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병원에가서 ct와 mri를 찍고 왔습니다. ct는 목과 가슴과 복부를 찍었고 mri는 머리를 찍었습니다. 목은 갑상선암 때문에 찍었고, 가슴은 폐암 그리고 복부는 전립선암 때문에 찍었습니다. 머리를 찍은 mri는 혹시 뇌로 전이 되지 않았나를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2. 3월 4일 다시 병원에가서 주치의로부터 그 결과를 듣게 됩니다. 저희 같은 암 환자들이 제일 심란한 기간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난 5년 넘게 정기적으로 ct와 mri를 찍었습니다. 그때마다 ‘괜찮습니다’, ‘깨끗합니다’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도 또 언제 ‘재발 되었습니다’라는 소리를 듣게 될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3. 불안의 원인은 알지 못함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불안을 해소하려 무당을 찾아가 앞 일을 묻습니다.
3월 4일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무슨 말을 들을는지 저는 모릅니다. 그런데 크게 불안하지 않습니다. 믿음 때문입니다.
4. ‘괜찮습니다’, ‘깨끗합니다’라는 소리를 듣게 될꺼라고 믿는 믿음이 아닙니다. 믿음은 ‘재발 되었습니다’라는 소리를 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입니다. 물론 아무렇지도 않지는 않겠지요. 저도 사람인데. 그러나 크게 흔들리지 않을겁니다.
5. 처음 폐암 수술을 받을 때 수술실에 들어가며 아내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수술 잘 받고 올께요’ 아내가 대답했습니다. ‘수술 잘 받고 오세요. 기도할께요’
하나님에게도 인사를 했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하나님이 대답하셨습니다. ’같이 갈껀데?‘
6. 그 말씀이 그렇게 큰 힘이 될 줄 몰랐습니다. 하나님이 같이 가 주신다니 마음에 불안함이 없어졌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표현대로 하자면 ’매를 꿩이 도망하듯‘ 도망 갔습니다.
2년 후 또 갑상선 암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술 실에 들어가면서 하나님께 ’같이 가실꺼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럼 같이 가야지‘
수술실에 들어가 누웠는데 천정에 이사야 41장 10절 말씀이 씌여져 있었습니다.
‘do not fear for I am with you’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그 말씀이 제게는 이렇게 들렸습니다. ‘내가 같이 간다고 그랬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가 제 온 몸과 마음과 영혼에 넘쳤습니다.
7. 앞 일을 알아서 재발 되지 않으리라고 믿어서 평안한게 아닙니다. 어디로 가든지 나를 떠나지 않고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때문에 그 믿음 때문에 평안한 겁니다.
그래도 막상 ‘재발 되었습니다’ 소리를 들으면 쬐끔 당황할 겁니다. 쬐끔 심란할 겁니다. 그러나 금방 평안할 겁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간다고 해도 그곳까지 함께 하실 하나님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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