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님이 주시는 가르침 “경청, 순종, 사랑”
2026.3.29.주님 수난 성지 주일
마태2,1-11 이사50,4-7 필리2,6-11 마태26,14-27,66
“하느님, 저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나이까?”(시편22,2ㄱ)
오늘 화답송 후렴, 주님의 탄원 기도가 깊은 묵상감입니다. 오늘 주님 수난 성지 주일부터 전례주년의 절정인 거룩한 성주간이 시작됩니다. 수도원 주변에 동시적으로 만개한 파스카의 봄꽃들이 장관입니다. 산수유, 목련, 미서나무, 회향목, 진달래, 개나리, 매실, 매화, 제비꽃, 민들레...벌써 주님 부활을 경축하는 듯 합니다.
전례와 잘 어울리는 한국의 계절 역시 큰 축복입니다. 지구 한편에서는 지옥과 같은 치열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교황청 파롤린 추기경의 “부활절은 전쟁의 어리석음을 끝내야 할 시간이다”라는 언급에 공감합니다. 올해도 샛노랗게 피어나는 <개나리>에 떠오른 옛 자작시입니다.
“겨울 지낸
개나리
햇빛 환한 봄날도 너무 어두워
샛노란 꽃초롱들
가득 켜들고
대낮의 어둠 환히 밝히고 있다”<2001.4.13.>
25년전 보다 개화시기도 앞당겨 졌음이 분명합니다. 대낮의 어둠이란 말마디 오늘날 세상의 역설적 상황을 상징합니다. 문명의 환한 대낮같지만 희망의 빛이 사라진 내면의 어둠은 참 깊어 죄도 병도 많은 세상입니다. 그러니 참된 신자들이라면 예수님을 닮아 대낮의 어둠을 환히 밝히는 개나리 샛노란 꽃초롱 영혼으로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오늘 셋의 독서를 중심으로 오늘 주님이 주시는 가르침을 단순화하여 살펴 보니 “경청, 순종, 사랑”으로 요약됨을 봅니다. 예수님의 전삶이 오늘 독서 말씀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살아야 할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첫째, “경청하라!”입니다.
사랑의 경청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경청입니다. 귀기울여 공경하는 마음으로 듣는 경청은 신자의 모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네딕도 규칙 라틴아 첫마디도 “귀를 기울여라, 오, 아들아(Obsculta,o,fili)”로 시작됩니다. 경청을 위한 침묵이요 경청에 이어지는 겸손과 순종입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서는 “주님의 종의 셋째”노래로 초대교회 신자들을 바로 여기서 수난하시는 주님의 말씀으로 이해했습니다. 새삼 예수님의 모든 생명과 빛의 말씀이 경청에서 유래했음을 봅니다. 참으로 잘 경청할 때 샘솟는 생명과 빛같은 격려와 위로의 말씀이겠습니다.
“주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제자의 혀를 주시어
지친 이를 격려할 줄 알게 하신다.
그분께서는 아침마다 일깨워 주신다. 내 귀를 일깨워 주시어
내가 제자들처럼 듣게 하신다.”
둘째, “순종하라!”입니다.
사랑의 순종입니다. 제2독서 필리피서의 참 아름답고 깊은 그리스도의 찬가, 일명 비움 찬가가 겸손과 비움으로 요약되는 주님의 순종의 생애를 보여줍니다. 우리 수도자들은 매주 토요일 저녁성무일도때 마다 노래하는 그리스도의 찬가입니다.
침묵과 경청에 이은 자연적 순서가 겸손의 순종입니다. 겸손은 그대로 순종으로 표현됩니다. 영성의 진위를, 인간됨의 성숙을 입증하는 자발적 사랑의 순종입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이 예수님의 순종의 생애를 요약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네.
하느님은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셨네.”
땅 깊이 내려가는 순종을 통해 역설적으로 하늘 높이 올림 받으신 주님처럼 우리의 영적 삶도 그러합니다. 오래전 써놨던 <민들레꽃> 시도 이와 일맥상통합니다.
“민들레꽃 외롭지 않다
아무리 작고 낮아도
샛노란 마음 활짝 열어
온통 하늘을 담고 있다.”<2000.4.24.>
26년전 이날은 부활대축일 다음날이었습니다. 이 민들레꽃 영성시의 위로의 구원으로 그해 한달은 행복했습니다.
셋째, “사랑하라!”입니다.
오늘 가해 성지주일 <마태오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가 참 길지만 주옥같은 가르침으로 가득합니다. 온갖 사람들이 다 등장합니다. 인간의 선악이, 미추가, 강함과 약함, 빛과 어둠등 인간의 모두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과연 나는 어디에 있는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받으소서.”
환호하던 군중들은, “십자가에 못박으시오!” 무지막지한 폭도로 돌변합니다. 사랑하던 수제자 베드로는 세 번이나 배반했고 제자 유다는 예수님을 팔아 넘기고 자결했습니다. 올리브 산에서 기도할 때 제자들은 잠에 빠졌고 체포됐을 때는 다 도주했습니다.
예수님의 수난현장은 예수님께 자비와 연민의 학습장이었음을 봅니다. 하느님 사랑을 대변하는 예수님은 이 모두를 하느님의 자비와 연민의 눈길과 눈빛으로 보며 배웠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셨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셨으니 바로 이 사랑이 내적평화와 힘의 원천이, 고귀한 품위의 기초가 됐음을 봅니다. 그러니 수난기 복음은 <사랑>이란 한 마디로 요약됩니다. 영적 눈이 활짝 열린 백인대장의 믿음의 고백이 감동적입니다. 오늘 수난기를 요약합니다.
“참으로 이분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
오늘 하루의 말씀 양식으로 삼아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이자 주님의 종이었던 예수님의 “경청, 순종, 사랑”의 참 아름다웠던 삶이 수난기 말씀을 통해 환히 드러납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수난주일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주님을 닮아 경청, 순종, 사랑의 삶에 항구할 수 있도록 참 좋은 도움을 주십니다.
“아버지, 이 잔을 비켜 갈 수 없어
제가 마셔야 한다면,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소서.”(마태26,42). 아멘.
- 이수철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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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첫째, “경청하라!”입니다.
둘째, “순종하라!”입니다.
셋째, “사랑하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