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름이 두대산(頭臺山)이라고도 하고 두타산(頭陀山)이라고도 하는데,우선 산명(山名)부터 짚고 넘어 가야겠다.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는 ‘두대산’이라 표기돼 있지만 안내판이나 이정표, 산자락 사찰의 현액(縣額)에는 모두 ‘두타산’으로 표기해 놓고 있다.
옛날 엄청난 홍수가 나 산 정상부만 빼꼼히 섬처럼 남아 있었다고 해서 비탈질 타(陀) 자를 써서 두타산(頭陀山)이라 불렀다.
진천이나 증평주민들 어느 누구도 두대산이란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고 두타산이라고만 불렀다.
그러다가 1961년 증평읍에서 ‘두대산’으로 고시등록을 하였고, 국토지리정보원은 행정적으로 고시된 지명을 지도에 표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
(진천군에서는 당시 ‘두태산’으로 고시등록했지만, 이 이름은 이후 등장한 기록이 없다)
그런 두타산이 두대산으로 불려진 건 최근의 일.
61년 당시 담당공무원들이 행정 착오로 잘못 적었을 거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국토지리정보원은 그동안 정확한 확인없이 ‘두타산’으로 표기하다가 최근에 ‘두대산’으로 바로잡은 것이다.
참 어처구니없는 지명의 운명으로 일단 ‘두대산’으로 지명통일을 한다.
두대산은 진천군과 증평군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보타사 북쪽 산릉을 넘는 배넘이고개는 단군 시절 홍수 때 배가 넘나들던 곳이라 전해진다.
정상부 석성(石城)의 흔적은 두타산성으로 삼국시대에 축조되었으며 통일신라와 고려시대 유물들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이란 말은 ‘살아서는 진천,죽어서는 용인에서 사는 게 좋다는 이야기로 널리 회자된다.
산 서쪽 초평저수지엔 '농다리'와 붕어찜이 유명하고,삼형제바위에서 내려다보는 한반도 닮은 조망이 아름답다.
바람직한 산행은 동잠교~초평저수지(붕어마을)까지 약 15km를 걷는 게 좋지만 우리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하여 영수사~보타사로 하였다.
산행코스: 영수사-두대산(두타산)-미암재-송신소-배넘이재-542봉-중심봉(U턴)-보타사(4시간 10분)
산행궤적
약 10km를 4시간 10분 걸은 셈.
고도표
우리 버스는 화신주유소 삼거리에서 영수사 방향인 우측으로 진행.
삼거리 우측으로 진입하면...
금방 두대산으로 오르는 간이화장실이 있는 능선 들머리를 만나고...
이내 영수사 표석이 선 영수사 입구에 닿는다.
대강의 산행채비를 갖추고...
조금 들어가자 이런 넓은 아스팔트 도로가 나온다. 영수사까지 대형 버스가 진입할 수 있는가보다 하였지만...
(돌아본 모습.)
딱 도보 4분 간의 거리였다. 거기다 대형버스는 뒷걸음질을 해야만 하니...
곧 두타산일주문을 지나...
두타산일주문 현판
주차장을 지나고...
영수사에 닿는다. 입구의 비석 있는 곳에서 이정표와 함께 들머리가 열려 있다.
일월광명원력장엄(日月光明 願力莊嚴 일월의 광명같은 원력으로 장엄하시고...) 비석이 서 있다.
진천 영수사에는보물 제1551호인 '진천영수사영산회괘불탱(鎭川靈水寺靈山會掛佛幀)'이 있다.
1653년작으로 모시바탕에 채색. 석가모니불이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장면을 묘사한 영산회상도 괘불도이다.
『상산지(常山誌)』에 의하면 원래 진천읍 상주리백련암에 있던 것인데 백련암이 폐사되면서 영수사로 이전했다고 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자료로 삼기 위하여 가져옴>
사찰 입구 담벼락에 세워진 이정표엔 두타산 2.5km라고 적혀있다.
팔작지붕의 대웅전을 중앙으로 좌우로 가람을 배치하였고, 좌측 뒤로 탱화를 걸 수 있는 걸괘시설이 높다랗게 보인다. 그 뒤의 맞배지붕의 건물은 관음보전.
우측 뒤 외져보이는 곳의 석탑 한 기가 상대적으로 초라해 보이고...
좌측 뒤의 관음보전을 살짝 당겨본다.
영수사를 대강 살펴보곤 산길로 접어든다.
영수사 뒤 계곡을 따라 등로는 개설되어 있고, 고개를 들면 우측으로 길게 능선이 나란히 따라간다.
낙엽이 깔린 등로의 이정표
돌아본 모습
벤치가 설치된 고개마루에 올라서면...
이제 완만한 능선길로 정상은 1km의 거리.
(12:07) 우측 가까운 거리에 전망대가 있고...
