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부 산행 때 캔 산삼, 총 10뿌리였는데 산삼인지 확인하려고 3뿌리는 시식했고 이것은 나누
어 가졌다
꽃이 만발한 들판, 날은 화창하고 바람은 살랑거리고 芳郊氣煖惠風徐
하늘은 맑고 옷차림은 가벼워 몸은 편안하다 天朗衣輕體自舒
둔한 말이라도 말 가는 대로 들판을 따라가며 縱蹇平原隨所往
두견화가 많은 곳에선 잠깐 머뭇거리며 논다 杜鵑多處少蹰躇
――― 백사 이항복, 『춘일춘유(春日春遊)』
▶ 산행일시 : 2013년 5월 17일(금), 날은 화창하고 바람 살랑거림
▶ 산행인원 : 6명(영희언니, 드류, 대간거사, 신가이버, 산소리, 메아리)
▶ 산행시간 : 9시간 27분
▶ 교 통 편 : 15인승 봉고차 대절
▶ 산행거리 : 도상 19.3㎞(1부 13.1㎞, 2부 6.2㎞)
【 1부 】통점재→623m봉→777m봉→고라산(745m)→744m봉→다리방재→757.5m봉
→776m봉→구암산(△807m)→방향착오, 786m봉→648m봉→656m봉→성지골 아래
반지골 입구
【 2부 】통점재→706m봉→낙동정맥 벗어남→678m봉→625m봉→△598.8m봉→늙부내 아
래 68번 도로
▶ 시간별 구간(산의 표고는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 따랐다)
00 : 30 - 동서울종합터미널 출발
06 : 30 - 통점재, 청송군(부남면)과 포항시(죽장면 상옥출장소) 간의 경계
06 : 48 - 623m봉
07 : 17 - 777m봉 갈림길, 조식
07 : 54 - 낙동정맥, 보현지맥, 팔공지맥 분기, 고라산(745m)
08 : 51 - 달봉(△744m), 보현지맥 분기, 구암지맥 시작
09 : 18 - 임도, 다리방재(달의령達義嶺)
09 : 34 - 757.5m봉
09 : 57 - 776m봉
10 : 24 - 구암산(九岩山, 807m)
11 : 50 - 648m봉
12 : 14 - 성지골 아래 반지골 입구, 1부 산행종료, 중식 후 통점재로 이동
13 : 02 - 통점재, 2부 산행시작
13 : 20 - 706m봉
13 : 34 - ┤자 능선 분기봉, 낙동정맥은 직진함
13 : 57 - 678m봉
15 : 09 - 625m봉
15 : 32 - △598.8m봉
15 : 57 - 68번 도로, 늙부내 아래, 산행종료
1. 큰꽃으아리(Clematis patens), 미나리아재빗과의 낙엽 활엽 덩굴나무
▶ 청송 통점재 가는 길
통점재 가는 길이 밤이라서인지 험난하다. 통점재 가는 길을 전적으로 내비게이션에 맡겨두
고 기사님을 제외한 일행은 졸다가 깨어나다 가수(假睡) 상태로 가는데, 날이 훤하여 눈을 뜨
니 서포항IC를 빠져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0시 30분께 출발한 봉고차가 5시간이 넘도록 휴게
소를 한 번도 들리지 않고 들입다 논스톱으로 달리고 있는 중이다.
내비게이션에 통점재는 나오지 않아 포항시 죽장면 상옥출장소를 찍고 왔다. 그렇다고 해도
당연히 청송군 부남면으로 가서 통점재를 넘어 죽장으로 갈 줄 알았지, 서포항IC로 돌아갈 줄
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동서울에서 청송 부남을 경유할 경우 통점재까지 298㎞ 정도 되는
거리를 서포항IC로 돌아가는 바람에 372㎞로 갔다.
여기에 우리의 판단착오도 한몫했다. 죽장면 상옥출장소를 죽장면이 면으로 승격되기 전인
동일한 행정관서로 알았다. 사실은 죽장면이 남북으로 워낙 길어 죽장면에서 18㎞나 떨어진
북쪽 상옥리에 출장소를 별도로 둔 것이었다. 죽장면 상옥출장소에서 통점재는 68번 국도 타
고 2.5㎞만 더 가면 되기에 산행준비를 서두르는데 가도 가도 평야지대만 달린다.
