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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의 아름다운 통합
발표자: 이경아
(단국대학교 BK21특수교육연구사업팀)
안녕하십니까.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현재 일반초등학교 특수학급 4학년에 재학 중인 발달장애 2급 장애아동을 둔 아이엄마이고, 단국대학교에서 정서 및 자폐성장애아 교육을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입니다. 아마 인터넷동호회인 발달장애(자폐)정보나눔터를 통해 제 글을 보신 분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한국장애인 부모회 충북지회의 초대를 받아 장애이해 교육의 일환으로 이 자리에 왔습니다. 저의 경험과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드릴 수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통합교육을 생각해보고, 우리가 부모로써 가질 수 있는 역할을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Ⅰ. ‘통합교육’은 무엇인가?
학령전기라 함은 학령기 이전의 시기를 말합니다. 요즘은 장애에 대한 일반 인식이 확산되어 내 아이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교육의 서비스를 받으며 장애정도에 따라 장애등록을 하는 과정이 비교적 이른 시기인 학령전기에 이미 충분히 이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아이가 취학통지서를 받을 연령이 되면, 이미 부모는 ‘만 3~4년차 베테랑장애부모’가 되는 셈입니다. 치료에 대한 정보들이 거의 준전문가수준이신 부모님들도 많이 계시지요.
그런데, 이때 부모님들께서 자녀들의 교육에서의 목표로 삼으시는 것이 일반학교로의 통합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인 우리가 들어온 정보로는, ‘통합교육’을 통하여 내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나 인지적 발달에 더 도움이 된다고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내 아이가 또래의 아이들과 어울려 학교에 다녔으면 하는 소망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학교를 갈 즈음이 되어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보면, 내 아이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학교에서 눈에 띄고, 보살핌을 받아야 할 것이며, 그에 비해 학교는 그리 안전한 공간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제가 만나본 학령 전 6~7세 전환 시기에 부모님들은 심한 우울이나 혼란감을 호소하기도 하였습니다.
기존의 특수교육진흥법 제 1장 제 2조에 보면, “통합교육”이라 함은 특수교육대상자의 정상적인 사회적응능력의 발달을 위하여 일반학교(특수교육기관이 아닌 학교를 말한다. 이하 같다)에서 특수교육대상자를 교육하거나 특수교육기관의 재학생을 일반학교의 교육과정에 일시적으로 참여시켜 교육하는 것을 말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이때 “특수교육기관”이라 함은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전공과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과정을 교육하는 특수학교 및 특수학급을 말한다고 합니다. 이에 따르면, 장애를 가진 아동이 일반아동들과 함께 일반학교에서 모든 수업을 함께 받는 완전통합을 하거나, 특수학급에서 원적학급으로 가서 부분통합을 받거나, 혹은 특수학교와 일반학교의 연계에 의하여 특수학교의 학생이 일반학교에 가서 교육과정에 참여하는 교육 형태를 “통합교육”으로 정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준비되고 있는 장애인교육지원법에서는 기존의 통합교육에 대한 정의가 일반학교의 교육과정에 일시적으로 참여시키는 물리적 의미의 통합에 대한 내용만을 담고 있다고 보고, “교육기관”의 범위를 평생교육시설과 평생교육 단체, 혹은 장애인 평생교육기관 등으로 확대하며 “통합교육”을 통합교육이라 함은 교육방법임과 동시에 교육의 권리로서 이 법에 의해 선정된 교육지원대상자가 장애의 정도나 유형을 이유로 분리되거나 배제됨 없이 적합한 교육을 일반교육기관에서 또래와 함께 받는 것을 말한다로 변경하고자 하였습니다.
통합교육에 대한 배경으로 1940~50년대부터 시작된 북유럽과 미국에서의 인권과 교육권에 대한 많은 논의와 노력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1960년대와 70년대 미국에서 이어진 수많은 재판들을 통해 마련된 PL 93-112(전 장애아동 교육법, 1975)는 전국적인 규모의 장애부모회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연구에 의한 지지를 통해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시행된 많은 선행의 연구결과들은 통합교육을 받는 장애학생이 분리배치된 학생들보다 자아개념, 교실행동, 학습태도와 같은 면에서 보다 나은 결과들을 나타냈다고 보고하였습니다(Madden & Slavin, 1983; Wang, Anderson & Bram, 1985). 그리고 통합교육을 통하여 학교라는 지역사회가 장애학생도 포함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회적 책임감을 학습하게 됨으로써 일반학생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하였습니다(Friend & Bursuck, 1996).
