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유교문화체험 1번지, 영주 순흥문화유적권 |
선비란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조금쯤은 마주하기 어려울 것도 같고, 한편으론 존경하고 싶은 멋진 사람이었을 거란 생각이 드는 `선비`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았을까? 그리고 이 땅에서 선비의 명맥은 끊긴 것일까? |
우리 땅에 남아 있는 `멋스런 선비문화`를 찾아 보자. 경북 영주에 가면 그 이름만으로도 조선시대 선비의 글 읽는 소리가 들릴 듯한 소수서원과 국내에서 유일한 유교 전문박물관인 소수박물관, 그리고 선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선비촌이 자리하고 있다. |
중앙고속도로 풍기IC를 나와 순흥 방면을 길을 잡으면 소수서원과 소수박물관, 선비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풍기읍에서 소수서원을 찾아 가는 길은 931번 지방도는 사과밭으로 둘러싸여 있는 길이다. 4월 중순에 이 길을 지나간다면 산야를 뒤 덮은 하얀 사과꽃이 만들어내는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조선시대 임금으로부터 편액, 서적, 토지, 노비 등을 하사 받아 권위를 인정받은 서원)인 소수서원은 조선 중종 37년(1542년)에 풍기군수 주세붕이 세운 백운동서원이 모체이다. |
고려말 유학자인 안향선생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건립된 백운동서원은 퇴계가 풍기군수로 부임하여 나라에 상주함으로써 명종5년(1550년)에 임금이 내린 사액을 받게 되면서 `소수서원`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소수(紹修)`라는 명칭은 `이미 무너진 교학을 닦게 한다`는 뜻으로 학문 부흥에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곳 사료전시관에는 안향의 일대기를 적은 <회헌선생실기>를 비롯해 서원 원장 등 각 직책을 맡았던 원임들의 인사기록인 <원임제명록>, 소수서원에서 수학한 유생들의 이름을 기록한 <입원록>, 서원 방문 인사들의 방명록인 <심원록> 등 160여 점의 사료가 전시되어 있다. |
사립고등교육기관으로 공인되기도 한 소수서원 내에는 유생들이 강학을 하던 강학당과 유생들의 기숙사였던 학구재, 명륜당, 영정각, 전사청 등 국보 및 보물로 지정된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서원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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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서원을 돌아 흐르는 물은 죽계수(竹溪水)라 불린다. 죽계수는 소백산 초암계곡에서 발원하여 낙동강의 발원지가 되며, 물줄기로 주변에 울창한 노송 숲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죽계수 건너 물가에 세워진 취한대는 `푸른 연화봉의 산기운과 맑은 죽계수의 시원한 물빛에 취해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긴다`는 말에서 `비취 취`자와 `차가울 한`자를 따온 것이라 한다. 소수서원 내에서 투호놀이와 탁본체험도 가능하다. 자녀와 함께 투호놀이와 탁본체험을 하면서 조상들의 멋과 문화를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다. |
서원옆 죽계천에 놓인 목교를 건너면 또 다른 세계가 있다. 소수서원 동쪽에 자리잡은 소수박물관은 국내에서 유일한 유교 전문박물관이다. 돌 교각 위에 나무로 짜 얹은 다리를 지나면 작은 연못을 끼고 있는 소수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소수박물관에는 유물과 문헌, 민속자료 등 2만 여 점이 전시 또는 소장되어 있는데, 특히 괴헌(槐軒) 김영(金瑩ㆍ조선 정조 때 관리) 선생의 장손이 기증한 희귀 고서 1만여 점이 눈길을 끈다. 이처럼 소수박물관은 조선시대 선비들과 유학의 산실이었던 지역답게, 지역민들이 대대로 물려 받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기증함으로써 마련될 수 있었다. |
소수박물관의 전시실은, 기증유물전시실인 기획전시실을 비롯해, 선사시대 유물과 불교문화유물을 전시한 1전시실, 유교의 태동과 발전을 보여주는 2전시실, 서원과 향교의 건축적 특성을 보여주는 3전시실, 유교문화의 산실인 소수서원의 유물을 전시한 4전시실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야외전시장에는 선사시대 고인돌을 비롯, 통일신라시대의 바느레고분(돌방무덤) 등 영주시 순흥지역에 시대별로 남아 있는 장묘문화를 엿볼 수 있는 부동산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
<3월의 소수박물관 특별전시행사 : 선성 김씨 문중유물 특별기획전> |
선성 김씨 문중에서 기탁한 유물과 지금까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문중 유물 160여 점이 선을 보이는 `선성 김씨 문중유물 특별기획전`은 `문중을 빛낸 인물들`, `문중의 고향 단계서원`, `명사교류-선비들의 세계`, `선비들의 학문세계`, `정산 김동진과 도강서당` 등 5개 주제로 구성돼 있다. 선성 김씨 문중은 17세기 무렵부터 영주에 자리를 잡고, 집성촌을 이루어 유학의 발전과 후학양성에 힘을 기울여 온 가문이다. |
조상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선비촌은 2004년에 완성된 옛 마을로 만죽재 고택, 해우당 고택, 두암고택, 안동 장씨 종택 등 기와집과 이후남 가옥, 김규진 가옥, 두암댁 가람집 등 초가집이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 정자와 누각, 연자방아, 물레방아, 원두막을 비롯해 먹거리와 특산물을 살 수 있는 저자거리까지 재현돼 있다. |
문화유산해설사의 상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조선시대 고택의 건축적, 역사적 의미를 되짚어볼 수 있는 선비촌에서는 붓글씨쓰기, 탁본하기 등의 선비문화체험과 화전놀이, 짚공예, 전통복장입어보기 등의 전통문화체험이 준비돼 있어 자녀들과 함께 전통체험에 동참할 수도 있다. 특히 단체의 경우에는 선비촌의 기와집 7동과 초가집 5동 등의 고택을 둘러본 후, 점심시간을 이용해 전통혼례 시연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김상진가, 해우당고택 등 선비촌 내 각 고택에서는 숙박체험을 할 수 있다. 조선시대의 그 마을, 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한 선비촌의 하룻밤은 오랜 고택에서 하루를 보낸다는 색다른 의미도 있지만, 조선시대 양반들의 풍류와 여유가 묻어나는 풍경 속에서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면에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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