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의 축구경기를 보고나서...
3일전부터인가? 지난 주말부터인가?
수면패턴을 바꿔보려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를 시작했다
너무 늦게까지 TV시청 등으로 취침시간이 늦어지는 거 같아서
여기저기서 건강한 수면에 대한 글을 읽고나서
일찍 자기를 시도하는 중이다
엊저녁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을 앞두고 갈등하다가
10시쯤 해서 잠자리에 들었다. 취침하면 잠은 잘 드는 편이다
한숨 잘 자다가 화장실때문에 잠을 깼다. 화장실부터 다녀왔다
그리고 혹시나 하면서 TV를 켰다. 한국이 1대0으로 지고 있었다.
거의 후반 막바지였다. 아 이렇게 탈락하는구나 싶었다
곧이어 추가시간 10분이 주어진다는 자막이 떴다.
작정하고 TV앞에 앉았다. 쉴새없는 한국의 마지막 공세.
드디어 조규성의 헤딩골이 터졌다. 극적인 골이었다
추가시간 종료 1분을 남기고 터진 골이었다. 99분!
종료1분전 헤딩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성공시키는 조규성선수. 경기시작 99분만의 골이었다.
곧바로 30분간의 연장전이 이어졌지만 좀처럼 점수가 나지 않았다
하마트면 골을 먹을뻔했다. 그리고 바로 승부차기로 들어갔다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의외로 조현우가 두 골을 막아냈다
그러자 사우디의 만치니 감독이 뒤도 안 돌아보고 퇴장했다
이겼다는 느낌이 왔다. 네번째 키커로 나선 황희찬.
시원하게 오른쪽 골대 위쪽으로 공이 강하게 들어갔다
4대2로 한국 승!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동쪽에 붙은 작은 나라로 해저 천연가스 부국이다
축구장을 거의 가득 메운 사우디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뚫고 승리한 우리 선수들이 참으로 대견하다
카타르에는 노스돔이라고 하는 거대한 해저천연가스전이 있다
세계최대의 가스전인 이란의 사우스파스와 쌍벽을 이루는 거대한 해저유전이다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천연가스도 거의 이곳에서 온다고 한다
우리 조선회사들의 LNG운반선 수주도 거의 카타르에서 나온다
말하자면 카타르는 세계의 천연가스 부국이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주로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수입한다
오늘 새벽 축구경기를 보고나서 몇 년 전 일이 생각났다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하던 사우디 여성관중들
그 여성들을 보면서 생각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사는 아파트에 사우디 가족이 살았었다
남자가 썩 잘 생긴 아주 화목한 가족이었다
남자가 삼성전자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부인이 두 명이었고, 애들이 여럿이었다
우리 아파트가 한 층에 다섯가구씩 배치된 구조인데
1, 2호라인이 따로 3, 4, 5호 라인이 따로인 구조다
1, 2호라인에 첫째 부인, 3, 4, 5호라인에 둘째 부인이 살았다
그런데 참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
첫째부인이 훨씬 더 예쁘고, 날씬하고 여성스러웠다
반면에 둘째부인은 키도 크고, 뚱뚱하고 조금 우락부락했다
첫째부인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피부색이 조금 떠 까무잡잡한 것만 빼면...
옷도 늘 검정색 옷을 입고 다녔다
그리고 첫째부인의 큰 딸이 둘째부인과 무척 친했다
늘 팔짱을 끼고 조잘조잘 수다를 떨면서 깔깔거렸다
지 엄마하고 그러는 건 별로 보지 못했다
입는 옷도 첫째부인은 주로 검정색의 세련된 옷을 입었고
둘째부인은 옅은색의 털털하게 펑퍼짐한 옷을 입었다
두 사람의 외모가 아주 대조적이었다
둘째부인의 모습이 더 언니처럼 노숙하게 보였다
옷 색깔도 사진에서처럼 옅은 색 옷을 주로 입고 다녔다
몸이 뚱뚱했는데도 그랬다.
첫째부인의 큰 딸과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었다
늘 팔짱을 끼고 웃고 떠들고 수다를 떨었다
애들이 여럿이었는데 애들도 엄마들과 비슷했다
첫째부인의 아들들은 날씬하고 날카롭게 생겼다
둘째부인의 아들들은 퉁퉁하고 넉넉하게 생겼다
같이 자전거도 타고 롤러스케이트도 타며 놀았다
어쩌다 날 마주치면 영어로 인사를 했다
둘째부인의 아들들이 훨씬 더 붙임성이 있었다
한번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생길 정도였다
반면에 첫째부인의 아들들은 좀 쌀쌀맞았다
두 집 아이들이 서로 양쪽의 다른 집에서 살았다
일부러 만나지 않으면 통로도 달라서 부딪칠 일이 없었다.
현관에서 약속을 하고 만나는 장면도 여러번 보았다
놀고나서 헤어질 때도 서로 양 방향으로 흩어졌다
아마 사우디 현지에서도 그렇게 살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가끔씩 밖에 나와서 담배를 피우는 남자를 마주쳤다
나보다 훨씬 젊은 친구였는데, 인상이 아주 좋았다
눈이 마주치면 웃으면서 호의를 드러냈다
그렇게 몇 년 살다가 어느날 싹 사라졌다
사우디로 돌아갔을 것이었다
오늘 새벽 사우디와의 16강전 축구중계를 보면서
관중석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예쁜 사우디 여성팬들을 보고
불현듯 몇 년 전 우리 아파트에서 함께 살았던
사우디 가족이 생각나서 몇 자 끄적거렸다
이 세상에는 서로 다른 여러 민족들이 어울려 산다
한 남자를 섬기며 두 여자가 함께 사는 사우디 가정
부인들이나 아이들이나 스스럼없이 화목하게 지내던 모습
우리의 잣대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그네들의 삶의 모습
사우디와의 축구경기를 보면서 그 사람들이 생각났다
그 사람들도 오늘 새벽 축구경기를 보았을 것이다
부디 어디서라도 행복하게 잘 살고 있기를 바란다
특히 씩씩하게 내게 인사 잘 하던 둘째부인의 아들
훌륭한 청년이 됐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둘째부인이 나와 같은 3, 4, 5호 라인에 살았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우리나라도 소멸되기전에
일부다처를 도입해야 합니다.ㅋㅋ
ㅎ ㅎ
각방쓴지 10년 됐어요 ㅠㅠ
@정동진 둘째부인이 있으면 그렇치 않겠죠? ㅎㅎ
호주전도 벌써 기대됩니다
역대급 화려한 멤버들
이번엔 우승을 기원합니다
잘 하기를 바랍니다
우승하면 더 좋겠지요
감사합니다
첫부인
배우만큼 이쁘군요
1부2처의 자연스러움 이슬람.
그 전통의 결혼풍습이겠지요
진짜 첫째부인의 사진은 아니구요
제가 임의로 퍼온 사진입니다
어쨌든 첫째 부인이 훨씬 더 예뻤습니다
두 부인을 데리고 아이들도 여럿이고
그런데도 아주 화목하게 살드라구요
서로 다른 사회제도겠지요
우리나라에서도 저 어렸을 때
주위의 처첩동거하는 집
여러 집을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솔. 오~~
첫부인 실물인줄 알았습니다~호호호
처첩제도는 실패한 정책입니다.다처제도로 가야합니다.호적에 똑같이 처로 등재하여 동일한 법적지위를 부여해야,,,
그렇군요
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