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LUND
환희와 고통은 함께 오는 것
무서운 식물 이야기 할려고
집소개 글을 올리니
의외로 식물에 관한 댓글이 많았어
칭찬에 기분이 좋은 한편
일자무식으로 식물 들인 후
갖은 고생을 했던 기억이 떠오름
그래서 조심스레
식물에 대한 이해 없이
인테리어 용도만으로 들이면 겪게되는
시행착오를 써볼까 함
고무나무랑 나란히 빛 받으며
도로를 달리는 딸배 폭주 감시하는 댕댕
내가 플랜테리어로 집꾸 가닥을 잡은 이유는 단순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었기 때문
목적만 있고 지식은 없는 무모한 선택은
개좃망을 불러오는 재앙임을
미처 알지 못한 때였지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이사 준비를 하면서
식물을 존나........
존.나 사들이게 됩니다.......
물론 선물 받은 화분도 있지만
대부분 당근마켓에서 화분을 삼
사설이지만 나는 뭔가에 빠져서 실행할 때
생각을 두 번 이상 거치는 걸 몹시 귀찮아 함
때문에 당근에서 식물 볼 때도
사진만 보고
어? 나 이렇게 생긴 거 아는데 👉
안녕하세요 바로 갈 수 있습니다 살게요 👉
구매
일사천리
내 인생이 조급하게 돌아가는 이유가 여기 있는 건
아닐까,,,, 글을 쓰면서 때아닌 깨달음이 든다
아무튼 그렇게 이틀 동안
10개가 넘는 화분을 들임
직사광선에 취약한 식물인데
집 오자마자 볕 아래에서 학대 당하고 있는 화분
식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르고
디테일하게 판매글을 읽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사들였기에
개중에는
돈을 줘도 안 가져갈 애들도 섞여있었음
단적인 예로
우리가 아는 몬스테라는 이렇잖아
곧게 뻗어 멋지고 큰 잎을 정갈히 드러낸.....
근데 인제 내가 사온 몬스테라는
일단 자아가 존나 강해보임
분명히 직거래로 실으러 갔을때 봤는데도
현장에서는 이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음
그냥 빨리 가져가서 집에 디피해봐야지
하는 생각 뿐이 없었거든
급한 일 뭐 있다고 뒷좌석 폴딩해서 싣고 오는데
방지턱 넘다가 화분 넘어져버림
쏟아진 자갈 서걱대는 소리 들으면서
운전대 잡고 있던 내 심정
존나 와르르멘션
소설이었으면 이거 존나 복선이다
딱봐도 존나 이상한데......
처음에는 심각하게 생각 안했어
일시적인 거겠지라고 태평하게 생각함
내 상식 속 식물은 항상 서 있었으니까
흠..... 근데 설 생각을 안하네 흠....
줄기 잡고 움직여봄
안움직임
이때부터 뭔가
개빻은 구매를 했구나
인식하게 됨
일자무식인 와중에도
의무교육의 힘으로
알고 있는 지식이 하나 있었음
식물은 광합성을 한다
식물은 해가 있는 방향으로 큰다
가용량이 현격히 떨어지는 두뇌를 돌려서
내놓은 해답은 이러했음
해를 보고 정방향으로 크는게 식물이니
해를 등지고 역방향으로 놓으면 해 볼라고
반대로 뻗으면서 저절로 일어서겠지?
ㅎㅎ
세상 모든 병신짓에도
그럴 듯한 계획은 다 있음을
밥 뺏어 먹을라고 손 뻗는 몬스테라
방향성이 존나 확고해보이지 않아?
일단 얘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수직이 아니라는 것만은 명백해보임
마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그때부터
몬스테라가 누웠어요
이딴 거 치면서 직접적인 해결 방법을 찾음
일단 뭐 수태봉을 사서 줄기를 묶어야 하는데
초보자가 하기에는 난이도가 있을 수 있대
난이도가 있지만은 못한다는 말은 없었기에
수태봉 주문함
수태봉을 사고 나니
어쩐지 일을 반은 해결한 기분이었음
그러나 그것은 정말 기분일 뿐이었고
본격적으로 몬스테라 세우는 작업을 하는데....
ㅋㅋㅋㅋ
꿈.쩍.도 안함
문장에서 온점의 기능은 끝맺음과 함께
강조의 의미도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고요
일어나봐요... 일어나봐요...
보면 알겠지만 줄기가 저렇게 누운 상태로
단단하게 뿌리 내려 있음
애초에 아무 관리 안된 상태로
지좃대로 크던 애 였던거야
뿌리 데미지 안가게 조심조심 달래도
꿈쩎(쩍으로는 몬스테라의 완고한 고집을 표현할 수 없음)않고 땀은 나고 빡은 치고
에라이 시발 몰르겠다!
힘 줘서 억지로 줄기를 세우는데
뚜득
무언가 크게 잘못되어감을 알았지만
내 수습능력을 벗어난 것이었음........
