다. 놋자루에 문질렀다. 미치광이처럼 휘두를 때마다, 시커먼 아랫도리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이었다.
그는 고개를 돌려서 막혀 있는 구멍을 바라보았다. 머리만 남은 귀신섬이 흰 파도에 짓눌리고 있었다. 바위는 무겁고 짙은 흙색이었다.
배가 찌우뚱 소리를 냈다. 물새가 소치섬 주위를 희게 맴돌고 있었다. 파도가 쳐들어가고 있었다.
순간, 그는 노를 놓아버리고 그 자리에 펄썩 주저앉고 말았다. 그의 희부움한 시야에는 분명히 자신의 무명바지와 저고리, 그리고 그 얼기설기한 배 돛이 파도에 풀어져서 떠밀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한 조각 흩어진 구름처럼, 아들의 희멀건 얼굴처럼 희디희게 깔려 가고 있었으며, 바람은 맨살인 그의 사타구니를 지나 누렁이의 잔털을 부슬부슬 날리는 것이었다.
『현대문학』 148호(1967. 4); 『주홍빛 점박이 갈매기』 (문학나무 2005)
백 시 종
백시종(白始宗) 1944년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태어나 해방과 함께 부모의 고향인 경남 남해로 돌아왔다. 서라벌예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6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비둘기」가,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뚝 주변」이 각각 당선되어 등단했다. 인간의 지순한 사랑과 성적‧물질적 욕망에 사로잡힌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화경으로 포착해 왔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해구(海狗」 「망망 대해」 「그 여름의 풍향계」 「이과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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