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요새(要塞) 순창 회문산.
(전북 순창군 구림면 금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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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금요산행일 신미년 새해가 밝은지가 어제 같은데 벌써 1월 16일.
세 번째 산행을 하는 날이다.
세월은 우리가 바쁘다거나 할 일 없다 해서 기다려주거나 챙겨주지 않는다.
우리만 모를 뿐이지 정해진 데로 묵묵히 혼자 갈 따름이다.
지구촌 전체적으로 볼 때 비만으로 인해 각종질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살을
빼려고 다이어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주위에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지구촌 이웃도 있다는 게 현실이지만
오늘도 35명의 남녀회원들이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산행 길에 나섰다.
가정사로 산행에 불참하면서도 “이 춘심”회원이 겨울용 털 실장갑 한 상자를
가져와 모든 회원들에게 골고루 1-2켤레씩 나누어주는 따뜻한 정을 베풀어 주었고,
또 오래 만에 나온 “코스모스”회원은 바나나 한 상자를 가져와 회원들의 입맛을
돋우어 주었다.
그뿐이랴 익명을 바라는 여성회원은 양주 “시버스리갈” 한 병을 가져와 하산 주
할 때 한 잔씩 하라고 기증해주었다.
이 모든 것이 고맙고 즐거운 일이지만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정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 일 것이다.
그래서 금광은 모두가 가족 같은 산악회라고 말한다.
오늘은 국립자연휴양림으로 유명한 회문山을 간다.
회문산(回文山, 回門山)은
전북 순창군 구림면 금창리에 있는 높이 830m 산으로 최고봉은 장군峰이다.
순창군과 임실군을 가르고 있으며 봉우리와 골짜기가 많아 첩첩산중을 이루고
있는데다 서쪽을 제외한 3면이 강(江)으로 둘러싸여 있어 예로부터 천혜의 요새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지형적인 특성 때문에 역사적으로 많은 사연을 품고 있는 산이다.
소설 “남부군”의 배경이 되기도 하였으며 동학혁명과 한말 의병활동의 근거지가
되었고,
빨치산 전북도당 유격대 사령부가 이곳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700여명의
빨치산들이 오랫동안 저항한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양민 희생자를 위한 위령탑과 빨치산 사령부를 재현한 비목공원이
세워져있다.
지금은 빨치산의 훈련장이었던 곳에 체력단련장이 들어서 옛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소설 남부군은 한국전쟁이 한창인 시절 계속되는 대치 상황에서 남부군은 약세를
거듭하며 지리산으로 후퇴한다.
그러나 배고픔과 추위 등으로 남부군 대원들은 하나 둘 지쳐간다.
남쪽의 추격과 북쪽의 버림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남부군의 시련과 최후를 그린
1990년 제작된 정 지영 감독의 전쟁드라마 영화로 안성기, 최 진실, 최 민수,
독고영재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우리사회에 금기시 되었던 빨치산이란 용어가 이때부터 공론화되기도 했었다.
또한 이 산에는 천주교 병오박해 때 한국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일가가
피신했던 곳으로 동생과 조카의 묘가 안치된 천주교의 성지(聖地)이며,
증산교와 청학동 도연으로 불리고 있는 갱정유도(更定儒道)의 발상지가 이 산의
금강庵(암)이다.
예로부터 이 산에는 다섯 선인(仙人)이 바둑을 두는 형상인 오선위기(五仙圍基)의
명당 터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옛날 백룡이라는 산적 두목이 무리들을 이끌고 이곳에 웅거하였다고
전해지는데 산봉우리에는 그들이 살았던 굴이 그대로 남아 있다.
회문山은 광주근교 군(郡)지역에 있는 산으로 오전 9시 30분에 산행기점인 일중里
덕치지구대 앞에서 산행 1팀은 이미 출발했고,
안정里 회문山매표소와 관리사무소가 있는 안정마을에서 산행 2팀이 10분 늦게
출발했다.
임실 마을주변 뒷산에는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있는 곳이 많아 광주와는 딴
세상이었다.
오늘 산행 1팀은,
덕치지구대에서 출발 -깃대峰 -천마峰 -삼연峰 -큰 지붕(회문산) -천근월굴
(天根月屈) -작은 지붕 -사방댐 -노령門 -매표소로 내려오기로 하고,
산행 2팀은 자연휴양림 입구인 안정里 안심마을 휴양림매표소에서 시작해서,
휴양官 -헬기장 -작은 지붕 -천근월굴 -큰 지붕(회문산) -장군봉갈림길
-서어나무갈림길 -역사관(빨치산사령부) -휴양官 -매표소로 내려오기로 했다
나는 10여명의 회원과 함께 산행 2팀에 참가했다.
