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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은산악OB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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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스크랩 [백패킹] 바람만이 아는 대답.. 영남알프스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산행 2014.3.5~7
윤우로 추천 0 조회 122 14.03.08 20:24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백패킹] 바람만이 아는 대답.. 영남알프스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산행

 

 

가는 곳 : 영남알프스 영축산, 신불산, 간월산

♣ 일자 : 2014. 03. 05(수) ~ 03. 07(금) (23)

♣ 코스 : 청수골 - 청수좌골 - 영축산 - 신불산 - 간월산 - 청수골

 

일정 :  03.05(수) 08:00 천호역 1번 출구 모임, 출발

                                     <점심 매식>

                            14:00 청수골 산행출발

                                     청수좌골 

                            17:00 영축산 아래 샘터, 야영                           

             

              03.06(목)

                            09:00 샘터 산행출발

                                     영축산(1,081m)

                                     신불재

                                     신불산(1,159m)

                                     간월재

                                     간월산(1,083m)

                            17:00 간월재, 야영

 

              03.07(금)

                            09:00 간월재 산행출발

                                       파래소폭포

                            12:00 청수골, 산행종료

                                     <점심 매식>

                            18:00 서울 도착 

 

 

 

 

 

 

<백패킹팀>이 출범하고 야심차게 도전하고자 했던 곳은 을릉도 성인봉 심설등반이었다.

처음부터 무리가 따르는 것은 아닌지 모르지만 우리팀이 나이는 많다고해도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단지 백패킹을 하기 위해 많은 짐을 져야하고 야영장비 등이

제대로 구비되었는지가 문제거리였는데, 눈은 있다고 해도 그다지 힘든 산행코스는 아니기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 보았다.

 

그러나 기상악화로 을릉도 가는 배편이 결항되고 결국 5월초에 가기로 내정되었던 영남알프스

백패킹 산행과 일정을 맞바꿀 수밖에 없었다. 어찌보면 점검하는 차원에서 잘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차피 을릉도는 철따라 가야할 곳이 아닌가..

 

마침 영남알프스는 언젠가는 반드시 백패킹으로 가야할 곳 1순위로 생각해두었던 곳이다.

30년 전에는 백패킹이란 용어보다는 자연스럽게 야영장비를 짊어지고 오르던 곳인데, 언제부터

인가 야영문화가 사라지고 간단모드로 다니는 것이 대세로 이어졌다.

 

그러다 백패킹의 열풍을 타고 다시금 야영이나 비박이 늘어나면서 영남알프스는 그야말로 자유의

땅이자 백패커들의 성지가 되어버린다. 우리나라에도 하늘이 훌쩍 트인 초원에서 자고, 초원을 걸어

다시 초원에서 밤을 맞는 며칠간의 종주 산행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을릉도를 가지 못한다면 영남알프스야말로 훌륭한 대체 방안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얼마나 먼길을 헤매야 아이들은 어른이 되나
얼마나 먼바다를 건너야 하얀새는 쉴 수가 있나
얼마나 긴 세월이 흘러야 사람들은 자유를 얻나
오 내 친구야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밥 딜런>  

  

 

ㅇ 1일차

 

오른쪽부터 케로님, 노을님, 날개님, 채송화님 그리고 산유화입니다.

 

 

노을님.

 

 

채송화님.

 

 

산유화.

 

 

날개님.

 

 

카약클럽에서 오신 케로님.

평일만 아니었으면 카약클럽에 젊은 분들도 많이 오셨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초입은 청수좌골로 올라선다.

 

 

청수좌골.

 

 

요즈음 기온은 일교차가 커서 밤에는 한겨울 처럼 추운편이다.

겨울장비와 의복을 모두 철저히 준비해야만 한다.   

 

 

천천히 쉬엄쉬엄 올라 영축산 아래 샘터 부근에서 야영을 하기로..

충분한 시간으로 여유있게 움직이는 것이 좋다.

 

 

 

 

 

 

저녁무렵에는 바깥도 견딜만했으나..

밤이 되니 기온이 급격히 떨어진다.

 

 

ㅇ 2일차

 

새벽녘에 누워있는데 어디선가 멧돼지 소리가 들려온다.

무척 가까이 있는가보다.