통점재를 잘못 가고 있다고 생각하여 가사리(佳士里) 근처에서 제대로 가고 있는 차를 돌려
다시 상옥출장소로 왔다. 우리는 죽장면을 상옥출장소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차에 내려 죽장
면사무소 앞에 크게 설치한 관내 지도를 살펴보니 우리는 상옥출장소도 아직 가지 못한 것이
아닌가! 죽장면이 길기도 하다. 대처럼 길어 죽장(竹長)이 아닐까?
부랴부랴 차에 오르고 급하여 준령으로 보이는 가사령(佳士嶺)을 넘어 상옥출장소로 가서, 청
송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통점재에 다다른다.
2. 통점재, 청송군과 포항시의 경계다
▶ 구암산(九岩山, 807m)
통점재 고갯마루는 양쪽 절개지가 높아 낙석방지용 철조망을 길게 둘러쳤다. 고갯마루 살짝
비켜 낙동정맥 종주꾼들의 즐비한 산행 표지기가 등로를 안내한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제
법 서늘하다. 어제 기온과는 딴판이다. 시리기까지 한 양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낙동정맥 길을
따라 잔솔밭으로 들어간다.
잔솔밭은 긴 오르막에서 굴참나무 숲길로 이어진다. 등로에는 낙엽이 수북하여 먼지가 풀풀
인다. 한 피치 된 오름으로 623m봉 넘고 약간 어긋난 야트막한 ╋자 안부를 지난다. 산마루마
다 무덤이 자리 잡았다. 쌍무덤 지나 땀이 비칠 무렵 777m봉 왼쪽 어깨에 이른다. 평평한 공
터에서 휴식 겸해 아침밥 먹는다. 메뉴가 다양하다. 샌드위치, 절편 떡, 빵, 산소리 님 식단이
가장 걸다. 카레라이스 비빔밥이다.
벌거숭이 무덤 있는 726m봉에서 남쪽으로 방향 틀어 뚝 떨어졌다가 ┫자 갈림길 안부를 지
나 남서진하며 오른다. 오르내리는 봉우리가 잦다. 상옥리(上玉里) 송내동으로 빠지는 ┫갈림
길 안부를 지나고, 오름길 중간에 형형색색의 뭇 산행표지기들이 나뭇가지가 휘청하게 걸려
있는 ┫자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가 산행교통의 요처다.
우리와 함께 통점재 넘어온 낙동정맥은 여기서 방행 틀어 가사령으로 넘어가고, 가사령에서
시작한 보현지맥은 여기서 방향 틀어 우리와 함께 달봉(△744m)을 갈 것이다. 또한 혹자는 여
기를 팔공지맥의 기점으로 삼기도 한다. 바로 위가 745m봉(지도에 따라서는 744.6m로도 표
시되어 있다) 정상이다. 새마포산악회에서 ‘고라산’이라는 표지판을 걸어놓았다.
능선마루는 고도 700m 대를 유지한다. 부드러운 등로다. 나지막한 봉우리들을 넘고 넘는다.
우리 오지산행의 밝은 인사성은 망자(亡者)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봉봉의 무덤을 지날 때
마다 ‘안녕하세요, 신가이버예요’, 또는 ‘안녕하세요, 신가이버가 바로 뒤에 와요’ 라고 대간거
사 님이 대신 인사드린다.
항공장애등이 설치된 △744m봉에 ‘달봉’이라 쓴 표지판이 걸려 있다. 삼각점은 깨졌다. 지명
등은 판독불능. 여기서 보현지맥은 남진하고, 구암지맥이 시작된다. 쭉쭉 내려 다리방재 안부
에서 산허리 도는 임도와 만나지만 임도 마다하고 바로 산속으로 들어가 봉봉을 넘는다.
757.5m봉이 첨봉이다. 그예 올랐다가 숨 돌릴 틈 없이 바로 떨어진다.
왼쪽 가파른 사면은 넓게 벌목하였다. 모처럼 시야가 트인다. 멀리 하늘금 산정에 시설물이
있는 고봉은 보현산이리라. 큰꽃으아리 들여다보다 철쭉꽃, 물푸레나무꽃 헤쳐 구암산(九岩
山) 정상이다. 묵은 헬기장 덤불숲 가장자리에 있는 삼각점은 2등 삼각점이다. 기계 21, 2004
재설. 주위를 둘러보아도 구암이라고 할 만한 바위는 보이지 않는다.
