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말장난의 대가 곽재식이 펼쳐 보이는
기가 막힌 역설의 세계
얼음을 소재로 번뜩이는 발상을 펼친 SF소설 『SF보다 Vol. 1 얼음』부터 고전과 과학의 기발한 컬래버래이션인 『곽재식의 고전 유람』까지, 기상천외 종횡무진 ‘곽재식 장르’를 구축해 가는 저자가 이번에는 ‘역설’과 함께 돌아왔다.
‘내 친구는 언제나 나보다 친구가 많다?’, ‘1등이어도 패배할 수 있다?’처럼 자칫 엉뚱하게 들리는 이야기의 내막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건네는 역설의 렌즈를 끼면 된다. 역설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원칙이나 견해에 대립하는 주장”으로, 쉽게 말해 대부분 맞는다고 생각할 만한 사실과 어긋난 결론을 내리게 만드는 이상한 주장이나 논리를 뜻한다. 이 책은 가벼운 말장난에서부터 감성적인 예술 표현과 과학 원리의 깊은 바탕 곳곳에 자리 잡은 역설을 살핀다. 역설은 우리 삶의 다양한 영역을 돌아보게 하며, 사고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하고, 지식에 대한 욕구를 샘솟게 한다.
이 책은 우정·거짓말쟁이와 관련된 ‘마음의 역설’, 가치·경쟁을 다루는 ‘돈의 역설’, 투표·통계를 파헤치는 ‘숫자의 역설’ 등 세 가지 테마를 바탕으로 총 15가지의 역설을 소개한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 곁에 이렇게나 많은 역설이 숨 쉬고 있었는지를 발견하고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역설의 안경을 끼고 바라본 사회, 경제, 문화, 역사의 다채로운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 출판사 리뷰
마음, 돈, 숫자에
홀리고 혹하는 요지경 세상사
알쏭달쏭한 15가지 역설과 함께
좌우 앞뒤로 비틀고 뒤집어 보는 세상
세상 모든 것에는 양면이 존재하기 마련이지만 매일 반복되고 단조로운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마주치는 사람과 사물에 대해 같은 면만 바라보게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익숙하고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 세상의 이면과 양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역설이라는 렌즈를 끼고 낯선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것이다.
역설은 부정하기 힘든 추론 과정을 거쳐서,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에 도달하는 것으로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과 새로운 통찰을 선사한다. 또한 필연적으로 의문과 질문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사람, 사물, 현상에 물음표를 던져 답을 찾게 만든다.
그뿐이 아니다. 역설은 경제학, 정치외교학, 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이야깃거리들로 존재해 왔으며, 지금도 많은 연구 분야에서 하나둘 새롭게 탄생하고 있기 때문에 역설을 풀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더 넓은 지식의 바다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5가지 역설의 법칙은 일종의 사고 도구가 되어 마음, 돈, 숫자로 가득 찬 복잡다단한 세상의 이면을 이해하는 데 유용하다.
거짓의 거짓은 진실일까, 거짓일까?
새 도로를 뚫었는데 오히려 교통 체증이 심해진다면?
역설의 얼굴은 다양하다. 대표적으로는 이율배반이 등장하는 경우로, 모든 역설의 원형인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대표적 예이다. 이 역설은 하나가 진실이면 다른 하나는 진실일 수 없는 두 가지 주장이 동시에 진실이거나, 동시에 진실이 아니라는 결론에 닿는 논리의 모순을 품고 있다.
어느 날, 한 크레타인이 나타나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라고 외친다. 만약 그의 말이 참이라면 그 자신도 크레타인이기에 그가 하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크레타인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말 자체가 거짓말이라면, 모든 크레타인은 정직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이 밖에도 “여기는 아무도, 아무 말도 믿으면 안 돼. 이런 말을 하는 나조차도 믿으면 안 돼”라는 영화 대사 속 역설과 “모든 법칙 중 항상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라는 저자가 고등학생 때 직접 겪은 역설에 관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한편 논리적으로 큰 문제가 없지만, 상식이나 고정관념으로 널리 퍼져 있는 이야기에서 벗어나는 역설도 있다. 이를테면 ‘새 도로를 추가로 만들었는데 오히려 교통 체증이 더 악화되거나, 반대로 교통량이 많았던 길을 없앴는데 교통 체증이 완화되는 경우다. 우리의 상식에 반하는 이 상황에는 과연 어떤 역설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 것일까? ‘브라에스의 역설’이 그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겼던 상식과 통념을 뒤엎는 시원한 반전을 선사한다. 또한 역설의 기원과 정의에 대해 알려 줄 뿐 아니라, 역설이 얼마나 다채로운 얼굴을 하고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꿈틀대는지를 친절하고 쉬운 예시를 통해 보여 준다.
역설적인,
너무도 역설적인 세계
1장 ‘마음의 역설’에서는 애빌린의 역설, 우정의 역설, 이스털린의 역설 등을 통해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감정, 권위, 가치와 관련된 역설을 들여다본다. 왜 회의에서 모두가 원하지 않은 방향으로 결정이 되는지, 왜 나는 내 친구보다 친구 수가 항상 적은 것만 같은지, 왜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해질 수 없는지 등 우리 마음을 좌지우지하는 역설을 파헤친다.
2장 ‘돈의 역설’에서는 루커스의 역설, 가치의 역설, 이카루스의 역설 등을 통해 자본, 성공, 경제의 이면에 담긴 역설을 조명한다. 보통 자본이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흐르는 것과 달리,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흐르는 ‘자본 역전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소중한 물이 사용가치가 떨어지는 다이아몬드보다 저렴한 이유, 성공의 원인이 오히려 실패로 귀결되는 이유 등 돈을 부르고 돈을 내쫓는 역설을 다룬다.
