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 강가를 둘러
팔월 중순 화요일이다. 연일 계속된 올여름 폭염이 점차 누그러지고 있다. 우리나라 상공 여름철 기단에 변화가 생기는 듯하다. 중국으로 상륙한 태풍과 일본으로 접근하는 또 다른 태풍이 북태평양 기압계를 흔들어 놓는 모양이다. 열대야로 밤에도 에어컨과 선풍기를 켜고 지내다가 간밤은 문을 닫고 잘 정도로 서늘해진 날씨다. 더위는 물러가나 비가 오길 간절히 비라는 심정이다.
어제 아침은 본포 강가로 나갔더니 수변 생태공원 식생에서 놀라움을 느꼈다. 둔치에 가득한 물억새가 가뭄에 발갛게 타 시들어 보기 안쓰러웠다. 물억새뿐만 아니리 조경수로 심은 조팝나무와 절로 자란 느릅나무의 잎도 말라 시들었다. 폰으로 사진을 찍어 제미나이에 보내 물었더니 물억새는 앞으로 비가 와도 소생이 어려워 올가을 은빛 억새꽃을 볼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화요일 자연학교는 역시 강변을 택해 길을 나섰다. 명곡교차로로 나가 대방동에서 본포 강가로 가는 31번 버스를 탔다. 명서동을 지날 때 들녘 비닐하우스에 일을 나가는 중국인 부녀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작년부터 강변 농가 풋고추를 따는 부녀로 한 농가에 붙박이로 일을 가는 이다. 처음엔 우리말이 서툴렀는데 이제 ‘안녕하세요!’라고 상냥하게 인사를 먼저 건네 와 반갑다.
동읍에서 봉강을 둘러 가술을 지난 북모산에 부녀가 내리자 대기한 트럭을 타고 어디론가 농장으로 갔다. 나는 수산교를 앞둔 강변 요양원 앞에 내려 강둑으로 나갔다. 어제 본포 둔치에서 봤던 강변 풍경이 그대로 재연되었다. 싱그러워야 할 물억새들이 발갛게 타서 시듦은 어제 본포 강가와 마찬가지였다. 밭에 가꾼 농작물도 시드는데 강변 식생이라고 온전할 수 없는 지경이다.
강 건너편 수산의 강가도 갈색으로 비쳐 물억새는 고사되는 듯하다. 물길 따라 수산대교를 지나 대산 문화체육공원으로 향했다. 자전거길을 뚫은 둔치로 내려서니 말라가는 물억새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물 부족으로 성장을 멈춰 늦가을에 서리를 맞아 시든 모습 같았다. 지역민 일자리 창출을 겸한 플라워랜드는 가뭄에 남은 꽃은 몇 되지 않아 가을엔 국화만 기대되었다.
둔치 꽃밭 올여름 해바라기는 가뭄에 개화가 시원찮았을 테고 뒤이어 코스모스나 메밀을 가꾸는데 가뭄으로 파종을 못해 휴경지로 남겨진 상태였다. 인부들이 더위에 쳐 놓은 국화꽃밭 그늘막 아래 김을 매고 있었다. 야구장을 지나 파크골프장으로 가니 이른 아침부터 모여든 동호인들이 잔디밭을 누볐다. 그들이 타고 온 차는 넓은 주차장이 만차라 강둑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다.
강둑을 넘은 북부리에서 김해 생림으로 뚫는 신설 도로 현장을 지나 송등마을을 거쳤다. 죽동천으로는 본포 양수장에서 퍼 올린 농업용수가 제법 흘렀는데 태공 몇이 파라솔 아래서 낚시를 즐겼다. 가술까지 걸어 행정복지센터에서 땀을 씻고 삼봉 어린이공원에서 잠시 쉬었다. 평생학습센터 업무가 시작된 시각에 도서관 열람실로 들어 개인 서재처럼 혼자 독서로 오전을 보냈다.
아침에 보고 지난 강변 풍경으로 ‘수산 강가에서’를 한 수 남기기도 했다. “올여름 심한 폭염 밭작물 말라 가듯 / 둔치에 무성하던 물억새 성장 멈춰 / 처서를 앞두었는데 상강 이후 같았네 // 서리를 맞은 듯이 벌겋게 타고 말라 / 이맘때 은빛 꽃이 바람에 일렁이다 / 겨우내 야위질 가닥 해를 걸려 보겠네” 였다. 때가 되어 바깥 식당에서 점심을 때우고 오후 일과를 맞이했다.
오후는 창원시 농촌활성화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가드닝 강좌에 참여했다. 꽃밭과 텃밭 가꾸기에 전문가를 모신 흥미로운 수업이었다. 초빙된 젊은 강사는 예술가처럼 보였는데 공대를 나와서 독학으로 관련 분야 전문가가 된 이였다. 첫 시간은 다양한 소재의 꽃송이로 꽃바구니를 만들었다. 지역민 교양 강좌에서 목공과 도예에 이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뿌듯한 시간이었다. 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