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기에 묻혀 6·13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네티즌들의 `투표율 높이기' 아이디어들이 속속 올라와 눈길을 끌고 있다.
`동그라미'라는 아이디로 글을 쓴 한 주부는 “투표에 참여하면 종량제 봉투를 한 장씩 나눠 주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김은영씨는 “직장인이나 대학생은 투표에 참가하면 투표참여 확인서를 발급받아 직장이나 학교에 내도록 하고, 노인들에게는 일정 액수의 교통비를 지급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문병현씨는 “투표 참여자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추첨을 한 뒤 일부에게 상금을 주자”고 제안했다.
월드컵 열기를 이용해 투표 참여를 호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jhs'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붉은 악마' 회원들과 각 대학 총학생회에 투표 참여 캠페인을 요청하자”는 의견을 내놓았으며, 조민수씨는 “한국과 미국이 경기를 하는 10일 구청의 체육관에서 경기 시작전에 합동 유세를 연 뒤, 지역주민 모두가 하나가 돼 열심히 응원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각 지방자치단체의 투표 참여 홍보활동을 독려하는 방안도 제시됐는데, 이재인씨는 “투표율이 높은 지방자치단체에는 일정액의 지방재정교부금을 지급하는 등의 특혜를 주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제사면위원회 영국지부에서 인권교육을 맡고 있는 단 존스(61)의 특별강연이 29일 오후 1시 서울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열렸다.
인권운동사랑방 초청으로 30일~6월5일 열리는 인권 관련 그림전시회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 ‘인권으로 그리는 세계’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인권운동과 관련된 자신의 작품들을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듯 강연했다.
그는 “내 작품 중에는 영국 노동운동이나 빈민운동, 그리고 인종차별 반대운동 등을 다룬 것들도 있고, 방글라데시 등 제3세계 어린이들에 대한 노동착취 등 다른 여러 나라의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그림들도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 인권교육용 동화작가 및 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인권운동을 하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인권운동에 일찍 눈을 뜨게 됐다고 했다. 1967년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던 영국 런던 동부 마을의 한 학교에서 일하면서 노동자교육과 인종문제에 관한 운동을 시작했고, 87년부터는 국제사면위원회에서 활동해왔다.
그는 한국과는 오래 전부터 깊은 인연을 맺어왔다.
1970년대부터 김지하 시인과 인권운동가 서준식씨 등의 석방을 촉구하면서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쓰기도 했고, 87년 6월항쟁 때에는 직접 거리시위에 나서 최루가스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89년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문제가 된 민중화가 홍성담씨의 그림 ‘민족해방도’ 전시회에도 참가했다고 회고했다.
△ 23일 오후 서울 종묘공원에서 열린 `2002년 민주노총 총력투쟁승리 1차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주 5일 근무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서경신 기자raoul@hani.co.kr
민주노총 이틀째 파업
보건의료노조 산하 서울 강남성모병원 등 일부 병원들이 23일 파업에 들어갔으나, 노사 임단협이 잇따라 타결돼 정상화하는 병원이 많았다.
보건의료노조는 “산별교섭과 의료 공공성 강화, 인력 확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철폐 등의 요구를 내결고 사쪽과 협상을 벌였으나, 최종 타결되지 않은 41개 병원 1만6천여명이 파업에 돌입했다”고 이날 오전 밝혔다. 그러나 오후부터 전국 14개 적십자 병원과 전북대·고신대·충남대 의료원 등 22곳의 병원이 협상을 타결해 파업을 철회했다. 이로써 보건의료노조는 오후 8시 현재 경희대·고려대·이대의료원, 강남성모병원 등 19개 병원만이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집계했다. 또 파업에 참여한 병원에서도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노조원들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아 극심한 진료 차질은 빚어지지 않았다.
강남성모병원의 경우 전체 노조원 2400여명 중 1000여명만 농성에 참가하고 나머지는 정상근무해 환자들의 불편은 크지 않았다. 노조쪽은 농성장소인 로비에 질서유지대를 배치해 병원을 찾은 환자들을 안내하기도 했다.
경희대의료원은 전체 노조원 1450여명 중 950여명이 농성에 참여해 정상진료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나머지 노조원과 비노조원들을 응급실 등에 배치해 큰 혼란은 없었다. 그러나 일부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점심 식사때 도시락이 나오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노동부는 파업 규모를 전면파업 중인 강남성모병원 등 3곳과 부분파업 중인 고대의료원 등 12개 병원을 포함해 15곳 2661명이라고 집계했다. 또 노동위원회가 중재회부한 52개 병원 중 파업에 돌입한 강남성모병원, 고대의료원, 백병원 등 12개 병원노조는 불법파업으로 간주해 법에 따라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회보험노조원 5천여명과 경기지역 환경미화원 등으로 구성된 경기도노조원 800여명도 이날 파업에 들어갔으며, 전날 파업을 시작한 금속·화학노조 산하 사업장 중 금호타이어, 두산중공업, 만도 등 40여개 노조가 전면 또는 2시간 부분파업을 계속했다. 민주택시연맹은 24일 새벽 4시에 136개 사업장 1만1천여명이 사납금 철폐와 월급제를 요구하며 파업에 가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