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독일 복음주의 운동의 구심체였던 모라비안 형제단을 이끈 진젠도르프 백작은 공동체를 강조했다. 어떤 경우에도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함께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의 정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체 없이는 그리스도교가 아니다”(There is no Christianity without community)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라브리 공동체 운동을 시작한 프란시스 쉐퍼 역시 공동체를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관계는 세상이 우리(교회)의 메시지가 진실한지 아닌지 판단하는데 사용하는 척도입니다. 기독교 공동체는 최종적인 변증입니다.” 참다운 공동체야말로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의 진실성을 가르는 최후의 변증(final apologetic)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기독교인들의 말이 아니라, 그들의 공동체에서 어떤 진실한 사랑의 행위가 펼쳐지는 지를 보고 판단한다. 쉐퍼는 세상의 모든 이들, 부한 자나 가난한 자, 높은 자나 낮은 자, 모두 함께 모여 떡을 떼고 나누는 공동체성이야말로 교회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라브리는 피난처란 의미다.
지금 사회 전체적으로 개인주의화가 만연되면서 공동체성은 극도로 약화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사태를 겪으면서 교회에서마저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비대면 예배의 확산으로 모이기를 힘쓰는 분위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때, 우리는 진젠도르프나 쉐퍼가 했던 공동체에 대한 언급을 심각하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공동체 없이는 기독교가 아니다! 참다운 공동체는 기독교인들의 최후의 변증이다!
이태형(기록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