구암산에서 부남면 성지골로 내리려면 포항시 시계 따라 조금 더 갔어야 했다. 구암산을 정상
벗어나자마자 Y자 능선 분기점에서 오른쪽 786m봉으로 간 것은 방향착오다. 어차피 골로 갈
수밖에 없다. 786m봉에서 왼쪽의 잡석 깔린 사면을 대트래버스 하여 무덤이 있는 엷은 지능
선을 잡았지만 이내 골로 간다. 더덕 4수 건진 것을 위안으로 삼는다.
마른 골 넘고 가파른 사면 올라 능선마루 잡는다. 구암지맥 벗어나니 오지다. 잡목 숲 헤친다.
648m봉에서 북진하다가 656m봉에서 동진하여 내린다. 부서진 마을 텔레비전 안테나 지나자
길이 풀린다. 성지골이 한적하다. 마평천(馬平川) 옆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 우리 차 불러 점심
밥 먹는다.
3. 등로
4. 고라산 아래 낙동정맥, 보현지맥, 팔공지맥 분기점
5. 민백미꽃(-白薇-, Cynanchum ascyrifolium), 박주가릿과의 여러해살이풀
6. 구암산 오르는 왼쪽 사면 벌목지대
7. 이름 모름
8. 구암산 오르며 벌목지대에서 조망
▶ 706m봉, △598.8m봉 그리고 산삼
2부 산행. 다시 통점재로 이동한다. 이번에는 아침에 오른 능선 반대편이다. 시골 운동회 만
국기처럼 펄럭이는 낙동정맥 종주산행 표지기 따라 오른다. 첫발자국부터 가파른 오르막이
다. 가슴 터질 듯하게 가쁜 숨도 임계점을 넘어서면 견딜만하다. 706m봉을 단숨에 넘는다. 그
다음 ┫자 능선 분기봉. 낙동정맥은 직진하여 간장현으로 가고, 우리는 왼쪽의 부남면 한갓진
능선으로 간다.
이 능선도 굴참나무 숲길이다. 우리 또한 춘일춘유를 즐긴다. 봄날 백사가 읊은 그대로다. 다
만 ‘꽃이 만발한 들판(芳郊)’이 아니라 ‘꽃이 만발한 산(芳山)’이다.
꽃이 만발한 산릉, 날은 화창하고 바람은 살랑거리고 芳山氣煖惠風徐
하늘은 맑고 옷차림은 가벼워 몸은 편안하다 天朗衣輕體自舒
바람 불어 산행하기에는 아주 그만인 날씨다. 멀리서 가까이서 우짖는 새소리 또한 한가하다.
678m봉에서 자칫하면 직진하여 간장저수지 아래 간장리로 잘못 빠지기 쉽다. 왼쪽으로 방향
틀어 내리면 능선이 다시 살아난다. 능선마루 가까운 북사면이었다. 메아리 님이 삼지오엽이
네, 산삼이 아닌가 하자 앞서가던 대간거사 님이 그 말을 듣고 혼잣말처럼 던진다. 삼지구엽
이란 말은 들어봤어도 삼지오엽은 또 처음이네 하고.
산삼인가? 산삼이었다! 메아리 님 아래쪽에 있던 나도 똑같은 상황에 직면했다. 산삼을 본 순
간부터 산삼인 줄 알았더라면 산삼을 그렇게 함부로 대접하지 않았을 텐데 지나고 보니 한갓
잡초로 대접하여 못내 아쉽고 미안하다. 무더기로 있거니와 내 박복함을 믿어 오가피나무가
아닐까 하고 스틱 끝으로 마구 헤집어버렸다.
나에게 산삼은 극적(劇的)으로 나타날 줄 알았다. 이를테면 장려한 아침, 골안개 은은하게 드
리운 심산유곡의 바위절벽을 살금살금 기어오르다 흘린 땀 잠시 훔치려고 쉬려는데 문득 바
라보는 저편 절벽에서 신령스럽게 나타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이전에는 흉몽이라도 대길(大
吉)이니 몽조(夢兆)가 있어 꿈땜할라 언행에 각별히 신중하고…….