노을님이 일부러 목소리를 내니 도망갔는지 더이상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인기척이라도 내줘야 알아서 피해갈 것 같다. 

 

아침 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져있다.

노을님과 날개님은 침낭이 부실해 추위에 떨며 잠을 못 주무셨다고..

알고보니 여름용 침낭으로 견디셨다니..

 

침낭은 보통 하계용, 춘추용, 동계용으로 나누는데, 구즈다운 기준으로 다음과 같다.

백패킹 때 침낭을 구즈다운으로 사용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부피가 작고 따뜻하기 때문이다.

 

하계용은 충전량 기준으로 300~400g, 춘추용은 700~900g, 동계용은 1,300g은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필파워(복원력 : 높을 수록 좋음)는 700이상은 되어야 부피가 작아진다.

털과 깃털 비율은 9:1 정도가 양질이고, 헝가리산이 가장 비싸다.

 

하계용과 춘추용만 있으면 두개를 합쳐서 동계용으로 운용 가능하므로 참고하면 좋을 듯..  

 

 

식사 전 블랙커피를 진하게 마시고나니 숲속의 아침이 더욱 그윽하다.  

 

케로님이 준비한 공용쉘터에서 각자 떡꾹 등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쉘터 안은 따뜻해 겨울철 식사장소를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한 장비이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천천히 짊를 꾸리고 오전 10시나 되서야 야영터를 출발했다.

오늘 일정도 여유롭고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움직일 예정이기에 바쁠 이유가 없다.

벡패킹은 항시 여유롭고 느긋하게 행동해야 제대로 느낌을 받는다.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교감을 최대한 이끌어내어야 한다.  

 

 

오스프리 60L 배낭 앞에서 채송화님.

 

 

하그로프스 매트릭스 70L 배낭 앞에서 노을님.

배낭에 모양이 심풀하고 날씬하게 뻗어 올라가 마음에 들어하신다.

사이즈에 맞게 멜빵 조정도 가능한 스웨덴제다.  

 

 

드디어 숲속을 벗어나 광활한 초원으로 나온다.

숲속에서는 몰랐지만 초원으로 나오니 바람이 몰아친다.

을릉도를 못가게한 바람은 역시 예사 바람이 아니었다.

 

얼마나 긴세월이 흘러야 저 산들은 바다가 되나
얼마나 여러번 올려봐야 푸른 하늘을 볼 수가 있나
얼마나 큰 소리로 외쳐야 이 노래가 들려지나
오 내 친구야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밥 딜런>

 

 

 

 

 

 

 

 

 

 

가도가도 광활한 억새밭 한가운데 있지만 힘든 줄을 모른다.

이 순간만큼은 풍경과 마음이 일치해서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된다.

 

 

 

 

 

 

 

 

 

 

드디어 영남알프스의 시작을 알리는 영축산에 선다.

박 배낭을 지고 서니 감개가 무량하다.

평일이라 한둘 간간이 등산객이 보일뿐 영남알프스 전체를 우리가 누리는 듯 뿌듯함이 밀려온다.  

 

 

 

 

 

 

 

 

 

 

 

 

 

 

 

 

 

 

 

 

 

 

 

 

 

 

영축산~시살등 능선.

 

 

영축산~신불산 능선.

영남알프스의 아름다움을 가장 많이 간직한 곳이다.

 

 

 

 

 

 

 

 

 

 

 

 

 

 

 

 

 

 

 

 

 

 

 

 

 

 

 

 

 

 

 

 

 

 

 

 

 

 

 

 

 

 

 

 

 

 

 

 

 

 

신불재.

이곳은 초원도 많고 데크도 많지만 사실 야영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전망대나 잠시 휴식을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일본 산들에 산장이나 야영문화가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은 산장주변에서 야영이 가능하고 식당이 있으며 산장을 이용하든 야영을 하든 얼마든지 가능

하기에 그저 부러울 뿐이다. 우리나라도 철저한 관리, 감독하에 야영이 수용되기를 바란다.

 

올해는 일본 남알프스로 종주 백패킹을 시도해 보고자하는 소망도 가지고 있다.

야영장비와 많은 식량이 부담되면 식사는 산장에서 사먹는 것으로 한다면 크게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야영만큼은 자유로움을 위해서 포기할 수는 없다.  