산행 1팀의 하산시간을 오후 2시 30분으로 정했다.
날씨는 아침부터 짙은 안개구름으로 하늘을 볼 수 없었다.
돌비와 작은 문턱바위, 큰 문턱바위를 지나 조금 올라가다 노령門을 통과하면
출렁다리가 나오고 그 밑으로 구룡폭포가 있다.
노령문은 의병활동의 역사적 의미와 교육적 효과를 살리기 위하여 세운 문이다.
아스팔트길 따라 산림경영문화실, 숲 체험교실을 지나고 등산로로 접어들자 하얀
눈이 많이 쌓여있다.
사각사각 밟히는 눈이라 미끄럽지 않아 아이젠을 하지 않고 올라갔다.
눈길을 밟고 얼마를 올라가니 본격적인 능선산행이 시작되는 안부에 헬기장이
나왔다. 산행하는 데는 그렇게 힘이 들거나 어렵지 않았다.
산에는 눈구름인지 비구름인지 분간할 수 없는 물안개가 잔뜩 끼어있어 비도
내리고, 눈발도 흘리는 제 멋대로 상황이지만 옷이 젖을 정도는 아니었다.
두 그루의 여근목(女根木)이 나왔다.
모악산은 어머니 산, 회문山은 아버지 산으로 음기가 곳곳에 서려있어 천근월굴
(天根月屈)바위와 더불어 이곳 여근木에 잘 나타내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작은 지붕(헬기장)을 지나니 천근월굴(天根月屈)이 나왔고,
그리고 높이 837m인 회문山정상인 큰 지붕이 나왔다.
정상에 서면 서쪽으로 투구峰(장군봉), 동쪽으로는 지리산, 남쪽으로 무등산,
북쪽으로 모악산이 바라다 보인다고 했지만 오늘은 물안개 바다뿐이다.
오늘 길잡이를 자청한 “산울림”이 하산 길에는 아이젠을 꼭 해야 된다는 충고로
모두들 아이젠을 발에 걸었다.
내리막길에는 눈 미끄럼 때문에 모두들 조심했다.
장군봉갈림길, 서어나무갈림길을 지나 사방댐, 물놀이장을 빠져나오자
조그만 회문山역사관이 눈 속에 갇혀있다.
비목공원위령탑 옆에 산림문화휴양官, 숲 체험교실도 있었다.
하산 길 왼쪽 계곡건너에는 직원숙소와 숲속의 집이 일렬로 지어져 있었고,
그 뒤로 굴참나무, 층층나무, 자귀나무, 산딸나무, 산 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단풍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조성되어 있었다.
이성계와 무학大師가 마주앉아 이 산의 산세에 대해 담소했다는 무학바위도 보았다.
산림경영문화실에 내려오니 눈길은 끝나고 아스팔트가 보여 아이젠을 풀었다.
그러나 출렁다리를 구경하려다가 살얼음에 미끄러져 팔꿈치를 다쳤다.
올해 세 번째 넘어짐이었고 운이 없는지 그때마다 다쳤다.
매표소주차장에는 산행버스가 대기하고 있었다.
산행 1팀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발 빠른 조교장님만 혼자서 내려왔다.
산행 1팀 위치를 알아보려고 총무에게 전화를 해보니 회문山 정상이란다.
산행은 오후 2시 30분에 종료되었다.
우리는 하산 주를 먹기 위해 창평 장터에 있는 소문난 국밥집으로 향했다.
오늘부터 산악회재무를 “해뜰날”이 맡았는데 자금관리를 야무지게 잘한다.
수잔 폴리스 슈츠의 詩 “내안에 내가 찾던 것이 있었네.”를 음미해본다.
모두들 행복을 찾는다고
온 세상 헤매고 있지
하지만 새로운 도전이란
잠시 혼란스럽고 불행하기마련
마침내 지친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오지
내가 찾던 것 있었네.
바로 내 안에 있었네.
행복이란
참다운 나를
사랑하는 이와 나눌 줄 아는 것.
(2015년 1월 16일)
첫댓글 글 죽입니더...팡팡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아즐행님
지나서 보면 또 가고싶은곳!! 즐거운산행 추억 이라는걸 또다시 느낍니다 ~~
함께했던 눈길 산행, 모두가 즐겁고 행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