3장 ‘숫자의 역설’에서는 브라에스의 역설, 점검의 역설, 콩도르세의 역설 등을 통해 수학, 투표, 통계와 연관된 역설을 소개한다. 새 도로를 추가로 만들었는데 교통 체증이 더 심각해진 비밀, 내가 기다리는 버스만 항상 늦게 오는 비밀,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었는데도 탈락하게 된 비밀 등 숫자의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역설을 들여다본다.
■ 저자 소개
곽재식
2006년 단편소설 「토끼의 아리아」가 MBC에서 영상화된 이후 소설가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쓴 책으로는 소설 『고래 233마리』, 『지상 최대의 내기』, 『이상한 용손 이야기』,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과, 글 쓰는 이들을 위한 책 『항상 앞부분만 쓰다가 그만두는 당신을 위한 어떻게든 글쓰기』, 한국 전통 괴물을 소개하는 『한국 괴물 백과』, 과학 논픽션 『곽재식의 아파트 생물학』, 『지구는 괜찮아, 우리가 문제지』, 『휴가 갈 땐, 주기율표』 등이 있다. KBS 〈주말 생방송 정보쇼〉, SBS 〈김영철의 파워FM〉 등 대중매체에서도 활약 중이다. 공학박사이며, 숭실사이버대학교 환경안전공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 차례
1장 마음의 역설
1. 거짓말쟁이의 역설Liar paradox
2. 맨더빌의 역설Mandeville’s paradox
3. 애빌린의 역설Abilene paradox
4. 우정의 역설Friendship paradox
5.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
2장 돈의 역설
6. 이카루스의 역설Icarus paradox
7. 레온티예프의 역설Leontief paradox
8. 루커스의 역설Lucas paradox
9. 경쟁의 역설Paradox of competition
10. 가치의 역설Paradox of value
3장 숫자의 역설
11. 브라에스의 역설Braess’s paradox
12. 제번스의 역설Jevons paradox
13. 심프슨의 역설Simpson’s paradox
14. 점검의 역설Inspection paradox
15. 콩도르세의 역설Condorcet paradox
■ 책 속으로
나는 거짓말쟁이의 역설이 모든 역설의 어머니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역설은 재미있고, 단순하다. 그러면서도 역설의 재미와 가치도 잘 알려 준다.
본문 12쪽(거짓말쟁이의 역설)
재미난 것은 『꿀벌의 우화』가 나온 시점인 1714년과 『북학의』가 저술된 1781년이 그렇게 먼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떠올린 사람이 우연히 유럽의 서쪽 끝과 아시아의 동쪽 끝에 동시에 출현한 것일까?
본문 39쪽(맨더빌의 역설)
이 이야기는 다들 동의하여 모두가 만장일치로 결정한 일인 것 같지만 사실은 알고 보면 그 누구도 별로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본문 49쪽(애빌린의 역설)
남들이 나보다 더 잘사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단순히 SNS 때문에 생긴 착시가 아니라, 사실이라면 어떨까? 나보다 남들이 평균적으로 더 인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러면 나는 세상의 평균보다 더 인기 없는 사람이니, 진짜 불행해하고 울적해지고 괴로워해야 하는 것일까?
본문 66쪽(우정의 역설)
과거에 비해 내 수입이 충분히 많아졌다고 하더라도 남들은 그보다 더 수입을 많이 올리고 있다면, 별로 행복한 느낌은 들지 않을 수 있다. 남과 비교해 봤을 때, 내 수입이 더 적다면 그것만으로도 안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행복의 기준이 남과의 비교를 통해 달라져 간다는 의미다.
본문 96쪽(이스털린의 역설)
언뜻 생각해 보면 그럴 수가 있나 싶다. 미국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머리가 두 배, 세 배 좋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힘이 두 배로 세거나, 팔이 넷 달린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미국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유독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일을 잘하는 재주가 있단 말인가?
본문 125~126쪽(레온티예프의 역설)
그런데 루커스는 꽤나 자주 거꾸로 개발도상국의 돈이 오히려 선진국으로 들어오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돈이 없는 사람이 돈이 많은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려고 하는 셈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본문 139쪽(루커스의 역설)
그가 자유와 경쟁을 강조한 것은 맞다. 그러나 그가 살던 18세기 시점에서 따져 보면 그것은 강자가 이기는 것이 옳다는 냉정한 주장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따뜻한 도덕에 가깝다는 느낌이 든다.
본문 169쪽(가치의 역설)
그러나 브라에스의 역설은 실제로도 일어난다. 세계적으로 자주 거론되는 사례는 2003년 서울의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다. … 그런데 경이롭게도 약 2년간 5.8킬로미터에 이르는 핵심 도로를 막아 두었는데도 교통 체증이 별로 심해지지 않았다.
본문 197~198쪽(브라에스의 역설)
제번스의 역설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실제로 지난 200년 동안 석탄을 사용하는 장비들의 효율이 좋아져서 더 적은 양으로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석탄 소비는 증가했다.
본문 216쪽(제번스의 역설)
이번에 소개할 역설은 역설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다양한 역설 중에서도 처음 접했을 때 내가 가장 놀라고 많은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특히나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상식을 초월하는 결론이 나오는데도, 조금만 따져 보자면 이 현상을 논리상의 역설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더욱 역설적이다.
본문 224쪽(심프슨의 역설)
내가 기다리고 있으면 이상하게도 버스가 너무 오랫동안 안 온다는 느낌을 받아 본 적 있는가? 아니면 내가 마트에서 물건을 사서 계산을 하려고 하면 이상하게 줄이 길어 항상 오래 기다리게 된다는 느낌을 받아 본 기억은?
본문 242쪽(점검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