     

 

 

 

 

 

 

 

 

 

 

 

 

 

 

 

 

 

 

신불산 정상에서 갈리지는 신불산 공룡능선.

 

 

 

 

 

 

 

 

 

 

 

 

 

 

드디어 야영지인 간월재가 보이고..

 

 

바람이 드세게 몰아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야영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데크팩.

나사처럼 조이는 것이라 바람에도 견고하게 잘 견딘다.   

 

 

 

 

 

 

 

 

 

 

간월재에 야영설치후 빈 몸으로 간월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간월재에는 매점도 있고 대피소도 있는데 오후 5시면 매점을 닫고 울주시청에서 나온 직원이

퇴근을 한다. 주말이나 휴일은 연장을 하는지 모르겠다. 대피소도 문을 닫았는데 화장실은 깨끗

하게 관리가 잘 되어있고 다행히 열려있었다.

 

 

신불산과 간월재.

 

 

간월산 목재화석.

 

 

 

 

 

 

 

 

 

 

 

 

 

 

 

 

 

 

 

 

 

 

 

 

 

 

 

 

 

 

 

 

간월재 아래 샘터.

 

 

간월재에서 이틀째 야영을 하며..

준비들을 넉넉히 해와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ㅇ 3일차

 

이번에는 바람부는 소리에 잠을 못이루고..

하루가 바람과 함께 시작된다.

마치 텐트가 날아갈듯 요란한 바람이 밤새도록 불었다.

 

그렇다고 겁먹을 일은 아닌데 무언가 불안해하고 서두루려는 기색이 억양을 통해 느껴지기에

안심을 시키는 일이 중요했다. 당장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텐트 안에서는 유난히 더 세게

느껴질 뿐이지 실제 비상사태가 될 정도는 아니었기에 차분히 철수해서 하산하면 되는 것이다.

서로 의논은 할 수 있어도 이때의 판단은 대장의 몫이다. 덕분에 게으름 피우지는 못하고 9시엔

출발을 하기로 한다. 

 

간밤에는 케로님이 수통에다 더운물을 넣어 유단포식으로 만들어 노을님과 날개님에게 주어

추위는 많이 면할 수 있었다고..  역시 겪어봐야 어떤 장비가 필요한지를 알게된다. 

 

 

영남알프스 일정을 무사히 모두 마치고 하산중..

 

산마루를 조금만 내려서도 바람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저 위와 이곳이 그렇게 다르다.

그래도 광활한 초원 위에 알록달록 예쁜 텐트를 치고 싶은 마음을 저 바람은 알까..   

 

처음 백패킹으로 야영하신 분들은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그만큼 힘들었을 것이고..

그러나 연세에도 불구하고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용기와 도전정신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내가 아는 한 칠십이 가까운 분이 새롭게 백패킹의 길로 들어선 분은 없는 것으로 안다.

그런 것은 마음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첫 시작부터 동계의 느낌을 알고 필요부분이 보완된다면 자연 한가운데서 이제 즐길 일만 남았다. 

영남알프스는 바람을 통해 우리에게 그런 대답을 주었다.  

 

얼마나 긴밤을 지새야 푸른 불빛을 볼 수가 있나
얼마나 높은 산을 넘어야 고운 사람 만나 보나
얼마나 큰 눈물을 흘려야 환한 웃음을 가져보나
오 내 친구야 묻지를 마라 바람만이 아는 대답을... <밥 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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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3.09 01:20

    첫댓글 그 많던 눈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바람은 거세지만 억새는 여전하고, 짐을 산 같이 지고 바람속을 헤메는이 누구인가? 대단하다는 말 밖에 더이상 할 말을 잊는다 짐을 최소로 줄여 가볍게 해야하는걸 모르는바 아니지만 호주머니와 연결이 되니 몸으로 해결하는것도 방법은 방법이다 Msr 리엑터 버너가 사진속에 보인다. 조금 무겁기는 해도 빨리 끓고 골고루 화력이 전달되는 이점이있다. 수고 하셨습니다.

  • 작성자 14.03.10 21:22

    ㅎ~ 여름에는 일본 남알프스 종주하려고 하는데 잘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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