어쨌거나 시작한 일,
이렇게 저렇게 뭐 어떻게든
억지로 기립 시키고 수태봉에 줄기 빢빢 감음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봉사가 눈을 뜨는 종점의 기적처럼
드디어 기립하게 된 몬스테라
작업하면서 들었던 뚜둑하는 소리가
어쩐지 미심쩍고
조금은 불안했으며
대단히 걱정되었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이렇게 새 잎을 멋있게 만개하는 테라가 됨
하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굴레를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곤 하잖아?
나는 또
당근에서 대형 화분을 들여버리고 마는
과오를 저지르게 됨
안뇽? 여인초에요^^~
몬스테라 사태 이후
이제 화분을 보는 눈이 조금은 생겼다고 자부한 나는
화분을 볼 때
누웠는가? 에 초점을 두고
눕지 않은 여인초를 들여옴
눕지만 않았지 상태는 좀 빻아있었는데
또 현장에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음
그리고 얘도 어쩐지
또 눕노......
성층으로 갈수록 중력은 약해지는데
나름 고층에 위치한 우리집에는
땅보다 중력이 세게 돌기라도 하는지
아주 좃같아서....
몬스테라를 겪은 뒤라 빠르게 지지대를 사왔음
여러 사이즈가 있던 와중
화분이 크니까 거거익선이지 하며
존나 150센치 짜리 사옴
사서 집오는데 유리창에 비친 내모습
전쟁 나가는 토벌대 깃대들고 선봉하는 거 같았고
화분에 지지대 꽂으니까
지지대가 너무 길어서
이상하고 기묘한 형태가 됨
제대로 사진 찍어둔 게 없어서 몹시 아쉽다
보여?
멋대가리 없이 지지대에 빢빢 묶여 있는 꼴이...
내 마음과 내 계획의 끝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는데
왜 인생은 나의 포부와 다르게 흐르는지
문제가 뭘까 깊이 깊이 생각함
생각하는 게 싫어도 해야만 하는 때였지
지지대가 좃나게 긴 게 첫번째 문제였기에
지지대를 자르고
고무망치로 지지대를 화분 깊이 박음
깡! 깡! 깡!
우득!
ㅜㅜ
사람 노이로제 걸리게 하는 소리 또 남
그치만 지지대를 뽑기에도 애매하고
뽑는다한들 다른 수습 방법을 알지 못했으므로
그대로 깡깡질을 해댔고
자연적인 줄기 곡선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줄기를 지지대에 묶어줌
그리고
여인초는 새 잎을 무려 두개나 올리면서
죽지 않고 살아남음
대표적으로 나를 곤란하게 했던 일만 적었으나
이외에도 꽃이 너무 이뻐서 들인 꽃나무가 사실은
독 뿜는 독초였던 적도 있고 (꽃냄새 맡는다고 맨날 코 박고 냄새 맡음 시발)
수레 끌고 화분 사러 갔다가 폭우와서
길거리 세차 당하기도 하고
사소한 일들 존나 많았지만
지면에 다 담기에는 너무 길어질 것이기에
말을 줄이겠음
전주인이 애정갖고 잘 키워서 별 문제는 없는데
너무 잘 커서 좀 무서운 고무나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식물에 대한 이해없이 인테리어 용도만으로
식물을 들이면 이런 참사.....
더이상 남 일이 아닐 것입니다
키워보니
개체 마다 특성도 각기 다르고
잔잔바리로 신경 쓸 것도 많음
어느정도 살뜰함이 있어야 하고
성의가 지속되어야 하는 것 같아
특히 대형화분은 옮기기도 헬이고
죽으면 뒷처리도 곤란하니까
정말 신중하게 들여야 됨
이상
몬스테라 한번씩 물 주려고 욕실 끌고 갈 때마다
회한에 찬 시발을 입 밖으로 내뱉는 사람이....,,,,,,,
+추가
댓글 엄청 많이 달려서 놀랍기도 하고
즐거운 마음이 크기 땜시
몬스테라 현재 모습 찍은 사진 한 장 더 선보여드림
뜨든
수태봉 각도
거의 뭐 피사의 사탑
하여튼 몬스테라 기 존나 쎔
이제는 수태봉이랑 같이 누울라고
아주 용을 쓰고 있음
글의 말미에 흔히 쓰이는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하는 결말은
동화 속에서나 있는 것이고
우리가 사는 현실은
이렇게 지속되는 문제를 풀어가며
살아야 하는 것이겠지
좃같지만...
잘 살아보자
문제시 말해주세요
여인초 연어하다가 이 글보고 맘 접는다ㅠㅠ 시핥ㅠㅠㅠ 너무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웃기닼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 개웃겨
말하는 재질 너무 웃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화분들 꽤나 크고 무거워 보이는데 저걸 우다다 사들인게 개웃김 ㅋㅋㅋ 추진력 오지는 여시인듯 ㅋㅋㅋㅋ 여인초 살때 누웠는가 하나만 보고 샀다는거 단순하고 존웃 ㅋㅋㅋ
시간날 때 정독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