그러나 또한 다른 연구자들은 이때의 통합교육은 단지 적절한 교육적 조치가 없는 물리적인 통합상황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즉 적절한 교육적 조치가 없는 물리적인 통합상황에서는 장애학생이 일반학생에게 거부되고, 통합된 장애학생의 사회적 지위가 분리배치된 경우보다 더 낮다는 것입니다(Esposito & Peach, 1983; Johnson & Johnson, 1980).
그러하다면, 적절한 ‘통합교육’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Ⅱ. 통합교육은 어디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앞서 살펴본 통합교육의 정의로 다시 돌아가서 말씀을 잇겠습니다. 저의 개인적 견해로는 기존의 특수교육진흥법상의 “통합교육”이 물리적 공간의 통합만을 의미하는 것으로는 이해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일반학교(특수교육기관이 아닌 학교를 말한다. 이하 같다)에서 특수교육대상자를 교육하거나 특수교육기관의 재학생을 일반학교의 교육과정에 일시적으로 참여시켜 교육하는 것’이라 함은 교육이 이루어지는 장소의 공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학급의 교육과정내에서 동일한 교육과정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교육과정이라 함은 학생이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것, 특정교과학습, 일반적인 지식 및 기술, 사회적 상호작용, 학습과정, 가치관과 사회적 규범을 가르치는 잠재적 교육과정까지 포함합니다. 교육과정과 관련하여서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적인 학교교육에서는 인지기술을 가장 중요한 교육성과로 간주하므로 일반학급교사들은 통합된 장애학생의 개별화 교육계획안에 명시된 교육목표(독립적인 생활기술, 의사결정기술, 사회성기술 등)가 일반학급의 교육과정과 동떨어진다고 느끼게 되고 학생의 교육적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되며, 많은 일반학급 교사들이 장애학생을 위한 기능적 교육과정은 특수학교나 특수학급에서만 성공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오해하게 된다(신현기 외, 2004)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장애학생이 통합교육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 어떠한 준비가 필요할까요? 위의 문제제기를 상기해볼 때, 각 장애학생과 일반학생의 교육과정과 교육목표에 대한 고려가 특수교사와 일반교사 사이에 있어야 할 것이며, 교육과정을 공유하기 위해 장애학생의 준비, 일반학생의 준비도 이루어져야 하고, 통합교육을 위한 협력체계도 고려해보아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됩니다. 특별히 특수학급교사 입장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특수학급 담당교사와 일반교사의 협력방안, 교육과정 구성을 위한 협력, 교육자료의 수정,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 등이며 기타 협력방안으로 특수학급 담당교사가 학교의 일반적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먼저 교사의 통합을 이루는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통합교육을 위한 부모와 가족의 참여도 중요한 요소로 여겨집니다. 미국의 경우, 부모들이 학생의 문제행동을 관찰하고 교육적 요구를 사정하고 교육과정을 계획, 문제행동 수정, 투입된 교육프로그램의 평가 등에도 참여하도록 제안되어졌습니다(McLouhlin, Edge, & Strenecky, 1978). 또한 많은 연구결과물에서 학부모협의회(Turnbull, Stickland, & Brantly, 1982), 가정통신문(Imber, Imber, & Rothstein, 1979), 자동응답전화(Minner, Beane, & Prater, 1986), 학부모 참관(McLoughlin & Lewis, 1986) 부모교육(Mayer, Vadasy, & Fewell, 1985)등의 필요성과 그 활용효과에 관하여 연구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통합교육과 관련하여 이러한 교육과정과 관련한 협력과 자료 수정, 부모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즈음에 여러분께 이러한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싶습니다. (현재) ‘통합교육’은 누가 제안하고 실천하고 있으며, (만약 미진한 점이 있다면) 다른 누가 제안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Ⅲ. ‘통합교육’은 누가 제안하고 실천하는가?
오늘 이야기의 첫머리에 과연 무엇이 ‘통합교육’인가? 라는 질문을 먼저 드렸습니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부모로써) 우리가 ‘통합교육’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부모로써) 우리는 어떠한 모습의 ‘통합교육’이기를 원하는가? 와 실재로 (학교현장에서) 제공되고 있는 ‘통합교육’의 현상에 대한 (부모로써의) 평가와의 간극을 가늠해보고자 하는 의도로 말씀 드린 것입니다. 제가 질문 드린 개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부모인 우리는 ‘주체’로써 ‘통합교육’에 참여하는 자가 아니라, ‘수혜자’로써 ‘통합교육’을 요구하는 모습이라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여쭙겠습니다. ‘통합교육’은 누가 제안하고 실천합니까? 혹은 누가 그 역할을 하여야 합니까? 부모인 우리는 지속적으로 수혜자로써 존재하여야 합니까? 혹은 주체가 되어 주도권을 잡기 위해 권리를 주장하고 기존의 주체라고 하는 이들과 논쟁해야 합니까?
