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자 : 2017.07.15(토)
2. 날씨 : 새벽 장맛비, 오전에 비는 그치고 구름 많음, 산행 중에 약간 비가 흩뿌림
3. 교통편 : 대전 청솔 산악회
4. 산행구간 : 피재(삼수령기념비) → 매봉산 → 정맥갈림길 → 구봉산 → 대박등 → 유령산 → 우보산 → 통리
5. 산행거리 / 소요시간 : 13km / 4시간 5분
백두대간을 가고 있는 중에 산악회에서 낙동정맥을 한다고 공지가 났다. 산악회에서 기존에 진행중이던 낙남정맥이 끝나면 다음은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낙동정맥이라고 하니 갑자기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9정맥은 언젠가는 천천히 시간을 내서 해볼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낙동정맥은 그 중에서 혼자라도 가고 싶은 정맥이다. 태어난 고향이 경북 봉화지역이고, 낙동정맥의 거의 마지막 구간인 엄광산은 부산에 살던 시절 자주 올라갔던 앞산 쯤되는 곳이다. 여러가지로 그리움이 많고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고민이 안될 수가 있겠는가 ...
봉화를 비롯한 경북 북부 지방의 불편한 교통편과 산행시 접근을 위한 거리와 시간을 고려해 보더라도, 일단 기회가 있을 때 가보기로 하고 며칠 고민하다가 출발하기로 한다.
낙동정맥 첫날, 새벽부터 장맛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천둥이 치는게 보통이 아니다. 잠결에서도 빗속을 어떻게 걸을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돼서 일어나 준비한다. 다행히도 준비하는 동안 비는 약간 수그러 졌다. 산악회 버스를 타고 이동 중에 비는 그치고 하늘에는 구름만 가득하다. 이런 날씨가 여름 산행에는 딱 좋다. 첫 산행을 우중산행으로 가는가 싶었는데,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행 할 수 있었다.
혹시 산행 중에 비가 내릴까 싶어 우중산행 준비를 하고 산악회 버스에서 내린다. 피재에서 삼수령 비석과 기념탑 사진을 찍고 후미에서 시작한다. 매봉산 정상까지는 2.5km이고 고도차는 대략 368미터이니 큰 부담은 안되는 높이다. 그래도 속도를 높여 걸으니 힘이 꽤 든다. 중간에 만나는 정맥갈림길 비석을 지나치고 좀 더 오르면 태백지역의 고냉지 채소밭이다. 벌써 배추가 많이 컷다. 일반 밭에서 정식으로 배추를 심으려면 아직 한달은 더 있어야 하는데...
매봉산 정상에서 시원한 광경과 함께 바람을 맞으며 숨을 가다듬는다. 이 매봉산은 대간길에서 다시 만나리라. 매봉산에서 되돌아 내려와 내리막을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정맥갈림길에서 이제는 정맥을 타고 시작한다. 내리막을 걸으면 이내 작은 피재에 닿는다. 대전에서 이동 시간이 많이 걸리다 보니 5km 밖에 안 왔는데 벌써 점심시간이 다되어서 점심을 먹는다. 오늘은 대간과 다르게 선두와 함께 점심을 먹게 되었다.
이후 잠시 내리막과 오르막을 걸어 구봉산에 도착한다. 앞으로도 계속 짧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계속 될 텐데 체력 안배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구봉산 이후는 약간의 힘겨운 오르막이 있지만 별다른 어려움 없이 평탄한 길이 서미촌재 까지 2.5km 정도 계속된다.
서미촌에서 다시 한 차례 치고 올라선 다음 평탄한 돌길이 이어지고 유령산을 오르기 위해 좀 더 힘을 쓴다. 유령산에서 느티재로 내려 선 후 마주보이는 큰 봉우리가 우보산이다. 느티재에서 10분 정도 힘겹게 오르면 우보산 정상이다. 이후 좀 더 가면 통리 하산길이 보이고 이제는 쭉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통리역은 폐역이고 이제는 레일바이크를 운영하는 상업시설로 바뀌었다. 통리역에서 화장실을 사용하려 하니 통제를 한다. 아쉽지만 이제는 상업시설이니 뭐라고 하지도 못한다. 가져온 물로 대충 씻고 김치째개로 뒷풀이를 마친다.
우중산행을 예상했지만 시원한 바람속에서 첫 낙동정맥을 마무리 했다. 시작은 했으니 남은 구간을 잘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산행을 끝낸다.
보너스로 태백시내에 있는 황지연못에 잠시 들린다. 황지는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상지, 중지, 하지의 세개로 나누어져 있는데, 솟아오르는 물의 양이 상당하다. 전에는 낙동강의 발원지로 많이 알려지고 그렇게 알고 있지만, 산경표에 따르면 낙동강의 근원은 삼수령 아래 어디 쯤에 있는 작은 계곡이 그 시작이리라. 시원한 그늘에서 황지를 구경하고 대전으로 향한다.
산행지도
산행사진
첫댓글 라파님~시작되는 낙동정맥 1구간 넘 세세히 잘 담으셨습니다~
시작이 반 이라고 남은 구간도 녈시미 화이팅 이고요
멋지게 잘담으신 후기 잘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낙동정맥하게되어 반갑습니다. 남은 구간도 잘 마치셔서 완주하시길 바랍니다.
저도가려했눈데 아침에 하도 비가쏟아지니 집에서 폭풍 잔소리에 주저않았네요
가지못한것에 어쉬움이큽니다
사진 후기로는 위안이 안돼네요 ㅠ ㅠ
함께 가셨으면 좋았을텐데. 산행중에는 다행히도 비가 안와서 좋았습니다. 시간내서 자주 뵈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가고 싶었는데 용기가 나지 않아서 못갔어요.
일행이 없이 후미에 아무도 없으면 겁나고 무서워서요.
대간이나 정맥 하시는분들 보면 너무 빨라서 못따라 가겠더라구요.
후미에 천천히 가시는 동행자만 있으면 좋은데..
안녕하세요?
이렇게 댓글로 달아주시는 걸 보니, 대간이나 정맥에 대한 열정이 있으신데 엄두가 나지 않으신가 봅니다.
저는 현재 백두대간도 하고 있지만 후미를 맡아놓고 있습니다.원추리님도 제가 오면 모두 왔다고 하십니다. ^^
사진도 찍고 하다보니 아마 끝날때 까지 후미일 겁니다.
이번 낙동도 아마 후미로 계속 갈 것 같습니다. ^^
저도 대간 초반에는 좀 힘들었는데 여러 번 다니다 보니 좀 적응이 되네요.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열심히 다니시면 점차 빨라지고 좋아지실 겁니다.
그리고 후미에는 항상 레도 후미대장님이 계시니 함께 얘기하며 걸으시면 됩니다.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라파 네 감사합니다. 8월엔 행사가 있어서 못가고 9월부터 함 용기 내볼께요.
감사합니다 용기를 주셔서 .. 아 그리고 후미에 대장님도 계시는군요.
@가란 네, 낙동정맥에서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후미대장님과 저절로 친하게 됩니다 ^^
매주 산행하시는 건가요?
그냥 부럽네요
대간과 낙동정맥을 하는 딱 일년만 해보자 .... 입니다.
물론 여러가지 급한 사정이 있으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