능선을 따르는 동잠교 들머리는 4.2km이고,붕어마을(초평저수지)은 10.5km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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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제법 넓직한 부위의 두타산성의 흔적은 삼국시대에 축조된 석성으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고 한다.
정상엔 시설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어수선한 두대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긴다.
우리는 간간히 내리는 빗줄기를 피하여 정자 아랫동에서 밥자리를 폈다.
또다른 정상석 (모두 두타산이라 표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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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는 지나치리만치 친절히 설치되어 있고...
증평미암리 갈림길을 지나고...
높낮이가 평이한 능선길을 제법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산중엔 온통 뿌우연 안개가 덮혀있을 뿐.
방송 송신탑에 닿았다.
KBS시설과...
MBC시설이 나란히 있다.
이 지점의 이정표와...
안내판
통신부대로 올라가는 도로의 좌측(흰 안내판) 산길로 다시 접어 들어...
헬기장을 우로 흘리고...
군부대 막사 휀스를 돌아...
식품 등 물품을 운반하는 시설을 통과하여...
산사면을 돌아...
낙엽 깔린 평이한 능선길을 rpm을 올리며 진행을 한다.
이제 보타사 삼거리는 1.56km밖에 남지 않았다.
안개가 살짝 걷히더니 운무에 휩싸인 증평들판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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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과 전망바위가 있는 동잠교 삼거리(542m,)에 닿았다. 사격장이 있는 동잠교 방향은 우측 바위전망대 방향.
사격장 방향이 동잠교 방향.
오래간만에 만나는 전망대에서 중심봉이 지척이다.
당겨본 중심봉
솔까리 깔린 육산의 갑갑함에서 도드라진 바위 전망대에 올라서니...
가슴이 뻥 뚫린다.
보타사(1.4km)갈림길을 지나...
잠깐 오르면 중심봉이고, 우리는 다시 이 지점으로 U턴하여 되내려 와야만 한다.
중심봉의 암봉으로 오르는 철계단.
중심봉 턱밑에서 조망을 즐긴다.
-운 해- ♬
이리 보아도 산이요.
저리 보아도 또 산이네.
구름 뚫고 솟은 이곳에서
저기 아래를 굽어보니
저 산들은 구름에 묻혀
바다에 뜬 섬같고...
다시 보면 나를 향해
밀리는 파도와도 같아.
세상일 다 잊어버리고
나 그안에 취해보면
아~이 몸은 정령 세월속에
작은 한 자락 바람이라.
<김 정 환 곡>
우리는 중심봉에서 한동안 떠날 줄을 몰랐다.
이제 중심봉을 바라보고...
계단을 밟고 오르면...
발아래 펼쳐지는 山河.
중심을 잡고 있는 정상목 둘레를 에워사고...
돌탑이 세워져 있고...
삼형제봉이 지척이건만 눈길만 주고...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중심을 휘어 잡으면 중심이 삐뚫어지는 걸 엄대장은 몰랐낭?
.
증평들판
이제 하산을 서둘러...
우리 차가 대있는 보타사 방향. 보타사는 갈림길에서 1.4km.
움막을 지나고...
가족묘지를 만나면...
보타사를 곁눈질하며 산행은 사실상 끝나고...
우리 버스가 보인다.
돌아본 우측길의 묘지방향이 우리가 내려온 길.
역(逆)으로 올라간 C팀은 좌측으로 길을 잡는 바람에 고생을 하였다고...
보타사 좌측 아래의 안내판과 두타산 등산로 안내판.
대형버스는 1차선 포장도로를 따라 어렵사리 여기까지 올라와서 주차하였다. 화살표 방향 은 날머리.
천하명당 보타사에 무병장수,안락득도의 마애불을 조성하였다는 빗돌.
가늘게 빗방울을 뿌리는 보타사 경내로 들어오니 작은 연못 중앙에 마애불이 조성되어 있다.
한눈에 보아도 조성연대는 오래지 않아 보이지만 커다란 바위에 움푹하게 마애불을 새길 공간을 다듬어 양각으로 불상을 조각하였다.
왼손엔 약항아리를 들고 있는 걸로 보아 약사여래좌상으로 보인다.
충북 증평군 증평읍 초평로 1571 소재의 보타사(寶陀寺)는 한국불교 태고종 소속 사찰로서 130여년의 짧은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대웅전 좌측에 다소 날카로운 느낌의 통일기원 7층석탑이 보인다.
탑은 근래에 조성되었지만 함께 발원한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있어 또다른 의미를 주고 있다.
통일기원탑시주공덕비
여행일정으로 동분서주하다 싸늘히 식은 산행기를 이제사 올린다.
뉴스에서 폭설로 인하여 산악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동절기 적설산행은 아무리 조심하여도 지나치지 않는다.
산속에서 -나희덕-
길을 잃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 오는 불빛의 따스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군가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 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 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