메아리 님 다섯 뿌리, 나 다섯 뿌리다. 근처를 둘러보아도 더는 없다. 정말 산삼일까 아무래도
미심쩍어 가느다란 실뿌리 한 가닥을 씹어 보았다. 삼의 그윽한 향기가 입안에 가득 찬다. 확
실히 산삼이 맞다. 다른 일행에게도 뿌리 찢어 맛보게 하여 객관적인 확인을 구하였다. 틀림
없이 산삼이란다. 산삼은 나에게 이렇게 이름 없는 아무렇지도 않은 산길에서 준비하지 않았
는데 느닷없이 잡초처럼 다가왔다.
굳이 따지고 들자면 사연이 없지는 않다. 근연(近緣)을 꼽자면 하필 통점재를 산행기점으로
정한 것부터 시작하여, 무포산 산행을 당일 구암산으로 변경한 것, 2부 산행을 다시 통점재에
서 오른 것 등등 일거수일투족이 기연이라면 기연이다.
그간 산에 싸돌아다닌 지 수십 년. 처음 맞는 경사다. 그렇지만 전에도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그에 연연하지 않으련다. 그저 산을 갈뿐. 그렇게 625m봉을 넘고 하산을 서둘러 남쪽으로 방
향 튼다. 우리 타고 온 봉고차가 낡아 제 속도를 내지 못하니 서울 가는 길이 더욱 멀기 때문
이다. △598.8m 넘어 늙부내 아래로 내린다.
경암천 맑은 물에 낯 씻고 68번 국도로 올라서서 무사산행과 아울러 오늘의 경사를 자축하는
하이파이브 한다.
9. 물푸레나무(Fraxinus rhynchophylla), 물푸레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 물을 푸르게 하다고
하여 수청목(水靑木)이라고도 한다
10. 철쭉
11. 큰꽃으아리
12. 등로
13. 산삼, 4구다
첫댓글 채삼 축하드립니다.
오지에 2연속 강신 입니다.
지난주에도 귀한 것인 줄 모르고 삼하고 비슷하네, 한번 파 헤쳐 볼까하고 마구 파헤쳤습니다.
오지에 줄연속 강신을 기원하며, 다시한번 감축드립니다.
이게 다 연휴라고 담들 다 놀때 열씨미 산행 하신 결과라 생각되네요
산삼이 넘 많아 먹다 먹다 배불러 혼났습니당
헉! 열뿌리씩이나
짝퉁 장뇌 아닌가?
축하드림다, 아고 배아포라..
형님! 부러우면 지는거에요
채심 축하드립니다
이제 삼에 눈 뜨셨으니 거시기는 후순위로 밀리네요
한 곳에서 열뿌리나~~
그야말로 가족묘가 되었네요 ㅋㅋ
이름 모를 꽃사진... 혹시 오미자 아닌가요?
조사했더니 오미자에 가장 가깝습니다.
항공장애등이 있는 달봉(△744m)에 밀생하고 있습니다.
ㅎㅎ, 오지팀에서 2주 연속 귀한 것을.........
아주
나셨네유 추카드림다....이름모름은 혹시 대팻집나무 아닌가여
지두 못보던 넘이라...다래
닮기도 했는데 
우와~~! 덕과 선을 많이 쌓으셔서 복 받으신거지요. 한뿌리씩 드신분들 한해동안 펄펄 날아다니시겠어요 ㅎㅎ
심심산천에 심심심~~ 아주 대박나는 오지산행입니다.
오지산행에 대박이 예감됩니다.
제가 곧 백년짜리를 수확????? ㅎㅎㅎ
삼이 벌거숭이 처럼 누워는게 윤-창-중 같습니다. 삼밭 바로옆에는 어린 더덕도 많았습니다. 덕분에 삼 구경 잘 하였으나 술은 역쉬 더덕이였습니다. 6월초에는 꿈에 그리던 고비사막을 다녀올 계획이라 6월 중순 넘어야 산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짜 산삼일까요 직접 먹어봐야하는데
오지산행팀에게는 뭔가 있는 것 같습니다. 2주 연속 산삼이리니! 감축드리옵니다. 저도 예전 평화의 댐 주변을 더덕 찾아 어슬렁 거리는데 뭔가 꽃대가 있기에 보았더니 산삼(장뇌삼으로 추정) 7뿌리 했습니다. 잎,줄기,뿌리 모두 좋다고 하니 술 담그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