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사제 15명, 16주 과정 교육훈련 마치고 장교로 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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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송미사를 마친 새 군종신부들이 유수일(앞줄 가운데)ㆍ조규만 주교와 함께 모자를 벗어 던지며 임관을 자축하고 있다. |
6월 29일 낮 충북 괴산군 괴산읍 육군학생군사학교 대연병장. 임관을 앞둔 장교 1101명이 군악대를 가운데 두고 줄을 맞춰 섰다. 이윽고 "충성!"하며 우렁찬 경례 구호가 임관식이 시작됐음을 알리자 장교 가족들이 아들딸들 어깨에 계급장을 달아주며 축하해준다. 장교들에게 계급장을 달아주는 사람 중에는 로만 칼라를 한 사제들도 보인다. 사제들이 계급장을 달아주는 장교들은 다름 아닌 군종신부들이다. 이날 행사는 '학사ㆍ여군ㆍ법무ㆍ군종장교 합동임관식'. 지난해까지는 경북 영천시 고경면 3사관학교에서 거행된 임관식이 육군학생군사학교가 올해 괴산에 터를 옮겨 개교하면서 이곳에서 처음 열리게 됐다. 군종장교 임관식은 군종교구의 사제서품식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행사다. 그래서 군종신부로 임관한 사제 가족과 친지, 선ㆍ후배 사제들이 임관을 축하하러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다. 이용훈(수원교구장)ㆍ조규만(서울대교구 보좌)ㆍ김종수(대전교구 보좌) 주교도 자신의 교구 출신 후배 사제들에게 일일이 계급장을 달아주며 군종사제로서 앞날을 축복해줬다. 이날 임관한 군종장교(군종 70기)는 모두 58명. 이 가운데 15명이 천주교 사제다. 서울ㆍ대전ㆍ의정부ㆍ부산 등 각 교구에서 군종사제로 파견된 젊은 신부들은 사목경험에 따라 중위 또는 대위 계급을 달았다. 군종장교 중에서도 천주교 사제는 유일하게 두 번 입대한 경우여서 개신교나 불교 등 타 종교 군종장교보다 대부분 나이가 많고 계급이 높다.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는 임관식 뒤 문무대성당에서 봉헌된 환송미사에서 "여러분은 군종사제로서 새 인생의 장을 맞이하고 있는 만큼, 군인들에 대한 복음전파와 군인신자들을 위한 돌봄에 온 힘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조규만 주교는 "여러분은 군대에 두 번 입대한 재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 부르심 덕분에 두 번 입대했을 정도로 군에서 청년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가장 재수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 성당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에 앞서 김관진(아우구스티노) 국방장관은 임관식에서 "대한민국 하늘과 땅, 바다를 지키는 창끝부대 리더로서 적의 실체인식과 명확한 개념을 정립하는 한편, 부하들 정신무장 강화를 위해 지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군종장교들에게는 장병 정신건강과 증진을 위한 전문성 향상을 요청했다. 16주 과정 교육과 훈련을 마치고 이날 임관한 사제 가운데 유일하게 공군참모총장상을 받은 사승환(공군 은하수본당 주임) 신부는 "군 생활을 두 번째로 하게 되니 병사들 마음을 잘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부대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장병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친구 같은 군종신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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