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쏘나타 K-리그가 대장정을 시작한다. 오늘(27일) 전국의 7개 구장에서 일제히 성대하게 막을 여는 K-리그는 굵직한 이적 선수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는 팀들의 눈부신 경쟁, 수준급 외국인 선수의 가세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놓치면 후회할 2010 K-리그 개막전에 가야하는 몇 가지 이유를 꼽아봤다.![]() <사진1 : 직접 보는 축구는 텔레비전을 통해 보는 축구와 확실히 다르다. ⓒ연합뉴스> 1. 축구의 묘미가 있다 유럽 축구? 물론 훌륭하다. 세계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는 데 재미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텔레비전으로 지켜보는 축구와 직접 보는 축구는 다르다. K-리그 경기장에 가면 텔레비전으로는 볼 수 없는 숨어있는 1인치가 있다. 유럽 축구를 보는 시청자는 여러 대의 카메라 중 담당PD가 선택하는 단 한 장면만을 봐야 한다. 나에게 선택의 여지란 없다. 하지만 K-리그 경기장에 오면 다르다. 공의 흐름과는 무관한 곳에서 코를 파고 있는 선수도, 물 마시다가 사래에 걸린 감독도, 옆 자리에서 소주를 들이키며 걸쭉한 욕을 내뱉은 아저씨도, 90분 동안 몸만 풀다 들어가는 후보 선수도 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 또한 직접 내 눈앞에서 거친 숨소리를 내뱉으며 땀 흘리는 선수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진짜 축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K-리그에서는 내 눈이 곧 브라운관이다. 2. 날씨가 좋아졌다 거의 봄 날씨다. 특히 대낮에는 반팔만 입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날씨가 좋다. 겨우내 집에서 웅크리고 살던 폐인들은 이제 밖으로 나올 시간이다. 나와서 광합성도 좀 하라. K-리그 개막전은 모두 날씨가 가장 좋은 대낮에 열린다. 전북과 수원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경기는 오후 2시에 시작하고 인천-전남, 울산-경남, 부산-제주, 대구-광주, 대전-서울 경기는 오후 3시에 킥오프한다. 성남-강원전도 오후 4시에 열린다. 따뜻한 날씨에 잔디 내음을 맡으며 전반전 끝나고 먹는 컵라면 맛을 아는가. 이거 거의 삼겹살과 소주의 궁합과 맞먹는다. ![]() <사진2 : YF 소나타가 당신을 유혹한다. 당신이 원하는 건 자동차가 아닌 옆의 아리따운 여성일지도 모르지만. ⓒ연합뉴스> 3. 경품이 푸짐하다 K-리그 개막전에 맞춰 홈 경기를 여는 구단에서 다양한 경품을 준비했다. 동네 체육대회처럼 자전거나 준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전북은 추첨을 통해 YF 소나타 한 대를 선사한다. 지하철 타고 축구 보러 갔다 올 때는 YF 소나타 타고 집에 올 수도 있다. 식사권과 가족사진 촬영권도 주머니에 넣고 올 수도 있다. 울산은 동남아 여행상품권을 비롯해 1천만 원 상당의 다양한 경품을 내걸어 관중 몰이에 나선다. 올 시즌 울산 구단이 야심차게 준비한 지역 활성화 사업 '더비(The Best shop with you)' 프로그램 시행으로 구단의 경품이 더욱 다양해졌다. 울산의 자랑거리이자 K-리그의 독특한 이벤트로 꼽히는 ‘맛있는 낙하산 이벤트’도 계속된다. 먹을거리가 담긴 낙하산 모양의 주머니가 하늘에서 관중들에게 쏟아진다. 하늘에서 먹을 게 떨어진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다. 부산은 전반 30분부터 후반 5분 이내에 부산 아이파크가 골을 기록하면 추첨을 통해 한명에게 에어부산이 협찬하는 국내 항공권을 증정한다. 개막경기에서는 이 시간에 들어가는 최대 2골 2명에게 행운의 선물이 주어진다. 운이 없다고 억울해 할 필요도 없다. 열띤 응원을 보여준 관중 5명에게 피자헛에서 제공하는 피자 5판을 선물로 증정한다. 대구 역시 개막을 축하하는 의미로 관중들에게 ‘개막떡’을 나눠준다. 성남도 개막전 관중 선착순 200명에게 ‘SPA in garden5’의 이용권을 경품으로 증정하고 추첨을 통해 추가로 100명에게 이용권을 제공한다. 또 패밀리레스토랑 ‘빕스’의 무료식사권을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증정한다. 어떤 경품에도 당첨되지 않아 어깨가 축 쳐진 채 집에 돌아가는 관중을 위해서도 준비한 게 있다. 대전은 홈 개막부터 경기 종료 후 2시간 이내에 지하철 월드컵경기장역과 현충원역에서 입장권을 제시할 시 무료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축구 보고 뽕도 따는 셈이다. ![]() <사진3: 뭣들하나. 아이유가 부른다. ⓒ인천유나이티드> 4. 예쁜 여자 연예인도 보자 인천에는 깜찍한 여고생 가수 아이유(IU)가 등장, 하프타임에 축하공연을 펼친다. 인천월드컵경기장이 ‘마쉬멜로우’처럼 녹아내릴 기세다. 울산도 이에 질세라 ‘포미닛(4MiNUTE)’을 섭외했다. 프로축구연맹의 ‘5분 더’ 캠페인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미로 이들을 섭외했다니 센스 하나는 최고다. 부산에는 걸그룹 ‘로얄로드’가 홈 개막경기를 축하할 예정이다. 축구도 보고 예쁜 여자 연예인도 보고 얼마나 좋나. 2PM 재범만 연예인은 아니다. 5. 중계가 별로 없다 치킨 시켜놓고 편하게 집에서 K-리그 개막전 보려고 기다리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잘 알지 않나. K-리그 중계는 이번 시즌 시작부터도 심상치 않다. 개막전은 지상파에서 단 한 경기, 케이블 스포츠 채널에서 단 한 경기를 생중계할 뿐, 나머지 경기는 모두 지역 민방이나 케이블 스포츠 채널에서 녹화 중계된다. 녹화 중계로 스포츠를 보는 건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라는 걸 알고 보는 ‘식스 센스’와 다를 바 없다. 직접 가서 새로 만들어질 역사를 내 눈으로 보자. 한쪽 팔 괴고 구부정한 자세로 컴퓨터나 하지 말고 이제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K-리그 경기장을 찾는 건 어떨까. 이번 시즌 K-리그는 팬들을 맞이할 준비를 알차게 마쳤다. 자, 이제 우리는 경기장에 가 아름다운 승부를 즐기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