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일 2025-03-19 09:16:32 수정일 2025-03-19 09:16:32 발행일 2025-03-23 제 3434호 7면
미국 애리조나주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있는 세인트 피터 인디언 가톨릭 학교 교장 마사 메리 카펜터 수녀가 2024년 9월 4일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교육부 인력 50% 감축 계획이 가톨릭 교육기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OSV
[워싱턴, OSV] 미국 교육부가 3월 11일 소속 부서 인력을 약 50%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가톨릭 교육기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 행정부는 이주민과 해외 구호 관련 인력 및 예산을 대폭 줄여 가톨릭교회의 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고 있으며, 미국 교육부 발표에 따라 교육 분야에서도 기존 가톨릭교회 활동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 행정부는 교육을 본래 있던 자리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발언해 교육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했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마리아 수도회가 운영하는 데이턴대학교 찰스 루소 법학과 교수는 “교육부의 인력 감축 계획 발표는 미국 연방 정부가 교육 분야에서 수행해야 하는 역할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미국 교육부가 그동안 비효율적인 조직 운영으로 비판을 받아 온 것은 사실이지만, 인력을 50%나 감축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 없이 교육 현장에 큰 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루소 교수는 특히, 장애를 지닌 학생들에게 제공되던 교육 서비스들이 중단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가톨릭 교육협의회(The National Catholic Educational Association) 부회장인 데일 맥도널드 수녀는 미국 교육부 인력 감축이 불러올 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면서 “교육부가 정확히 인력만을 감축하는 것인지, 학교에 지원해 오던 예산과 교육 서비스도 줄인다는 것인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교육부 린다 맥마흔 장관은 “교육부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발표는 효율성을 중시하겠다는 정책 방향을 드러내는 것이고, 교육부의 지원을 가장 필요로 하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을 선별해 집행하겠다는 뜻”이라며 “교육부의 인력 조정은 미국 교육 시스템의 위대성을 회복하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고 설명했다.
루소 교수는 “연방정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아 운영되던 공립학교 학생들, 특히 특수 교육을 받던 학생들이나 저소득층 가정 자녀들은 교육 혜택 면에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고 그 결과 주 정부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일부 학생들은 예전보다 더 큰 지원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다른 학생들은 고충이 커지면서 교육 기회의 불균형이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가톨릭교회에서 운영하는 사립학교들은 교육부 인력 축소로 인해 직접적인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도 있다. 가톨릭계 학교들은 매우 제한적으로만 정부 지원을 받아 왔고, 학교 운영을 자율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맥도널드 수녀는 “교육부가 해 오던 일이 중단되고 만일 다른 행정부서로 해당 업무가 이관된다면 어떤 면에서는 가톨릭계 사립학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