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말한 것처럼 식물이 곤충을 공격하는 것입니다.
늪이나 습지의 토양은 일반 토양에 비해 산소가 부족하고 공기의 유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많은 종류의 일년생 초본이 자라고 있어 이들의 해묵은 사체가 늪바닥에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유입되는 유기물의 양은 많지만 유기물을 분해시키는 호기성(好氣性) 미생물,
즉 산소 호흡을 하는 미생물의 활동이 저조하여 유기 물질이 잘 썩지 않습니다.
유기물의 분해는 식물의 필수 영양 물질인 질소 공급원이라는 점에서 볼 때,
늪지의 토양은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질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곳입니다.
이러한 곳에 사는 식물은 만성적인 질소 부족으로 고통받기 일쑤입니다.
뭔가 획기적인 방법을 찾지 않으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일부 식물들은 과감히 식성을 바꾸기로 작점함으로써 마치 단백질 섭휘를 위해 사람이 고기를 직접 먹는 것처럼
직접 곤충을 잡아먹는 실로 놀라운 방법을 택하게 된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벌레잡이식물은 7백여 종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통발, 끈끈이주걱, 끈끈이귀개 등 12종이 자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벌레잡이식물이 잡은 벌레를 얻어먹고 사는 곤충도 있다는 점입니다.
보기에 따라 벌레잡이식물의 습성은 곤충과의 싸움이라기보다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벌레잡이식물 역시 어디까지나 식물이라는 것,
그리고 벌레를 잡아먹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