자료 중에 드린 통합교육을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협력체제(Taylor & Salend, 1983)의 모형을 보면 장애아동의 교육현장에 존재하는 많은 전문가들이 장애아동을 중심으로 원을 이루고 있음을 봅니다. 이때, 이들 각자는 서로 의사소통하며, 협력함으로써 장애아동이 통합교육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도록 기대 받을 것입니다. 효율적인 장애유아 통합교육을 위해 제안되고 있는 가장 이상적인 전문가 팀 접근방식은 다기능적 팀접근에서 상호간 팀접근으로, 그리고 초학문적 혹은 교류적 팀접근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Brown, 1995, 이병인, 2003). 초학문적 혹은 교류적 팀접근이란 구성원들간에 지속적으로 주고받는 상호지원과 정보교환을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두 가지 모델이 서로 동일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어느 한 사례관리자(case manager)나 팀 리더(team leader)가 서비스를 조정하는 일이 서비스 제공을 고립화하고 종합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하므로 각자가 자신의 고유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른 영역에 대해 존중하고 의견을 공유하는 의사결정방식을 취하자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류적 팀접근의 방식에 의해서라면, 통합교육에 포함된 모두가 주체이며, 또한 모두가 수혜자로써의 혜택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통합교육에서는 모두가 제안자이며 실천자가 되는 셈입니다.
Ⅳ. 우리가 꿈꾸어야 할 ‘통합교육’
이상으로 참 복잡한 여러 가지 개념들을 소개드리면서 ‘통합교육’에 관한 여러 가지 질문과 저의 제안을 나누었습니다. ppt자료의 마지막 그림은 작년에 단국대 BK21 특수교육 사업팀에서 방문하였던 독일의 한 초등학교의 벽에 그려진 벽화입니다. 이 학교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모두 공동협의체를 구성하고 함께 자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이 벽화 역시 학생회에서 제안하여 그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 학교에는 여러 명의 장애아동이 통합되어 있었는데, 그들은 자신의 기능과 상황에 맞추어 완전 통합, 혹은 부분통합의 모습으로 다른 또래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를 안내하셨던 교사분은 함께 동행한 교수님들과 연구자들의 장애아동을 위한 특별한 배려들에 대한 질문들에 대해 친절히 대답하면서도 “특별히 그들만을 위해 따로 마련해야 할 만한 것은 없다”고 결론적으로 말하였습니다. 학교는 모든 아동을 위해 개별적으로 그의 적응을 배려해야 마땅하며 그 아동들 중에 장애를 가진 아동도 물론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단지 물리적인 공간만의 통합, 교육과정 중의 통합뿐 아니라 이미 ‘통합’이라는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사회체계, 가치관에서의 통합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통합교육과 관련한 모든 이들의 마음가짐에 대해 논하고 제안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저는 다만 제가 ‘우리들’이라고 말한, 이 자리에 오신 장애아동들을 키우는 부모들 스스로 ‘통합교육’의 모습에 대해 어떠한 기대를 가지고 참여하고 계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어떠한 방식으로 ‘통합교육’에 참여하실 의향이 있으신지 여쭙고 싶습니다. 오늘 말씀 나누며 계속 주장하였던 것처럼, 그것은 ‘주체’로써 참여하는 것이므로 개인의 가치관과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아는 것은, 그것이 만약 진정한 ‘통합교육’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내 아이의 모습 그대로 그리고 함께 자리한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모두 존중하는 방식으로 내가 할 수 있는 형식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의 개별적인 삶에서 그것이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지 참 궁금합니다. 그것은 모두가 다 아름다운 소망의 별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모두 각자의 소망에 따라 내가 바라는 아름다운 통합교육과, 그 교육의 마지막에 내 아이의 모습과,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 지켜가는 부모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지원의 모습을 함께 적어보았으면 합니다. 이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 들어주시고 자리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생략하였습니다)
◈ 내가 바라는 통합의 모습은?
◈ 내가 바라는 내 아이의 성장 후의 모습은?
◈ 내가 바라는 바를 위해 지금 무엇을 할 것인가?
◉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