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임도 트레깅
올여름 더위는 유난해 전국 어디서나 연일 폭염경보가 발효 중에 입추를 맞았다. 근교 임도를 걸을 요량으로 길을 나서 마산역 광장 모퉁이로 나갔다. “올여름 마른장마 뒤이은 연일 폭염 / 저수지 말라가고 농사는 물 부족에 / 도심은 가로수마저 조락해서 시든다 // 입추에 나선 산행 마산역 지나다가 / 노점에 펼친 채소 그나마 위안으로 / 누군가 가뭄에 애써 식탁 희망 안긴다”
앞 단락 인용절은 둔덕으로 가는 농어촌버스를 타려고 가던 걸음 본 노점 풍경에서 남긴 ‘입추 노점’ 한 수다. 주말 아침 반짝 서는 마산역 광장 노점인데 평일에도 부지런한 상인이 푸성귀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노점은 생산자가 직접 가꾼 채소를 팔러 나온 경우가 많아 그분들 노고가 예사롭지 않게 여겨졌다. 상품을 팔아주지 못하고 피사체로만 삼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번개시장 들머리에서 김밥과 부추전을 사 배낭에 챙겨 진전 둔덕으로 가는 76번 농어촌버스를 탔다. 봄날에 가끔 여항산이나 서북산으로 산나물을 뜯으러 길을 나설 때 타던 버스였다. 어시장과 댓거리를 지나 밤밭고개를 넘어 동전터널을 거쳤다. 진동환승장을 둘러 지산에서 오서를 거쳐 2번 국도 옛길 따라 양촌과 대정에서 산서리로 들어 둔덕 종점을 앞둔 대량마을에 내렸다.
마을 앞에서 개울을 지날 때 작은 다리 밑으로 흐르는 맑은 물은 수량이 줄어 피라미들이 모여 놀았다. 전주 최씨 선영과 산림청 환경림으로 가는 길로 드니 원산저수지 둑을 거쳤다. 저수지는 가뭄에 바닥을 드러내 비가 오지 않으면 농경지로 더 이상 물을 내보낼 여건이 되지 못했다. 숲이 우거져 그늘을 드리운 길을 걸어 계곡으로 드니 별장처럼 꾸민 농막을 두세 채 지났다.
폐가처럼 된 농장 막사를 지날 때 표고버섯을 가꿨던 삭은 참나무 토막이 보였다. 비탈진 언덕에서는 지난봄 어수리나 참나물을 뜯은 기억이 떠올랐다. 예각을 튼 임도 숲 바닥에서 절로 자란 더덕을 다수 발견해 등산지팡이를 꼬챙이로 삼아 통통한 뿌리를 캐 간 적 있었다. 앞으로 더 나아가도 쉼터로 삼을 만한 자리가 없어 그늘이 진 숲길 바닥에서 배낭의 간식을 꺼내 먹었다.
임도는 산행객이 전혀 다니질 않음에도 당국에서는 예초를 마쳐 놓아 깔끔히 정리되어 있었다. 인가와는 아주 멀리 떨어진 산기슭은 진주 문산을 거쳐 온 낙남정맥이 발산재에서 오곡재로 가는 산등선이다. 자연 부락인 대량과 원산이 저 멀리 있으나 행정 부락 이름은 산서리로 알고 있다. 여항산 서쪽이라 그렇게 불리는가 싶은데 임도 표석에는 ‘고사리’로 혼용하는 듯하다.
임도에 들어 계곡이나 샘터가 없는 줄 미리 알고 얼음 생수를 두 병 챙겨 갔다. 폭염을 대비해 탈수를 예방하려 소금 봉지도 가져가 살짝 입안으로 털어 넣었다. 쉼터에서 앞으로 나아가자 예초기가 지난 길바닥 새로이 돋는 식생이 파릇했다. 억세진 참반디와 참취 잎맥은 예초기 칼날에 잘려 나갔다. 허리를 굽혀 살피니 봄날에 여린 순을 산나물로 삼는 광대싸리와 거북꼬리였다.
최근 내가 스마트폰 활용 수업에서 배운 제미나이에 사진으로 보내 식물 이름과 식용 여부와 약성에 대해 물으니 즉각 친절한 회신이 왔다. 내가 익히 아는 정보보다 훨씬 자세한 내용이었다. 한여름 폭염이 혹심한 가운데 숲길을 걸으면서 뜻밖의 산나물을 채집하게 되었다. 오염원이 전혀 없는 산중 깊숙한 임도에서 봄날에나 채집이 가능한 광대싸리와 거북꼬리를 몇 줌 뜯었다.
울산 김씨 선산으로 가는 표석을 지나서는 임도를 벗어나 물이 마른 계곡으로 내려섰다. 원산마을까지 가는 임도보다 지름길이 되기도 하고 햇볕에 노출되지 않아 서늘했다. 참나무가 삭은 둥치에 붙은 말굽버섯과 영지버섯을 찾아내기도 했다. 고도를 점차 낮춰 계곡을 빠져나가니 독립가옥 농가가 한 채 나오고 개울을 건너 술임방에서 둔덕에서 나오는 버스를 타고 시내로 왔다. 26.08.07
첫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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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가 스마트폰 활용 수업에서 배운 제미나이에 사진으로 보내
식물 이름과 식용 여부와 약성에 대해 물으니 즉각 친절한 회신이 왔다.
내가 익히 아는 정보보다 훨씬 자세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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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까운 배움터에서
스마트폰 이용법을 배워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