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소선 조명숙, 상량 대들보 글 써내려간 아버지처럼 붓글씨를 보고 처음 시작한 전시마당 열렸다
출품작들은 40여점, 무신불립.배려.역지사지.화향천리 인덕만리 등
전서.예서.해서.헹서.초서 같은 오체 구현
어렵기에 더욱 빠지고 취하며, 쉽지 않기에 더욱 흥취가 나고 재미나서 그만둘 수 없는 예술이 바로 서예
붓은 춤추고 인생은 노래하고, 글은 흥이 나고 작품은 향취가 있고
“시골 작은 마을 중요한 대소사에 글씨를 쓰려면 아버지의 몫이었습니다.” “아버지의 붓글씨를 보고 취미로 시작했던 서예가 지금은 나의 친구로 왔습니다.”
때로는 상처받은 나에게 위로해주고 외로움, 기쁨, 지혜를 주는 평생 함께할 길동무라는 소선(素仙) 조명숙 서예 작가가 지난달 21일(화)부터 28일(화)까지 1주일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제6전시장)’ 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어릴 적 아버지의 상량 대들보 등 마을 대소사에서 붓글씨를 쓰는 것을 어께 너머로 보고 배웠던 것을 60이 넘은 나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붓을 들며 작업해온 서예가 소선 조명숙 작가가 ‘추억을 다시 꺼내다. 아버지의 숨결 다시 느끼다’ 주제로 전시회를 꾸렸다. 지난달 21일부터 28일까지 열렸던 개인전은 ‘필무인생가(筆舞人生歌), 서흥작품향(書興作品香)’ 이다.
붓은 춤추고 인생은 노래하고, 글은 흥이 나고 작품은 향취가 있고 전시 부제에서 짐작되게 한 전시회는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전부터 서예에 입문한 그가 호남대학교 미술학과 학사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입선, 전라남도미술대전 초대작가, 무등미술대전 초대작가, 광주광역시미술대전 추천작가, 전국소치미술대전 초대작가, 남도서예문인화대전 초대작가와 전라남도미술대전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닦은 글씨 수련의 결실들을 간추려 보여줬다.
그는 전남 영암에서 주부로서 가정을 꾸려가면서 자신의 주택에 작업실을 두어 ‘나도 아버지처럼, 아버지 숨결 이어 가기‘ 프로젝트를 해보이겠다며, 국제서법예술연합 호남지회 한중교류전, 점하나 회원전, 호대대학원 원우회전, 국제서법예술연합 국내 교류전 호남호서지회, 국제서법예술연합 국내 교류전 대전지회, 국제서법예술연합 국내 교류전 경북서예가협회 등 교류 및 단체전과 서울 인사동 개인전과 영암문화 등에서 진행해온 ’나만의 글씨 찾아가기 50년 프로젝트‘ 의 서울에서 가장 많은 갤러리가 형성된 인사동나들이 전시회다.
출품작들은 40여점, 한문서예 작품들은 무신불립, 배려, 역지사지, 화향천리 인덕만리. 상선 약수, 화광동록, 무심, 일기일회, 장한가, 현소포박, 동반자, 과고사, 서산대사시, 잡편, 호남가, 장락미앙, 만여, 동다송가, 수류화개, 절학무우, 하일, 사시, 포덕시혜, 여의, 논어구, 세불아정, 난, 귀거레사,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 증인, 매화, 초심 등 자연, 인생 등의 시로 압축한 글과 스스로 그린 문인화 등으로 채웠다. 한문, 한글 등 다양한 필체를 구사하는 등의 전서.예서.해서.헹서.초서 같은 오체를 구현하려는 시도를 펼친 대목이 이채롭다.
소선 조명숙 서예가의 서예작품들은 필력에서 힘이 느껴졌다. 수채화 유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질감이 좋다. 먹이 화선지에 스며들어 종이 위에 글씨를 쓴 게 아니라 종이에 글씨를 나타난 것만 같은 느낌이 좋다.
하얀 화선지보다 퇴색된 듯 하는 종이 위에 글씨를 써도 사양화보다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역시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서예나 문인화의 매력에 끌린다. 특히 서예나 문인화는 색 다양함보다 같은 먹의 농도로 표현되는 점이 좋다. 각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먹의 농담을 상상할 여지가 있다. 유화 같은 것들은 덧칠로 쉽게 수정이 가능하지만 덧칠을 할 수 없는 화선지와 먹의 특성상 한 붓 한 붓 더 신중을 기해다는 점이 작가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갤러리의 하얀 벽에 간간히 적혀있는 검정색의 글도 전시회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게 배치되어 있어서 연속적인 느낌이 좋았다. 여백미가 느껴진다. 작가의 심성을 엿볼 수 있어 매력적이었다. 전시장을 찾는 이들은 소선 조명숙 서예가의 안내를 받고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작품에 대해 더 의미 있게 느꼈다. 서예의 매력을 알게 됐다.
소선 조명숙 서예가는 “서예란 어려운 것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것으로써 막힘과 분별과 대립이 없으며, 일체의 거리낌 없이 두루 통하는 상태의 원융무애(圓融無碍) 경지는 범부(凡夫)의 힘으로 결코 이를 수 없다는 것을 날로 더욱 느끼고 깨닫는다” 며 “어렵기에 더욱 빠지고 취하며, 쉽지 않기에 더욱 흥취가 나고 재미나서 그만둘 수 없는 예술이 바로 서예라고 말했다. 서울 인사동에서 전시를 마치고 다시 영암문화원에서 4월 17일(월)~4월 28일(금)까지 전시를 한다.
그는 현재 한국미슬협회 회원, 광주미술협회 회원, 국제서법예술연합 호남지회 회원, 점하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선 조명숙 서예가를 cms2888@hanmail.net 이 메일에서 그의 작품세계와 공유할 수 있다. 소선 조명숙 010-8965-4038
소선 조명숙 서예가는 전시회를 준비하며 서예세계를 일깨워준 아버님을 생각하면서 지난 추억이 가득한 현파 이복화 선생님과 논어를 함께하는 이들 같이한 정이 넘친 그리운 사람들과 일주일에 한 번 저녁에 모여 서예, 논어, 도덕경을 공부하면서 소박하고 소소한 일상 이야기로 꽃을 피웠던 시절, 가끔씩 추억을 꺼내어 펼쳐본다고 했다.
첫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한없이 부족하고 부끄러운 마음이었지만 관설현 박숙자 선생님의 많은 도움과 조언으로 작품 하나하나 완성해왔다면서 감사드리며, 또 옆에서 항상 응원해주고 믿어준 남편 최영열한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는 봄에 따뜻한 어린 매화 꽃송이 하나 띄워 새봄의 설렘의 향기를 느껴 보련다고 봄을 기다렸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