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래
열자(列子)라는 책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춘추시대 초나라에 백아(伯牙)라는 거문고의 명인이 있었습니다. 그에게는 그의 거문고 소리를 듣고 잘 이해하는 종자기(鍾子期)라는 친구가 있었죠. 어느 날 백아가 높은 산을 생각하면서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그 소리를 듣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굉장하네. 태산이 눈앞에 솟아 있는 느낌일세.”
또 한번은 백아가 도도히 흐르는 강을 떠올리면서 거문고를 타자, 종자기가 말했습니다. “정말 대단해. 한없이 넓은 강이 눈앞에 흐르는 것 같군.” 이처럼 종자기는 백아의 생각을 거문고 소리만 듣고 알아맞혔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종자기가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러자 백아는 거문고를 때려 부수고, 줄을 끊어 버리고는 두 번 다시 거문고에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이 세상에 자기 거문고 소리를 알아주는 사람은 이제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생각거리
사람의 일생은 외로운 여행길로 비유합니다. 그런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진정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지음(知音)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가까운 친구를 떠올리면서 나에게 종자기 같은 친구인가, 내가 친구에게 백아 같은 존재일까를 생각해 봅시다.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삶의 큰 자산이고 행운입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 / 동아일보
첫댓글 소중한 내용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